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책을 읽으면 안돼요?"
"넌 경험이 부족하니까.
'체험'과 '언어'는 함께 쌓아나가야 마음의 균형이 맞는 법이야."
- 이가라시 다이스케, "마녀" 페트라 게니탈릭스 중에서
어릴 적에, 집에 책이 별로 없어서 가끔 구석에서 발견한, 내가 읽을 만한 글씨 크기로 쓰여진 책들-
성자가 된 청소부, 그것 말고도 성자...어쩌구, 성현..어쩌구
이런 책을 의외로 꽤나 읽었던 듯하다.
위인전 한 질도 읽었던 기억이 있구..
어릴적의 이런 류의 책들이 내게 어떤 강박같은 걸 준 게 아닐까 의문이 든다.
현명한 사람에 대한 강박증.
그리고 나서 조금더 자라면서는 책에 손을 거의 대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책을 많이 읽지는 않는다. 아니 못한다.
그래서 아주 솔직히! 저 글자를 발견했을 때는, 그저 교훈스러운 말로 읽혔다.
적어도 책을 손에서 놓은 이후로, 나는 책보다 체험이 우선하는 류의 사람이었고
항상 어떤 사람, 또는 어떤 활동, 현장을 통해서 책을 접했다.
그러니 아마도 무식한 활동가로 보였을지도 모른다(내뱉고 나니 웃음이 나면서도 부끄러워지는구먼)
요즘 책이 좋아진다.
어릴적부터 은연중 압박스러웠던 현명한 사람에 대한 강박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가 성장하고 다듬어지어야 할 부분이지
책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폼 잡는다고 될 일이 아닐터.
저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책을 읽어야지-!
언어로 생각하는 당신은
언어를 넘어서는 생각할 수 없어요.
당신보다 커다란 것을 당신은 받아들일 수 없어요.
당신 자신의 세계를 넓힐 수는 있겠지만
당신 밖으로는 나갈 수 없어요.
-이가라시 다이스케, "마녀" 스핀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