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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드라마처럼 살아라 3 2009/04/23
  2. 통속, 신파, 유치찬란 2009/04/23
  3. 절대로 길들여지지 않는 몇 가지. 2009/04/23
  4. 중독, 후유증 그리고 혼돈 2009/04/23
  5. 화이트아웃 2009/04/23
  6. 그의 한계 2009/04/23
  7. 드라마처럼 살아라 2009/04/23
  8. 드라마 트루기 2009/04/23
  9. 산다는 것 2009/04/23
  10. 내겐 너무도 버거운 순정 2009/04/23

드라마처럼 살아라 3

 

나는 결코 인생이 만만하지 않은 것인 줄 진작에 알고 있었다.

행복과 불행, 화해와 갈등, 원망과 그리움, 이상과 현실, 시작과 끝, 그런 모든 반어적인 것들이 결코 정리되지 않고, 결국엔 한 몸으로 뒤엉켜 어지럽게 돌아가는 게 인생이란 것쯤은, 나는 정말이지, 진작에 알고 있었다. 아니, 안다고 착각했다. 어떻게 그 순간들을 견뎠는데, 이제 이 정도쯤이면, 이제 인생이란 놈도 한번쯤은 잠잠해져 주겠지, 또다시 무슨 일은 없겠지, 나는 그렇게 섣부른 기대를 했나보다.

이런 순간에, 또다시 한없이 막막해지는 걸 보면.

 

그래 드라마처럼 못살 것도 없지. 끝날 것 같은 인생에도 드라마처럼 반전이란 건 있는 법이니까. 그날 그 순간 그 생각이 든 건 얼마나  다행인가.

 

어차피 비극이 판치는 세상, 어차피 아플 대로 아픈 인생, 구질스런 청춘, 그게 삶의 본질인줄은 이미 다 아는데, 드라마에서 그걸 왜 굳이 표현하겠느냐,

희망이 아니면 그 어떤 것도 말할 가치가 없다, 드라마를 하는 사람이라면 세상이 말하는 모든 비극이 희망을 꿈꾸는 역설인줄을 알아야 한다고, 그는 말했었다. 나는 이제 그에게 묻고 싶어진다, 그렇게 말한 선배 너는 지금 어떠냐고. 희망을 믿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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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20:18 2009/04/23 20:18

통속, 신파, 유치찬란

 

이쯤에서 우린 어쩌면 모두 백기를 들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냉정한 현실 앞에서, 사랑이란 건 차라리 철없는 유치찬란임을,

가십이 필요한 사람들 앞에서 이해를 바라는 건 더더욱 구차한 신파가 되는 것을,

세련되고, 쿨하고, 멋진 인생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것조차도, 우린 이제 인정해야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불편한 건지. 아직도 너무 어린 나는, 나도 모르게

마음 어느 한쪽에서 여전히 드라마처럼 인생의 반전을, 그와 나의 반전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연인들의 화해란 게 이렇게 싱거울 수 있다니, 이젠 다시 헤어지지 말자는 맹세, 참으로 그리웠다는 고백,

너만을 사랑한다는 다짐도 없이, 이렇게 시시하게 무너져 버릴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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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20:13 2009/04/23 20:13

절대로 길들여지지 않는 몇 가지.

 

나는 한때 처음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세상의 어떤 두려운  일도 한번 두 번 계속 반복하다보면, 그 어떤 것이든, 반드시  길이 들여지고, 익숙해지고, 만만해진다고 믿었다. 그렇게 생각할 때만 해도 인생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절대로 시간이 가도 길들여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

오래된 애인의 배신이 그렇고,

백번 천 번 봐도 초라한 부모님의 뒷모습이 그렇고,

나 아닌 다른 남자와 웃는 준영의 모습이 그렇다.

절대로 길들여지지 않는,

그래서 너무나도 낯선 이 순간들을,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

대체 다른 사람들은 사랑했던 사람들과 어떻게 헤어지는 걸까? 연희와도 준영과도 이번이 처음 이별이 아닌데, 왜 이렇게 매순간이 처음처럼 당황스러운 건지.

 

모든 사랑이 첫사랑인 것처럼 모든 이별도 첫이별처럼 낯설고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나만 이런 건가? 준영인 너무나도 괜찮아 보인다.

 

사랑을 하면서 알게 되는 내 이런 뒤틀린 모습들은 정말이지 길들여지지 않는다. 그만하자고, 내가 잘못했다고, 다시 만나자고, 첨엔 알았는데 이젠 나도 우리가 왜 헤어졌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안고 싶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왜 나는 자꾸 이상한 말만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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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20:07 2009/04/23 20:07

중독, 후유증 그리고 혼돈

 

중독이란,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또는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두 사람이 만나 두 사람이 헤어지고나면 모든 게 제로로 돌아가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가 않다

예상치 못한 이별의 후유증이 곳곳에서 난무한다.

 

혼란과 혼돈, 무질서로 불리는 카오스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 지금의 이런 말도 안되는 행위를 한마디로 정의할 만한 규칙은 무엇이 있을까?

그냥..혼돈, 그 자체?  젤 끔직한 일은 이미 마음이 변해버린 애인에게 구걸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제 그렇게 살지 않겠다.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모든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그렇게 첫구절과 마지막구절 한구절만 생각이 난다. 마지막은 이렇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 이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내 자존심을 지킨답시고, 나는 저 아일 버렸는데, 그럼 지켜진 내 자존심은 지금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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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20:02 2009/04/23 20:02

화이트아웃

 

내가 가는 길이 길인지 낭떠러지인지 모르는 상태. 우리는 가끔  이런 화이트 아웃 현상을 곳곳에서 만난다.

절대 예상치 못하는 단 한순간.

자신의 힘으로 피해갈 수 없는 그 순간, 현실인지 꿈인지 절대 알 수 없는,

 

 

그렇게 눈앞이 하애지는 화이트아웃을 인생에서 경험하게 될 때는, 다른 방법이 없다. 잠시 모든 하던 행동을 멈춰야만 한다.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도 이 울음을 멈춰야한다. 근데 나는 멈출 수가 없다. 그가 틀렸다. 나는 괜찮지 않았다.

 

6년 전 그와 헤어질 때는 솔직히 이렇게 힘들지 않았다. 그때 그는 단지 날 설레게 하는 애인일 뿐이었다.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그와 함께 웃고 싶고, 그런 걸 못하는 건  힘은 들어도 참을 수 있는 정도였다. 젊은 연인들의 이별이란게 다 그런 거니까.

미련하게도 그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주었다. 그게 잘못이다. 그는 나의 애인이었고, 내 인생의 멘토였고, 내가 가야할 길을 먼저 가는 선배였고, 우상이었고, 삶의 지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 욕조에 떨어지는 물보다 더 따뜻했다.  이건 분명한 배신이다.

 

그런데, 그와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고작 두어 가진데, 그와  헤어져선 안되는 이유들은 왜 이렇게 셀 수도 없이 무차별 폭격처럼 쏟아지는 건가.

이렇게 외로울 때 친구를 불러 도움을 받는 것조차 그에게서 배웠는데, 친구 앞에선 한없이 초라해지고, 작아져도, 된다는 것도 그에게서 배웠는데, 날 이렇게 작고 약하게 만들어놓고, 그가 잔인하게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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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9:55 2009/04/23 19:55

그의 한계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건, 자신이 배신당하고 상처받는 존재에서 배신을 하고 상처를 주는 존재인걸 알아채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른인가? 나는 내가 배신하고  상처 주었던 때를 분명히 기억한다.

어른이 된 나는 그때처럼 어리석게 표 나는 배신은 하지 않는다. 배신의 기술이 더욱 교묘해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 누군, 그게 자격지심의 문제이고, 초라함의 문제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문제이고, 사랑이 모자라서 문제이고, 너무나 사랑해서 문제이고, 성격과 가치관 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어떤 것도 헤어지는데 결정적이고 적합한 이유들은 될 수 없다. 모두, 지금의 나처럼 각자의 한계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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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9:49 2009/04/23 19:49

드라마처럼 살아라

 

친구도 필요 없고, 애인도 필요 없고, 하늘아래 나 혼자인 것처럼   철저히 외로울 때가 있다.

 

왜 어떤 관계의 한계를 넘어야할 땐 반드시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아픔을 공유해야만 하는 걸까?

그냥 어떤 아픔은 묻어두고 깊은 관곌 이어갈 수는 정말 없는 걸까? 그럼 나는 이제 정지오와의 더 깊은 관곌 유지하기 위해선, 정말  그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던 엄마에 대한 얘길 해야만 하는 걸까?

 

 

드라마속 인물처럼  살고 싶었다. 동료가 잘나가면 가서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자격지심같은 건 절대 없으며, 어떤 일에도 초라해지지 않는,

지금 이런 순간에도, 큰소리로 괜찮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왜 나는 괜찮지 않은 걸 늘 이렇게 들키고 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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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9:44 2009/04/23 19:44

드라마 트루기

 

드라마국에 와서 내가 또 하나 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얘기는 드라마는 인생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드라마와 인생은 확실한 차이점을 보인다. 현실과 달리 드라마 속에서 갈등을 만나면 감독은 신이 난다. 드라마의 갈등은 늘 준비된 화해의 결말이 있는 법이니까, 갈등만 만들 수 있다면, 싸워도 두려울 게 없다. 그러나 인생에 선 준비된 화해의 결말은 커녕, 새로운 갈등만이 난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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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9:36 2009/04/23 19:36

산다는 것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산다는 건, 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인생이란 놈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절대로 우리가 알게 앞통수를 치는 법은 없다고.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그러니 억울해 말라고.

어머니는 또 말씀하셨다. 그러니 다 별일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육십 인생을 산 어머니 말씀이고,

아직 너무도 젊은 우리는 모든 게 다 별일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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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9:34 2009/04/23 19:34

내겐 너무도 버거운 순정

 

생각해보면 나는 순정을 강요하는 한국드라마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단 한번도 순정적이지 못했던 내가 싫었다. 왜, 나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더 상대를 사랑하는 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했을까? 내가 이렇게 달려오면 되는데, 뛰어오는 저 남자를 그냥 믿음 되는데, 무엇이 두려웠을까?

 

그날 나는 처음으로 이 남자에게 순정을 다짐했다. 그가 지키지 못해도 내가 지키면 그뿐인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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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9:28 2009/04/23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