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한국에 해적판으로 나온 책들은 중간에 뭉탱뭉탱이로 내용이 빠져 있었다. 그걸 알면서도 애장판을 사지 않았던 건 일어판으로 살라고. 근데 구할 수 있는 일어판이란 게 문고판인데, 하기오 모토 선생님의 작품들이 문고판 사이즈에도 의외로 어울리지만, 그러나 문고판으로 갖고 싶지 않아 ;ㅁ; 한글 애장판은 신국판으로 나왔다가 1년도 채 안 돼서 절판됐다.
뒤늦게 잔혹신 한국어 애장판을 구하고 있다. 6, 7, 8권을 못 구하고 있지만 언젠가 구하게 될터.<
이 만화는 언제 봐도 놀랍게 정면승부 뿐이다. 모르는 거 적당히 뭉개고 넘어가는 게 없다. 만화를 스토리에 빠져서 아아 안 돼 괴로워하면서도 보고 휙휙 넘기면서 전체적으로 연출만도 보고 세밀하게 그림을 하나 하나 보기도 하고, 어떻게 읽어도 놀랍고 항상 재밌고 어떻게 읽어도 읽다보면 스토리에 다시 빠지고 마는.. -ㅁ-;; 그런 형국이다 뭐래
앙 이안..<
입술의 고통을 덜어주는 장면이다. (나중에 제르미가 발렌타인에게 키스한 뒤 나도 누군가가 이렇게 입술의 고통을 덜어준 일이 있었찌, 하고 회상한다. 그게 이안이었찌.. 하고)
보통은 입술이 닿는 장면은 굳이 안 넣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나라면 손을 뻗는 컷을 하나 더 넣고 입술이 닿는 건 뺐을텐데 왜 넣은 걸까? 생각했다. 앞뒤 그림으로 입술이 닿았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고 그게 더 감정변화를 포착해 줄 것 같았는데.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 만화는 내내 정면승부고 직구고 어느 것 하나 그냥 넘어가는 게 없으므로, 그런 사소한 낱낱의 행위들도 놓치지 않고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하고 너무 좋았다<
사람의 괴로움을 시각으로 구현하시는데 정말 매번 볼 때마다 너무 놀랍고 개롭다 -_- 그렇게 대단히 독창적이면서도 만화적 표현에서 즐겨 쓰이는 기호들은 몇 가지 계속 쓰시는데, 예를 들어 당황함을 나타내는 전통적 기호인 '땀'이라든가 (땀은 자주 흘림)
기절했다가 깨어나는 제르미 두부에 별이 떠오르거나
퀭함을 나타내는.. 눈밑의 다크서클.. 이건 사진 왜 찍었찌...;;;;
암튼 그런 저런 것들이 다 너무 재밌다. 하기오님은 신이시다< 도저히 풀 수가 없어. 도저히 얘네 둘을 그냥 정상적으로 사랑하게 이어줄 수가 없다고 -_- 머리를 싸매고 궁리해봐도 도통 모르겠다;;;;;;;
전에 해적판에서 누락됐던 많은 부분들이 이안의 심리상태라는 걸 알게 됐다. 내가 봤던 것보다 더 많이 괴로워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이안을 보니 너무 좋다...< 아직 이 사람들이 너무 어린 것 같아, 그러다가도 이미 시작부터 분노와 증오로 시작되었고 풀어도 풀어도 더 끝없이 나오는 이 실타래를 어떻게 잘라버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화 속의 인물들일 뿐이지만 너무 안타까워서 이거 참...ㅜㅜ
새록새록 봐도봐도 재밌고 놀라운 이런 만화... 빨리 6, 7, 8이여 나타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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