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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하도 말들이 많아서 봐야하나 그냥 넘어가야 하나 고민을 거듭하던 중

엄마가 도가니 영화를 보고 싶은데 같이 가지 않겠냐는 말에 이제 막을 내릴때도 되고 해서 결국 보게되었다.

 

 너무 영화를 영화같이 잘 만들어서 이게 정말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혼란스럽다는 사람들에 평 답게

영화는 영화였다. 무엇보다 변태 아저씨들이 착한 아이들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짓거리 자체로 사람들에 분노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화 내내 남자주인공과 나를 대입시키며 봤다. 과연 나의 딸이 천식으로 아픈 상황에서 할머니 혼자서 아이를 돌보고 있고 학교에 발전기금을 명목으로 5,000만원에 돈을 바친 상황에... 여기에 더해 여자주인공처럼 데모 따라다니느라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해보고 쥐꼬리만한 간사 월급받아 힘들게 살고 있다는 상황까지 비슷한 현실에서...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해봤다.

 

 무엇보다 주인공 어머니에 말이 가슴을 후벼팠다. 세상이 더럽다는 거 다 너 정도는 안다. 그치만 다 그렇게 살아가는거다. 너만 옳다고 떠들어대며 살았던 세월동안 너의 아내와 아이가 또 내가 얼마나 너 걱정을 했는지 아느냐? 너의 아내가 죽는 그 순간까지 너 걱정만 하다가 갔다는 걸 모르는거냐? 이 말에 계속 눈물이 났다.

 

 다행스럽게도? 영화에선 어머니가 아들을 믿어주었고 주인공도 끝까지 자신의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그럭저럭 상황을 진행시켰다. 영화가 끝나고 엄마에게 물어봤다. 엄마는 내가 만약 저 상황이었다면 나에게 빵과 우유를 건내주며 응원을 했을거냐? 마치 이 영화가 10년 후 쯤에 엄마와 내가 맞닿드릴 상황일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엄마에 답볍은 옳은 일인건 알지만 세상은 원래 다 그런거다. 너가 아니어도 할 사람은 있다. 항상 하던 답변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계속 눈물을 머금고 계셨다. 이 눈물에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은데 뭔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눈물이었다. 나를 조금 이해하시게 되었다는 그런 느낌정도...

 

 세상엔 여전히 이 영화같은 현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더욱더 끔찍한 일도 많다. 변태아저씨가 저지르는 것많이 더럽고 추악한 것이 아니라 자본이 노동자에게 소수자에게 가하는 현실은 더욱더 비참하다. 인화학교를 문 닫게 하고 감옥에 쳐 넣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자본은 감옥에 쳐 넣어야 한다. 비록 나의 가정이 힘든 상황이고 미래가 불투명하고 많은 돈을 벌지 못해 힘들고 어렵고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서 외롭겠지만 그래도 가야한다.  자신도 보통사람처럼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영화 속 아이들에 말처럼 우리 모두가 사회를 움직이는 주체이며 내 삶에 주인이 자본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자본의 계획에서에 삶이 아닌 나와 사회의 계회속에서 살기 위해서 계속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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