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과 권력의 상관관계

 

그러나, 이렇게 일이 주는 설레임이 한순간에 무너질 때가 있다, 바로 권력을 만났을 때다.

사랑도 예외는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강자이거나 약자라고 생각할 때,

사랑의 설레임은 물론 사랑마저 끝이 난다.

이 세상에 권력의 구조가 끼어들지 않는 순수한 관계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설레임이 설레임으로만 오래도록 남아있는 그런 관계가 과연..있기는 한 걸까?

아직은 모를 일이다.

 

일을 하는 관계에서 설레임을 오래 유지시키려면 권력의 관계가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강자이거나 약자가 아닌, 오직 함께 일을 해나가는 동료임을 알 때, 설레임은 지속될 수 있다.

그리고 때론 설레임이 무너지고, 두려움으로 변질되는 것조차 과정임을 아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미치게 설레이던 첫사랑이 마냥 맘을 아프게만 하고 끝이 났다. 그렇다면 이젠 설레임 같은 건 별거 아니라고, 그것도 한 때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철이 들만도 한데, 나는 또다시 어리석게 가슴이 뛴다

그래도 성급해선 안 된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일은, 지난 사랑에 대한 충분한 반성이다.

그리고 그렇게 반성의 시간이 끝나면, 한동안은 자신을 혼자 버려둘 일이다. 그게 한없이 지루하고 고단하더라도, 그래야만 한다.

그것이 지나간 사랑에 대한, 다시 시작할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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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9:18 2009/04/2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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