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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벌점 많으면 학교를 떠나라고?

 

벌점 많으면 학교를 떠나라고?
[인권] 청소년 인권, 시작은 학교에서부터
 
기사프린트 김진태 기자   huact@hanmail.net  
 
 
“한국 아이들이(수업을 많이 한다면) 바로 여기 미국에서 우리들이 그렇게하지 못할 법이 없다"

2009년 3월 10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교육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교육에 대해 언급하였다. 많은 매체에서 이를 두고 한국교육의 우수함을 알린 쾌거라는 기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가 한국의 수업시간 이면에 숨어있는 살인적인 방과후 교육시간이나 과도한 학습스트레스로 인해 자살하는 청소년의 숫자가 매년 급격히 증가하여, 하루평균 1명에 육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는 못 할것이다.

과도한 경쟁속에서 학교는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공간이 아니라 친구를 밟고 올라가야하는 약육강식의 공간으로 변한지 오래다. 더욱이 최근 교육 여건 등 학교 정보 공개에 이어, 학교별 학업성취도 성적을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학교간의 서열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는 학교 성적 및 평판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더 나아가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조절을 해야할 정부는 오히려 이러한 상황을 악화시키는 교육정책으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수원지역 4개 고등학교의 08년 퇴학·전출 현황은 퇴학 79명, 전출 111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기도 고등학교에서는 평균 퇴학이나 가정상의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100명당 1.3명이었으나 이들 학교의 수치는 4~6개나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교문지도에서 걸린 학생들이 기합을 받고 있다
ⓒ 바이러스 자료사진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이 퇴학(자퇴)당한 주된 이유는 학칙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벌점을 받은 학생들의 교칙위반은 대부분  복장과 두발 불량, 지시 불이행 등이었다. 이는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교장이나 교사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부과될 수 있는데, 특히 흔히 ‘부적응 학생’이라 불리는 학생들을 퇴출시키는데 악용되고 있다.

또한 학칙이라는 것은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만들어져야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의견은 형식적 의견수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럼으로써 학교는 학교라는 정형된 틀안에 학생을 맞추게 되고, 거기에 맞지 않는 학생은 자동으로 틀안에서 퇴출되게 되었다.

노동자들에게 정리해고가 강제퇴출이듯이 학생들에게 퇴학이나 자퇴를 강요하는 것은 학생에 대한 정리해고다. 청소년은 실수를 통해 배워간다. 한두번의 실수로 퇴학(자퇴)이라는 멍에를 남긴다는 것은 청소년의 인생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이디.

문제가 되었던 고등학교 중 M고등학교에서는 지난 3월 2일 입학식이 열렸다. 그러나 학생들은 아침 7시 30분까지 등교를 해서 0교시를 수업을 들어야했고, 등교와 동시에 학생선도라는 명분으로 자행된 얼차려로 차디찬 운동장에서 하루를 시작해야 했다. 그곳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은 일명 부적응 학생이란 낙인과 함께 퇴학(자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인권이 교문앞에서 멈춘다라는 말처럼 아직 학교안 학생의 인권은 실종되어 있다. 이제라도 청소년인권을 학생들이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학교에서부터 실현되도록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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