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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긴장 완화, 이란의 고조되는 긴장 상황 - Counterpunch

 

De-escalation With North Korea, Escalation With Iran

북한의 긴장 완화, 이란의 고조되는 긴장 상황

 

원문링크 (https://www.counterpunch.org/2018/04/30/de-escalation-with-north-korea-escalation-with-iran/)


APRIL 30, 2018

2018년 4월 30일

 

by PATRICK COCKBURN 패트릭 콕번

 

 

저널리스트로써 나는 항상 세계 정상들의 만남을 "역사적"이나 "중대한", 또는 그저 "중요한" 등의 표현으로 알리는 것에 대해 망설이게 된다. 그런 허세들은 대개 거짓이거나, 혹은 무언가 흥미로운 일이 정말로 진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중요성은 과장되거나 단순화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본질적인 변화는 없다'라는 태도가 주의깊은 기자에게 있어서 늘 안전한 슬로건이 되진 않는다. 왜냐하면 진짜 변화는 주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문적이고 냉소적인 사람들을 불시에 덮치기 마련이다.

 

이번 주 북한과 남한의 지도자가 판문점에서 만난 "역사적인" 만남을 보고, 흥분에 가득찬 기자들의 보도를 듣다보면 이 열광적인 분위기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이와 비슷한 만남들을 기억한다. 한때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여겨졌던 회담들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잊혀졌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1986년 레이건과 고르바쵸프가 만났던 레이캬비크 회담을 기억하고 있을까? 한때 그토록 중요해보였던 그 회담말이다.

 

그리고 1993년 백악관 잔디밭에서 이스라엘 수상 이츠히크 라빈과 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의 유명한 악수도 있었다. 그 둘은 평화를 약속했었지만, 어찌되었든 평화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라빈은 2년 뒤 종교적 광신도에 의해 암살당했다. 아라파트또한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에 대한 무너진 희망과 함께 세상을 떠났다. 진짜 합의가 이루어지기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정치적, 군사적 차이가 너무 크다고 주장했던 회의론자들의 말이 옳았음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판문점 회담은 마치 더 실질적인 진전처럼 느껴진다. 왜냐하면 김정은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미국과 북한의 힘의 균형이 더 맞아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탄도 미사일의 사정거리나 안정성은 과장된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도 굳이 그것을 확인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북한은 중요도도 낮고, 경제적으로 후진적이며, 세습 독재를 하고 있는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 사회에서 정식 국가로 인정받는 것은 바로 워싱턴, 혹은 세계 어디까지도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의 존재 때문이다. 비록 김정은이 비핵화된 한반도를 원한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그가 가진 마지막 협상 카드[핵무기]를 바보같이 포기할때에나 한반도는 비핵화되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수시로 그들의 적 앞에서 핵을 양보하는 일에 매달려 오곤 했다. 그리곤 잽싸게 다시 핵무장으로 돌아서곤 했다.

 

이 점이 현재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과 남한의 관계는 상징적으로는 정상화되고 있다. 아직까지 보기에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그렇게 되고 있다. 두 국가간의 "적대 행위들"을 종결하고, 1953년 휴전협정을 대체하는 공식적인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다. 그 외에 두 국가의 재결합, 도로와 철도의 연결, 공동 스포츠 활동 등의 논의가 있을 것이다. 비무장지대(DMZ)에서 의례적으로 진행되어온 선전 방송도 중단된다. 그들이 DMZ의 지뢰 지대도 철거하려 한다면 더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트위터를 통해 호전적인 말을 일삼고, 가혹한 경제 재제를 가했던 것이 김정은을 협상장으로 끌고 나오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한다. 물론 어느정도 효과는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강한 힘으로 집권하고 있는 독재자에게 이런 재재방식은 한계가 있다. (1990년에서 2003년 사이 사담 후세인에게 가해졌던 UN의 재제들을 보라) 트럼프의 "불과 분노"방식이 북한의 지도자를 위협하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히 미국의 동맹국들에게는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 된다. 그들은 예측 불가능하고 어딘가 나사가 빠진 것같은 워싱턴 행정부의 행동에 자신의 운명을 기꺼이 맡기진 않을 것이다.

 


북핵 위기는 점점 완화되고 있는 반면, 2015년 이란 핵협상에 대한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5월 12일에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하려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주에 두번째 국제적 만남이 있었다. 이번엔 트럼프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만났다. 하지만 아주 가식적인 친밀감만 가득했을 뿐, 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마크롱의 방미는 정부와 언론의 공모하에 마치 우호적 관계나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꾸며졌다. 키스와 악수가 오가고, 트럼프가 마크롱의 자켓에 비듬을 털어주는 등의 장면이 전세계로 중계되었다. 마치 그들 사이에 뭔가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던 것처럼 보여졌다. 평론가들은 "좋은 궁합"이라는 달달한 표현을 써가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두 정상간의 친밀감을 묘사하기도 했다. 비록 곧 "좋은 관계" 정도로 표현을 조금 완화시키긴 했지만 말이다.

 

이러한 트럼프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은 트럼프에게 광적인 자아 도취를 심어주고 있다. 그는 의회를 자기 맘대로 거느렸던 18세기 절대군주를 닮았다. 그 밑에는 군주에 의해서 수많은 신하들이 하루엔 권력을 잡았다가도 바로 다음날 힘을 잃었다.

 

몇몇 미국의 평론가들은 왜 이 두 사람이 좋은 사이가 되었는지 이유를 찾아내기도 했다. 난 특히 "The Discourse Lover"의 비꼬는 듯한 트윗이 맘에 든다. "난 사실 트럼프와 마크롱이 아주 잘 어울린다고 확신한다. 트럼프는 아주 저속하고 욕심많은 얼간이 타입이라서, 프랑스 사람들은 모든 미국인들이 저럴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마크롱은 오만하고 우쭐거리는 인간이며 미국인들은 모든 프랑스인들이 저럴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마크롱은 이러한 "개인적 친분"이 이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는 트럼프가 "국내 사정"을 이유삼아 거의 확실히 이란 핵협상을 폐기할 것이며, 이란에 대해 "아주 강도높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앙겔라 마르켈은 오늘 워싱턴에 도착해 곧 트럼프를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그녀역시 이란 및 다른 문제에 있어서 트럼프의 태도를 바꾸려고 하진 않는다.

 

현재 이란 위기는 북한과는 다르게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그동안 북한은 진정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 한국에 대해서 우린 1953년 판문점 휴전 협정을 대체할 평화 협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뒤로 65년동안 한국에서 전쟁은 없었다. 비록 몇몇 산발적인 충돌은 있었다고 할 지라도 말이다. 이란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어떤가? 이란은 현재 명렬하게 진행되는 시리아 전쟁과, 지금은 차츰 수그러들고 있지만 폭발하기 쉬운 이라크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대결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상황은 1979년 샤 왕조의 몰락 이래로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이란은 현재 이 극도로 위험천만한 국면에 어떻게 반응해야하는지 이미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조인국들이 이란이 약속을 준수하고 있다고 동의한 이란 핵협상에서 트럼프는 탈퇴하려고 한다. 미국은 다시 이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제재를 가할 것이다. 하지만 2015년 협상 이전만큼의 타격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제재는 전보다 훨씬 적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분명히 2015년 이래로 중단해온 핵무기 프로그램을 전면 재개하거나, 부분적으로라도 재개할 것이다. 왜냐하면 더이상 핵무기를 포기한 대가로 얻는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전보다 더 냉정하고 가혹한 협상을 원하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트럼프의 독단적인 행동은 그가 원하는 협상을 위해서 필요할 미국의 외교적, 경제적 영향력을 감소시켰다. 이란의 지도자들은 이러한 트럼프의 요구에 대응하여 조심스럽게 미국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궁리를 할 것이다.

 

외교적 수단이 없는 한, 백악관은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만이 매우 매력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란과 북한이 마주한 현재 위기는 아주 다른 상황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 두 상황에 대해서 행동하는 것에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약해진 미국의 힘을 그의 리더쉽을 통해 다시 강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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