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2008/10/18 01:33

분재요령

 

 

마음 어지러운 날,

나를 보듬어 키워낸 흙을 갈아엎는다.

 

푹!

 

삽끝을 2000년 9월 29일 금요일 오후 다섯시에 꽂았다.

 

한 삽 뜨니,

얼굴 하나 기어나온다.

'그래, 너를 찾아나선 건 나의 미련함 탓이지'

 

두번째 삽 끝으로

머리칼 한 묶음 건져낸다.

'아니, 기다리지 말았어야지.'

 

크게 한 삽 더 긁어내니 배꼽이 보인다.

'거짓말하는 게 싫어.'

 

끝으로

널부러진 발톱을 쓸어담는다.

'요란한 술판이구나'

 

다다닥!!!

어설프게 달려본다.

 

 

 

지금쯤 지나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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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8 01:33 2008/10/18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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