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어지러운 날,
나를 보듬어 키워낸 흙을 갈아엎는다.
푹!
삽끝을 2000년 9월 29일 금요일 오후 다섯시에 꽂았다.
한 삽 뜨니,
얼굴 하나 기어나온다.
'그래, 너를 찾아나선 건 나의 미련함 탓이지'
두번째 삽 끝으로
머리칼 한 묶음 건져낸다.
'아니, 기다리지 말았어야지.'
크게 한 삽 더 긁어내니 배꼽이 보인다.
'거짓말하는 게 싫어.'
끝으로
널부러진 발톱을 쓸어담는다.
'요란한 술판이구나'
다다닥!!!
어설프게 달려본다.
지금쯤 지나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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