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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창작과 비평사,2008

 

지하철에서 앉아서도 킥킥, 만원 버스 안에서도 킥킥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길 때 마다 웃음이 터져나오게 하는 이 책은,

한번 잡으면 절대 손을  땔 수 없게 하는 대단한 흡인력을 갖고 있다.

 

작가는 리듬감있는 유머를 구사하고,

그 리듬을 타고 주인공들은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드러낸다.

사회적 소수자인 그들의 삶을 함부로 정형화하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나가는,

작가의 시선과 감각이 좋다.

 

이 책에는 '난쟁이' 아버지, 베트남 출신의 어머니, 지체장애가 있는 삼촌, 조폭같은 담임선생 그리고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몇몇 주변 인물들이 완득이와 함께 나온다. 그들의 사회적 존재감은 희극적인 상황 속에서, 그리고 까칠한 듯 따뜻한 완득이의 시선 속에서, 무겁고 어두운 것이 아니라 바로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자식 잘되기만을 기대하는 아버지, 조금은 성깔있는 어머니, 춤을 사랑하는 삼촌, 이주노동자 문제에 적극적인 사회선생님 그리고 이제 막 사랑에 눈을 뜬 소년 완득이로 말이다. 거기에 번뜩이는 작가의 재치와 유머는 완득이를 통해 빛이난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이주노동자인 등장인물의 이야기, 혹은 묘사는 대체로 어설프고, 그들에 대한 시선은 나에게 불편하다. 여전히 이주노동자는 어눌한 언어, 불법체류, 노동착취' ;산업재해 등의 이미지 속에서만 존재한다. 다른 등장인물들이 다층적인 캐릭터로 살아있는데 반해, 이주노동자들이 거칠게 정형화된 모습 속에서 작가의 경험, 상상력 혹은 사고의 한계가 느껴졌다.

 

김수정의 명랑만화 처럼 재밌고 감동적인 소설, 완득이.

하지만 가장 기대했던 부분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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