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향신문에 나오고 님이 예전에 올렸던 글들이 관련 검색어로 같이 뜨면서 다시 회자되는 것 같아요 보리 출판사는 그래도 다른 출판사나 여타 다른 직종의 회사 보다는 좋은 부분이 더 많은 회사입니다 다른 곳에 존재하는 병폐와 폐단은 없을지언정 이런 환경 속에서도 어두운면이 존재하겠고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좋은 것에 만족하면서 살 순 있지만 모순적인 부분을 상식적이고 발전적으로 바꿔보려는 의지가 강했던 사람들도 존재했고 이런 분들도 마땅히 보리 출판사에 애정이 있기 때문에 힘든 노력을 했을거라 봅니다 회사를 나올 땐 그리 좋지 않은 과정에서 나왔다 치더라도 일했을 때 좋은 부분, 좋았던 동료, 좋았던 기억이라는 게 분명히 있을 텐데 이같은 요소들을 무시하고 오로지 비판만 한다면 지금 그곳에서 어두운 이면의 틈들을 매꾸고 보리라는 이름을 지켜나가려 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폭력과 원색적인 비난의 화살만 쏘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말해주고 싶은 건 님이 지적하신 부분들이 잘했고 못했다를 떠나서 쓰신 글의 힘으로 보리를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보리가 그렇고 그런 출판사로 비춰질 수 있고 일종의 선입견이 생길 수 도 있다 라는 말입니다 님이 무심코 밟은 잡초가 어떤 이들에게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물을 주며 정성껏 키우는 꽃일 수 도있습니다 그땐 그랬어도 지금의 심정은 많이 누그러지고 평온해 졌을 수 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제 부터는 그때 짊어졌던 짐을 풀고 한때는 열정과 꿈을 키웠던 곳이니만큼 격려해주고 잘 되길 바래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어느 대표가 내부적인 문제들을 언론에다 대고 이야기합니까.
대표란 말 그대로 그 조직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고 내부의 일들을 큰 틀에서 거짓말이 아닌 이상 보기 좋게 어느 정도는 포장해서 언론에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각자의 역할이 있는거죠.
진정한 의미의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시민사회가 건강하게 토론할 장이 따로 필요한 것과 보리라는 회사의 6시간제 실험은 어느 정도 분리해서 바라봐야 한다고 봅니다.
협상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으신 듯 하고 대표가 내부 조직원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기에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대표에게도 책임은 있겠지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표에 대한 인상비평 외에 6시간제 자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지점에서 그렇게 비판을 가하시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네요.
글쓰신 분이 윤구병님을 엄청 싫어하는 것만 알겠어요.
제가 지금 누구 편 드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제도에 문제가 있다, 그리고 개선 과정에서 대표의 강압적인 태도가 문제다.
이 정도는 이해하겠는데 그렇다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구체적인 이야기가 전혀 없는데 대표에 대한 비판은 실랄하기 그지 없으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말씀하신 협상 과정에서 대표가 보이는 행동은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요.
상대가 하는 말에 고분고분 고개만 끄떡이는 것을 협상이라 할 수는 없지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상태에서 각자 가진 무기로 딜을 이끌어내는 것이 협상 아닐까요.
협상 자체를 외면했다거나 지위를 이용해 절차를 무시한다거나 하면 또 이야기가 다르지만 쓰신 글에는 그런 문제는 보이지 않습니다.
보리 출판사에서 6달 동안 카페에서 알바를 했었고 제가 그간 봐왔던 보리 출판사는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꼭 직원으로 일하고 싶은 곳입니다직속 상관이며 지위를 막론하고 서로간에 이만큼 열려있고 통제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곳이 얼마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휴가 같은 것도 그렇게 쉽게 원하는 날에 그 누구의 눈치도 없이 쓸 수 있는 분위기가 놀라웠습니다저는 7시까지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4시 칼퇴근을 했고 부러웠었고요 ㅋ제가 들은 내용은 이유가 있겠지만 노동제 문제로 3-4명의 직원이 나갔고 이 3-4명의 직원과 지금 일하는 대부분의 직원들과 뜻이 달라서 갈등이 있었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중요한 건 제가 3자의 눈으로 겪었던 보리 출판사는 윗 글처럼 그리 삭막하지 않았도 대표?회장?님이 점심시간에 평직원들 여러명과 점심시간에 차 한잔 사주면서 담소하고 웃고 같이 즐기는 모습들이 정말 많았어요퇴사한 직원들의 말과 제가 느꼈던 내부 분위기는 많이 다른 것 같네요뭐 내부 실상은 제가 모르니까 쉽게 말할 순 없지만 제가 겪어본 보리 출판사는 그리 어수선하지도 삭막하지고 권위적이진 않았습니다생각의 차이이고 감정의 차이인 것 같아요서로간의 온도차이가 있기 마련이고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도 다르겠고요어쨌든 얼마 일하진 않았지만 애정이 깃든 곳의 글이 보이길래 제가 느낀점들 몇 자 적어봤습니다
저랑은 뵌 적은 없었겠네요. 저는 지금 보리가 어떤지 잘 모릅니다. 이 블로그 글도 벌써 2년도 더 전에 쓴 거구요. 제가 일하던 시절에도 보리는 참 좋은 문화가 많은 회사였습니다. 다만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느꼈죠. 그래도 여전히 내부 문화나 그런 건 다른 회사보다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문제의식을 느꼈던 부분은 윤구병 대표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의사결정 구조와 권력, 그리고 노동자들의 일상에도 연관이 있는 중요한 결정을 아무 준비 없이 하고 실패한 뒤 책임지지 않는 부분 같은 것들이었어요.
그리고 보리를 나간 사람들이 6시간제에 반대해서 나간 거는 아닙니다. 지금 남아 있는 직원들과 갈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뭐 다른 사람 이야기할 것 없이 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부끄럽게도 지쳐 나가 떨어졌습니다. 한 사지 사례를 드는 게 좋겠네요. 카페에서 일하셨다니 1층에서 일하셨겠네요. 카페를 만들기 전에 그곳은 직원들이 밥을 먹는 식당이 있었고 노조 사무실 겸 직원 휴게실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윤구병 대표가 지하와 1층과 2층을 리모델링해서 다른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직원들과, 노조와 아무 교감이 없었죠. 그러면서 식당에서 밥을 해주시던 분을 해고했습니다. 그 분도 노조 조합원이었고 조합원을 해고하는 것은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동의는커녕 논의조차 없었죠. 이 일은 제가 그만 둔 뒤의 일입니다만 제가 다니는 동안에도 수차례 일어났었죠.(블로그 다른 글들을 보시면 됩니다) 모두 저처럼 그만 둔 건 아닙니다.
요새 널리 알려진 자음과모음 윤정기씨처럼 부당하게 발령을 당하거나, 그 발령을 막아내자 함께 있는 팀원을 부당하게 발령을 내려 못견디고 그만둔 사람도 있고요.
이제라도 그런 일이 없다면 다행입니다. 그리고 저는 뭐 제가 겪었던 안 좋은 면을 주로 이 블로그에 썼는데요, 좋은 면도 당연히 있죠. 그런 좋은 면을 더 발전시켜가기 위해서는 윤구병 대표가 독선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측 노무사가 근기법 수준으로 단협안 가져 온 거는 6시간제 훨씬 이전, 처음 단협 때입니다. 이 글 앞선 글에서 보신 것을 언급하신 거 같네요. 회사쪽에서는 당연히 근기법 수준으로 단협을 맺자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6개월 동안 지노위까지 갔다오면서 합의한 것을 최종 발표하기 직전에 노무사가 이랬다며 내놓는 건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우기 그 안에 대해서 회사 공식안이냐고 하니 노무사가 이랬다고만 하고, 그러면 회사 안은 무엇이냐고 물으니 묵묵부답이었죠. 물론 그 일은 윤구병 대표의 잘못은 아니고, 상무이사의 무능 때문에 빚어진 일입니다.
그리고 근무시간 내 노조활동에 대해서도 착각하시는데, 당시 노조가 없는 것을 보장받으려고 주장한 게 아니었습니다. 단협에 노사가 합의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규정이 있었고, 그 규정대로 활동을 했죠. 회사는 단협에서 그 규정을 바꾸고 싶어했고요. 그건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회사가 노조의 활동 시간에 대한 규정을 바꾸려고 했다는 것을 비판하는 게 아닙니다.
보리는 호봉제였고, 지금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6시간제 하면서는 동결했고요. 물론 동결이어도 호봉은 오르고 시급으로 치자면 시간당으로는 오른 게 맞습니다. 이 부분은 회사가 잘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알기로는 6시간제가 실시된 이후로는 임금이 거의 안 오르거나 아주 소폭으로만 오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뭐 그렇더라도 보리의 임금 수준이 나쁜 편은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보리는 제가 알기로는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출판계에선 그리 낮은 임금은 아닙니다. 글에서도 썼듯이 보리의 문제는 복지나 임금이 아니라, 기형적이고 독선적인 경영과 막무가내로 해고나 발령등 인사권을 휘두른 것이었습니다.
'상당히 자유롭게 요구했다'는 추측을 할만한 구절이 제 글에 있었나요? 제가 보리에서 노동조합을 할 때도 그렇고, 제가 그만둔 뒤에도 노동조합은 사측과 맺은 단협에 입각해서 노조활동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물론 회사 쪽에서는 그게 근무시간을 너무 잡아먹는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 단협 때 수정하자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문제 삼는 건 근무시간 중 노조활동에 대한 회사의 입장이 아니라, 그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6시간제로 협박을 했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