알듯 모를듯 내 얘기 2010/03/11 23:19
명복을 빕니다...
일하고 있는 단체의, 한 분이 돌아가셨다.
조문을 갔고, 옆 자리에서 이야기 나누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왜 그랬을까..."
라는.
"왜"?
왜 인지를 몰라서 힘드셨을 것 같다.
왜 내가 우울한지, 왜 내가 이런 상태인지
모르기 때문에 더 힘든...
이유를 모르겠는데, 그런데 우울하고 불안한 그런 상태...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일.상.적.일까...
눈이 시릴 정도로 부럽기도, 서럽기도
그래서 외로운 그 기분...
그래서 왜냐고 묻는 주변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늘어 놓고 나면
몸서리치게 스스로가 낯설어지고 그래서 더 외로워지는 아니 더 참담해지는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사람들이 많은 곳에 사람들과 만나야 하는 상황에
스스로를 둘 수 없는 그 황망함...
그래서 더 어둡고, 더 우울한 글과 음악과 이미지들에 위안을 받다가
그 조차도 그런 나 조차도 그렇게 웅웅거리는 공기에 냄새에 숨이 턱에 차서
더 이상 아무것도 보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아지다가
눈을 뜨면 내게 주어진 공간들이
견뎌내야 하는 시간들이 끔찍하기만 하고
그렇다고 다른 어떤 것도 내키지 않는 그 끔찍한 무.력.함
나는... 그.랬.었.다
남은 가족들과 친지들과 동료들과 지인들의
황망함, 서러움, 안타까움... 그건 남은 사람들의 몫일 게다...
그렇게 그렇게 서로의 몫들을
끌어 안고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고, 살아지는 거겠지
그 분도 마지막 그 순간까지 죽을만큼... 최선을 다 한 걸테니...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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