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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원강사 생활을 시작한 이래 사상 처음으로
내가 진행하는 수업을 3학년 수능 볼 때가 아닌 때에
내가 먼저 내 손으로 없애버리는 짓을 했다.
학생들에게 아주아주 미안한 상황을 만들었다.
오늘 마지막 수업.
출석한 학생은 4명.
그 네 명이 선택한 길은 각자 다르고,
또 내가 앞으로 기대하는 정도도 다르다.
수업이 끝난 뒤에
그 중에 세 학생의 어머니들하고 차례로 전화통화를 했다.
나더러 고생했다고, 내 외투 주머니에 현금카드를 넣어두고 가신 분이 있는가하면
내가 옮겨가게 되는 학원에서 수업 듣기 힘들겠다고 해서
겨우겨우 설득하고 또 설득하여 수업을 듣도록 되돌려 놓았고,
또 한 학생의 어머니는 3월에 다른 학원에서
그 학생에 맞는 수업을 다시 시작할 때, 그 사실이 결정되면 꼭 연락달라고 하신다.
마지막 수업이라고 아이들에게 피자를 사주고,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 뭐 얻어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문자를 쏘라고 일러두었지만,
과연 그 중에 몇 명이나 문자를 쏠까 싶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아무도
이렇게 만들어버린 나를
질책하지 않았다.
감사하고, 그래서 더 미안하다.
함께 있을 때 아이들에게 좀 더 잘해줄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강사.
늘 수강생들에게 배반당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꼭 그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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