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누운 풀

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12/05
    이런 집회 분위기(4)
    누운 풀
  2. 2006/10/21
    너무나 눈에 띄는 반지(2)
    누운 풀
  3. 2006/10/21
    전노협 배지(1)
    누운 풀

이런 집회 분위기

11월 22일. 민중총궐기 집회.

서울과 지방은 '늦가을 날씨처럼' 엄청난 온도 차이를 보였다. 

난 서울에서 집회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 분위기에 대해 생각해봤다.

전교조 연가투쟁에서부터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그리고 이어지는 민중총궐기 집회.

앞에서 극을 하든. 율동을 하든, 노래를 하든 별 반응이 없다.

그나마 전교조 선생님들은 학생들 율동도 좀 따라하고, 종이비행기도 접어 날리고...

그러나, 전반적으로... 흥이 날 리 없다.

매번 똑같은 집회 방식, 똑같은 순서로 배치되는 연사.... 심지어 한 말씀 하러 단상에 오르는 분들은 밑에서 듣고 있는 사람들 고려도 하지 않고, 이 말 저 말, 했던 말 또 반복....

하루종일 앉아 있는 사람 입장에선, 나도 바쁜데 서울까지 왔는데 말야, 맨날 참석해서 고맙다고 이름 부르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사진파일을 정리하다가 빨려들어갈 것 같은 장면이 담긴 걸 하나 발견했다.

 

 


 

1988년 4월 30일

세계노동절 100주년 기념 한국노동자대회

 

뒷모습이 담긴 사진이지만 그날의 열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87년 노동자대투쟁의 승리감으로, 전노협 건설을 향한 열망으로 달려온 노동자들이라 분위기가 오를대로 올랐다.

그때는 형식보다 내용에 공감해서 집회에 참여했다.

지금은? 다 아는 내용에 똑같은 형식.... 뻔한 전개 과정.... 지금 당장, 그때같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고민을 해봐야 한다.

 

29일 명동입구에 꽤 많은 대오가 모였다. 방송차가 없으면 이젠 구호도 못 외치는 대오가 되어 버린 거 같아 너무 씁쓸했다. 그때, 금속노조 한 동지가 '동'을 떴다. 구호도 선창하고, 노래도 같이 부르자고 하고...

그래! 기억난다. 예전엔 가두에 나가서 시민들을 향해 인간마이크도 만들어서 우리 요구를 전달했고, 곳곳에서 정치토론도 벌였다. 80년대 방식이라고? 옛것에서 찾아야 할 게 있지 않을까....   

 

위 사진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건 무대다. 무대는 높지 않다. 무대 주변에는 밤새 학생회관에서 썼을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무대를 높이 쌓고 우러러 보게 하지 말고,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배치를 고민해봐야겠다. 물론 내용이 중요하다. 그러나 형식도 중요하다.

 

'세계노동절 100주년 기념 한국노동자대회' 포스터

* 당시 포스터는 두 종으로 만들어졌다. 다른 하나는 좀 작은 사이즈다.

* 100주년 기념이라고 대회를 치렀으나, 실은 100회가 맞다. 4-5년 후 이를 알고 그때부터 바로 세기 시작했다.   

 

 


 

에고~ 사진찍는 것 공부좀 해야겠다. 카메라도 하나 장만하고.... 일단 이렇게라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너무나 눈에 띄는 반지


 

ㅋㅋㅋ

간혹 나이 좀 든 활동가 중에 이런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내가 본 바로는 약간 손을 본 것들이던데... 붉은 색을 벗겨버리거나 아님 벗겨지거나.

요것이 진품이다.

 

1995년 12월 3일

연세대에서 전노협은 스스로를 해산했다. 아니 '청산'되었다.

전노협 깃발을 차곡차곡 접어 가슴에 품고 어깨를 들썩이던 양규헌 전노협 위원장,

해산 결의문을 읽어내려가던 이승필 마창노련 의장의 눈물로 떨리던 목소리.

마지막으로 전노협 상근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약속이나 한 듯이 다들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지.

드디어 민주노총 깃발이 올랐기 때문이었을까, 자신의 젊음을 다 바쳤던 전노협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서 그랬을까, 전노협정신을 민주노총 운동에 이어가겠다는 다짐의 눈물이었을까......

 

전노협과 지노협에서 상근하던 동지들은 활동비를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 재정사업을 1년 내내 해도 상근활동가 밥값을 챙기기 어려웠다. 사업비조차 없었으니까. 우유배달, 세차 등으로 각자 밥은 각자가 챙겨가면서 온 힘을 다해 일했다. 그들의 활동은 전노협 활동으로 그대로 녹아들었다.

 

마지막으로 이 반지를......

0.5돈짜리 촌스러운 빨강.

그래도 서랍 속에서 있는 것들 중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노협 배지


 

 

음... 붉은 색이 심상치 않다. 촌스럽기까지 하다.

절대 균형이 맞지 않는 저 두 팔.

 

그러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깃발 잡은 손에 힘이 저절로 들어가게 했던 

전노협.

 

 

좀 더 좋은 카메라를 가질 때까지는 이렇게라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