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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유이탄 마을에서^^

 

 

 이제,  베트남에서의 3번째 여름이다.

 

 유이탄 마을 초입은 그저 초록이다. 진한 초록 빛의 논밭을 지나, 호숫가를 지나 도착한 마을에는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사는 할머님이 계시고, 그 흔적인  위령비가 서있다. 이번 여름에는 이 곳에 다다르는 작은 길을 만든다고 한다. 평화의 길로 불러도 좋고, 화해의 길로 불러도 좋을 것이다.

 가끔 평화라는 단어를 잊고사는 나에게 베트남에서의 열흘 남짓한 시간은 일상의 평화를 미친듯 그립도록 만들게 해준다.  한국에 돌아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또 그 그리움이 흐릿해져 걱정이지만..^^ 변명일지몰라두 인간은 망각의 동물 아닌가?! 그 기억을 놓치기 싫어한다는 사실이 나에겐 더 의미있을 것 같다.   

 

 여름이 두근거리는 이유는 베트남의 초록빛이 눈앞에서 아른아른 거려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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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보관해두고 싶어서

쌈마이님의 [Happy christmas(John Lennon)] 에 관련된 글.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 전쟁 속에 사는 사람,  앞으로의 전쟁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  그리고 일상이 전쟁인 사람. 나의 삶과 무관하다 할  수 있을까? 무관하지 않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들, 그리고 그들과 무관하지 않은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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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머릿속이 복잡.

쌈마이님의 [조선일보앞 베트남 유학생들의 항의 기자회견] 에 관련된 글.

 조선일보 앞에 갔을 때, 나는 화가 났었다. 그런데 지금은 머릿 속이 복잡하다. 나에게 이 문제는 분명 베트남 여성 뿐 아니라 한국사회의 가부장적 문화에서 비롯된 여성의 문제다. 그리고 분명 비정상적인 결혼이었다.

 부계중심의 가족제도는 여성이 고정된 성역할-어머니, 아내, 며느리 역할까지-을 절대적으로 충족시킴으로써 유지된다. 그러한 성역할을 할 여성을 실제로 찾기 어렵고, 찾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농촌총각들과 장애인, 재혼남성 등을 상대로 한 광고현수막들이 여기저기 나붙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 결혼하러 오는 베트남 여성들은 매우 자발적이다. 그 신문기자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 결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실제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그 결혼을 막아야 하는가?' '그렇다면 왜 막아야 하는가?' 이런 의문이 드는 것은 매매혼이라고는 하지만 그들도 주고 받는 과정이 있었다. 일방적으로 여성이 구매되는 것이 아니라 조건이 있던 것이다. MBC 다큐 '나는 사랑일까?'에서 나는 베트남 여성도 불쌍했지만 친정을 도와주겠다는 조건을 지키기 위해 없는 살림에 돈을 모아야하는 남편, 말한마디 통하지 않는 며느리와 갈등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다 불쌍했다. 

 결혼을 위한 성사금이 없을 뿐, 조건만 보고 결혼하는 한국여성들도 매우 많다. 사랑하지 않아도 결혼하는 부부도 정말 많다. 무슨 명분으로 필요와 필요에 의해서 만난 커플들에게 너희는 잘못된 결혼이야 라고 규정짓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자신이 없어졌다. 너희의 결혼은  잘못되었어, 비정상적이야, 매매혼이야, 라고 규정짓는 것이 자신이 없어졌다.

 천천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정말 잘못된 것이 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필요와 필요에 의해 만났지만 그 결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부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베트남보다 경제적으로 조금 더 낫다는 우월감으로 베트남 여성을 한국보다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처녀들로 싸잡아 폄하하고 돈만 조금 있으면 구매할 수 있는 상품쯤으로 여기는 위험한 생각들, 그 위험한 생각들을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도한 띨띨한 언론이 정말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특히! 베트남 여성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여겨, 쉽게 구매하고 베트남 여성들을 그들의 소유물로 여기는 뭇 남성들. 제일 혼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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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

흑점님의 [평택캠페인 때 쓸 사진들] 에 관련된 글.

다들 미쳤어. 총만 쏘지않았고, 죽은사람만 없었지, 여긴 80년 광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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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느낌.

조선일보 4월 21일 기사에 대한 나와우리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나와우리 게시판에 올린 어제 집회에서의 나의 느낌-  

 

 어제 저는 조선일보 기사를 끝까지 읽지도 못하고 기자회견 현장에 갔습니다. 하지만, 대강의 내용은 알고 있었지요. 마침 요즘 듣는 수업에서 베트남처녀와의 결혼에 관한 토론을 진행중이었고, 전부터 베트남처녀에 대한 대중매체의 시각에 불만이 많은 터에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전까지 저의 감정은 불만으로 그쳤지만, 어제 베트남 유학생 분들, 그리고 나와우리 활동가분들은 기사에 대해 매우 분노했습니다. 어제 모인 사람들은 10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모두 하나가 되어 내는 목소리는 어떤 집회보다 컸던 것 같습니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덤덤한 눈길로 저희를 한번씩  쳐다보고 지나갔습니다. 가끔은 잠깐동안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설명해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피켓을 들고있던 몇몇중에 하나였지만, 저는 곧 관찰자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말도안돼는 기사에 저도 화가 났지만, 베트남 사람들의 상처에는 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흥분이 가라 앉지 않아서 잠을 자지 못했다는 Lan 언니의 말에 저는 조금은 애매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나도 객관적으로, 제 3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에 다가갔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들과 100% 한마음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이 저 스스로도 아쉬웠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일이 저의 문제가 아니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의 키워드는 '베트남 처녀'이지만, 제가 그 직접적 피해자는 아니지만, 이번 일에 문제를 느끼고 화가 난다는 사실로, 이 문제는 저의 문제가 되었으니까요. 

 

 그 기자분이 말하길 호치민에서 만난 대부분의 베트남여성들은 자발적으로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택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제 한 유학생이 말한 것처럼 사실과 진위는 다른 것입니다. 어제 우리가 분노한 것은 그러한 일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한국의 영향력 있는 언론사에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실상을 파악하려는 노력없이 기사를 실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베트남 여성들이 상품처럼 구매되고 있는 현실 자체가 큰 사회문제인데, 한국사람의 의식에 큰 영향을 주고있는 언론사에서 베트남 처녀와의 결혼을 왜곡하고 미화해서 보도한 것은 한국사람들이 베트남 문제를 생각하는 방향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일보의 이번 기사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제는 한국사회에서 하나의 고유명사 처럼 되어버린 '베트남 처녀'들의 이야기는 공중파 방송에서도 매우 편파적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베트남 여성의 모습만 보여주기 때문이죠. 저희학교에서 농활을 가던 충주에서 만난 베트남 처녀가 떠올랐습니다. 충주의 가난한 농촌가정에 시집온 그 여성은 안녕하세요라는 말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남편이 아내가 도망가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 베트남 여성은 20살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 기사로 인해 '베트남 처녀'와의 결혼이 가진 문제에 대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알선업체를 통한 베트남 처녀와의 결혼이 매매혼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고, 그 실상은 기형적인 결혼형태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 아니었을까요? 그 기자분이 어제 말씀하신 것처럼 이 문제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고 정정기사를 꼭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우언니께선 어제의 스케치를 부탁하셨지만, 저는 베트남 유학생 분들이 자신의 생각을 참을수 없이 전달하고 싶어하던 모습만이 눈에 선합니다. Dong의 글도 그렇구요. 모두 저의 맘을 복잡하게 했지요. 어쩌면 저에게도 이 문제는 덤덤하게 스쳐지나갈 수 있는 문제였을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조심스럽게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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