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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옆동물원


 

사랑이란게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건 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 버릴 수 있는 건 줄은 몰랐어...


 

철수 : 넌 남을 배려해서가 아냐.

         단지 자신이 상처 받을까봐 그게 두려워서 일부러 안타까운

         짝사랑을 하는 척 즐기고있어.

         액자 속의 그림을 보듯, 창밖의 풍경을 보듯.

         넌 비겁해. 평생 사랑을 못해 볼거야.


 

춘희 : 지금 노을이 지나부다.... 멋있겠다 ^^

철수 : 먼지 덕분이야....

춘희 : 어?

철수 : 먼지 덕분에 해가 붉게 물드는 거라구~

춘희 : 정말이야?

철수 : 너도 나름대로 값은 하고있어.....

춘희 : (뭔뜻이여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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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자다가 벌떡 일어난다.

철수 : 왜 그래?

춘희 : 비가 오잖아.

철수 : 그 잠귀에 그 소리가 들려?

춘희 : 좋아하는 소리니까.

철수 : 하!

춘희 : 빗길 위로 차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참 좋아. 빗소리를 들으며

         스탠드 불빛 아래 있으면 부자가 된 기분이야. (혼자 도취된다)

철수 : (분위기 깨며) 세수 안해?


 

춘희 : "우리가 지금 맞게 쓰고있는 거야? "

철수 : "...무슨 소리야? "

춘희 : "해피엔딩이 되는게 억지스러운것 아니냐구...."

철수 : "갑자기 왜 그래"

춘희 : "둘이 너무 틀리잖아... 그런데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게..."

철수 : "어차피 그렇게 가기로 한 거잖아"

춘희 :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사랑이 마음을 걸어 잠근 사람한테...

           그렇게 쉽게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해? "

철수 : "영화니까...!!"

춘희 : "...넌 영화따로, 현실따로구나..."


 

춘희 : "저 구두 말이야. 참 예쁘지 않니? 지나칠때마다 꼭 보게돼 "

철수 : "들어가서 한번 신어볼래? "

춘희 : "아냐 됐어. "

철수 : "그러지말고 한번 신어봐.."

춘희 : "나한테는 안 어울릴꺼야. 지금 신은 신발처럼 편하지도 않을꺼구.. "

철수 : "신어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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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 "야. 저기 니꺼랑 똑같은거 있다. 그지? "

춘희 : "처음봤을땐 너무 마음에들어서 샀는데 지금보니까 왠지 초라해 보이네."

철수 : "그건 그 신발을 지금 신고 있기 때문에 그런거야.. "  


 

난 정말 달인가보다...

내 안에서는 노을이 지지도 않으며

그에게 미치는 내 중력은 너무도 약해

그를 당길 수도 없다...

난.. 태양빛을 못받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불쌍한.. 달이다...


멀리 있는 별들은 더 빨리 멀어져서

절대로 따라잡을 순 없다지...

그는 그 별들처럼 더욱 더 멀어지고

난 결코 그에게 다가갈 순 없겠지...

그와 나 사이엔 수억년의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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