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을 특정할 수 있다. 나도 그 중에 한 명이다. 그 특정 범위에 들지 않은 사람과 대화할 때 나도 노동자란 말을 쓰지 않는다. 맥락에 따라 노동이라는 말은 쓸 수밖에 없지만, 노동자라는 말은 직업 이름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어느 집단이나 고유한 단어들이 있는데 노동은 고유한 단어같은 게 아니다. 그런데 뉘앙스가 있다. 생활 속에서 잘 안 쓰는... 그게 고의적으로 디자인된 것인지 문화적으로 갈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아직도 비권*-_-*의 감수성을 놓지 않은 나이기에 자유자재로 비권 코스프레 가능 ㅇㅇ
근데 얼마전에 애인 직업이 뭐냐는 말에 "IT 노동자"라고 했더니 친구가 웃었따. 노동자라는 말이 주는 생경함... 나는 IT 업계인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 없고 IT worker라고도 하는데 내가 영어를 쓸 것도 아니고(근데 IT worker자체는 영문으로 된 거 읽을 때 읽은 건지 한국에서 쓰는 말인지 헛갈리고 모르겠음...-_-) 해서 아이티 노동자라고 한다고 변명하듯이 말해버렸다. 그러고나서 업계인에게 너네를 묶어서 뭐라고 하냐고 물으니까 묶어서 안 부른다고..;;
가능하면 생활인들을 만날 때 내가 하는 일을 순화;해서 이야기하고 우리가 가진 공통 정서에 호소해서 동감을 이끌어내곤 하는데 그럴 때 노동자라는 단어까지 회피해야 한다는 건 새삼 당혹스럽다. 어떤 "진보"정당에서도 노동이란 단어를 공식적으로 폐기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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