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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 들으면 '성적 수치심' 느낀다

  • 등록일
    2006/07/23 21:07
  • 수정일
    2006/07/23 21:07

"군대 이야기 들으면 성적 수치심 느끼나?"라고

노골적으로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걸 부추기고 있는 언론이 있다.

나도 지금 '곧 민간인' 신분으로 군대에 있지만, 이런 거 참 짜증나는 일이다.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면 어쩔건데?

 

 

왜... 다른 사람들이 느낄 수치심을, 다른 사람들이 받을 상처를
자기들 멋대로 재단하려고 드나?
자기들의 논리로는 설명이 안되겠지.
어디 수치심이 논리적인 사고과정을 거쳐야 생기나?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말에 대한 논란에 대해...
조금 조목조목 반박을 하자면...

 

1. "국방의 의무 이행이 성희롱이냐?"
-> 당연히 아니지. 니들이 군대를 가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조용히만 다녀오면 상관없음.
군대 다녀온 사람들이 잘못이라는 이야기가 아니잖아.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알 것이라고 말하는 화자가 잘못이라는 거지.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말을 왜 이 말 그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거지?


2. "군대 이야기를 한 것도 성희롱이 되느냐?"
-> 글쎄. 군대 이야기를 한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겠지.
물론 누군가는 그것조차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때그때 판단할 일이고...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말 자체가 군대 이야기를 한 게 아니잖아.
군대 이야기를 하기 전에 사전 공작을 위한 말이지.
자신의 군대 이야기에 권위를 심어주기 위한 사전공작이지.
(쉽게 말해, 좀 아는 척 하려는 거지. 군대 안 다녀온 사람들은 무식하다고 취급하는 거고...)


3. "교육부·대교협 논리대로라면 '외국여행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란 멘트는
외국 못 나간 사람들에 대한 인간차별이 될 것"
-> 설마, 그게 차별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이런 말을 쓴 건지...
그건 외국 못 나가본 사람들을 무시하는 거 맞다.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거 해당안되는 사람들은... 모르면 찌그러져 있으라는 말이다.
(나도 외국에 한번도 안 나가 봤는데,
'외국여행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런 말 들으면, 정말 때려주고 싶거든...)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말은
어떤 자리에서든지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예를 들어서 자신만 군대 다녀오고, 나머지 사람들은 안 다녀온 그런 자리에서
뻔뻔하게 저런 말을 쓰면, 왕따 당하기 딱 좋다.
즉, 군필자가 다수인 상황에서만 쓸 수 있는 말이고,
그때에 같이 있던 상대적으로 소수인 군 미필자는 당연히 불쾌해지는 것이다.

 

여성들의 입장에서 남성들에게 저런 말 들으면 불쾌해지는게 당연한 거 아닌가?
남성들이 그런 식의 고압적인 태도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으니...
여성들이 군대이야기를 하는 남성들을 특히 싫어하지.

 

나는 그런 남성들을 보면 너무 민망해서, 남성으로서 수치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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