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from Scrap 2012/03/03 15:26

어머니 Mother  |  2011 | HD | Color | 102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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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창신동. 좁은 골목들 사이로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 곳에 한 할머니가 있다. 작은 선녀라는 뜻의 이소선. 큰 아들 전태일의 죽음 이후 빼앗긴 이웃의 고통과 그들의 전쟁 같은 삶에 항상 함께 했던 그녀. 스스로의 힘으로 아름답고 지혜로운 삶을 살아 온 이소선. 흔들리지 않았던 긴 시간이 만들어낸 올곧음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기대하는 모든 이들의 어머니가 되었던 이소선.

그리고 전태일과 이소선의 마지막 날 아침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젊은 예술가 백대현, 홍승이. 가늠할 수 없는 그날의 고통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 놓고 힘겹지만 아름답게 승화시킨 그들에게 이소선의 삶은 어떤 의미로 남아있을까.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 작품 '어머니'는 카메라를 통해 그녀의 삶의 마지막 한때를 같이 울고 웃었던 그녀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이야기이다.

 

연출의도

애초의 시작은 그랬다. 불안과 위기의 시대. 모든 이들의 어머니라 부르는 인물에게 카메라를 핑계로 위로를 받고 싶어서였다.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 그녀에게 접근해 들어갔고 활자와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그녀를 나의 촉각과 시각으로 담기 시작했다. 그저 보통의 할머니와 다르지 않았다. 방송의 언어로 그녀를 다뤄야 하나,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이었는지, 그녀에게 빚을 졌다 이야기 하는 한 시대의 연유가 짐작되어 갔고 그녀 또한 허물없이 진심을 다해 카메라와 나를 대해갔다.

하지만, 그녀는 시간을 이기지 못했고 지금은 없는 존재가 되었다. 위로는커녕 툭하면 혼나고 심부름을 해야 했던 나는 애초의 의도 따윈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잊어버린 지 오래다. 이제는 삶의 마지막 한때를 같이했다는 이유로 나는 그녀를 통해 세상을 위로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나 자신의 상실감을 스스로 치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졌다. 스스로 빛을 내고 향기로 사람들을 불러 모았던 꽃과 같았던 한 인간을 통해서 말이다.

2012/03/03 15:26 2012/03/03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