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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좀 ...

공돌님의 [이봐, 좀...] 에 관련된 글. 

 

  관계없는 사람이 죽었는데 일부러 초상집에 찾아가 낄낄 거리는 것과, 관계없는 사람이 죽었는데 자기집에서 티비를 보는 것을 동일시하는 시각은 다소 독특한 시각으로 보이지만 딱히 새로울 것은 없다. 뭐 그런거 있잖는가. 왕이 죽으면 100일동안 상복을 입고 출근해야되고 술집도 문을 닫고 음악도 연주 못하고 그런 종류. 평생 사람 한번 죽여본 적 없고 평생 논두렁에 시계 하나 던져본 적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하루에 수십명씩 죽어도 다른 사람들은 아는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평범하게 일상을 영위한다. 그렇다고 예의가 어쩌고 난리치는 경우은 없다. 당연하게도. 하지만, 마음 속에 누군가를 왕으로 모시고 사는 사람들에겐 다른 사람의 일상은 신성에 대한 모독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그게 죽음에 대한 태도라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슬픈 것은 죽음에 대한 태도가 사람들에게 너무도 차등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노무현의 죽음은 뉴스를 메우고 넘쳐 금요일까지의 모든 예능을 다큐로 바꿔놓는 권능을 발휘했지만, 그보다 선량한 사람들의 처절한 죽음은 주말 예능의 시간표를 멈추기는커녕 신문에 활자화되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니까 말이다.

 

  이제 트랙백을 떠나 다른 이야기지만 어느 개인까지가 우리가 냉담할 수 있는 혹은 기뻐할 수 있는 죽음인지 따지고 싶지도 않고 따질 수도 없을 것이다. 나름 사연이 있는 것이고 감정은 개인적인 것이니까. 다만 미운 놈이건 고운 놈이건 특집 방송까지 해가면서 노무현 류의 죽음을 주목하는 것은 그가 그만큼 주목받을 가치가 있는 고귀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공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그의 죽음이 다루어지는 방식은 그의 공적인 삶에 대한 정당한 평가일까 아니면 개인적인 장례에 어울리는 감상적인 수사들과 감정의 강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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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예능

 개인적으로도 여러 감상이 엮여 있는 사람이라 그 개인의 죽음이 비극인지 소극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그 후폭풍은 여러모로 코메디에 가까운 것 같다. 가령 다음주 초까지 이어질 지상파 예능 프로의 대량 결방 사태가 그 대표적인 코메디라고 할 수 있겠다. 추모 방송이나 실황 뉴스 등으로 결방되는거야 상식적으로 이해할만한데 일괄적으로 모든 예능 프로를 내려버리겠다는 발상은 뭐랄까 ... 쉽게 말해 높으신 분이 죽었는데 '서거'하셨는데 어디서 웃고 떠들 생각을 하냐... 정도로 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다.

 

 같은 슬픔이라도 혹자는 슬퍼함으로써 그걸 새기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혹은 웃음을 통해 그 슬픔을 잊어보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니 그 이전에 사람이라면 당연히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혹자는 아무렇지도 않거나 혹은 통쾌하거나 기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름의 이유와 사정이 있을테니 그것에 대해 논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자신의 감정은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고 그것을 누군가 조정하고 통제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과연 슬픔을 강요하는 것은 망자의 명예 때문인가 혹은 권좌에 대한 예우 때문인가? 하지만 대부분의 망자들의 경우 고인의 명예는 이런 코메디 같은 조치가 아니라 고인의 살아 생전의 행동을 통해 지켜진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

 

 

플스.

  당연하게도 추모방송이나 실황뉴스가 부족한 탓에 방송국에서는 예능의 빈자리를 다큐와 특집 영화 등으로 때우고 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코메디 영화도 있다. (...) 그리고 각 방송국은 시청률의 꽃 주말드라마는 목숨을 걸고 지켜내고 있다. 웃음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예능은 천대를 받는구나 싶다.

 

플스2.

  무도 결방에 분노한 초딩이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가 4000여개의 리플 폭탄과 신원 정보가 공개되는 실시간 버라이어티 넷폭력을 당했다고 한다. 고인의 뜻은 슬퍼하지 말고 원망하지 마라였지만 별로 고인이 상상하지도 못할 곳에서 고인의 뜻은 기묘하게 그 추종자들의 뜻과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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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언젠가 어느나라 대통령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공직자들이 청탁이나 뇌물을 받으면 패가망신을 각오해야할 거라고. 모두들 그 이야기를 듣고 반신반의하고 혹은 비웃고 혹은 경멸했지만 그는 그 이야기를 끝까지 몸소 실천하였다.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수고하셨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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