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365일

날씨 맑음

 

 

 

1.

도미토리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런데로 자긴 했는데 하루 더 묵을 곳은 아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여행1주년이 되는날이 아닌가. 요구르트 달걀 토스트를 먹고 배낭을 꾸려 나왔다. 음바라라의 목사님이 추천해준 캄팔라의 한국게스트하우스로 가자. 전화를 했다. 한국 아주머니가 받으시는데 오토바이 택시타고 오란다. 오토바이 흥정을 해서 좀 헤메다 찾았다. 마당있는 가정집 그자체다.

 

2.

충청도 아주머니가 수박을 잘라 내온다. 기독교인들을 받는 숙소이고 5년되었는데 어떻게들 알고 많이 온단다. 가격은 좀 비싸다. 선불로 하루치를 주고 샤워를 하고 응접실에서 티비를 보았다.  KBS월드 YTN 아리랑 티비가 나온다. 뮤직뱅크와 황우석 관련 뉴스를 보았다. 점심때가 되었다. 근처의 한국인들이 밥먹으러 온단다. 한국인 몇 분과 인사를 했다. 점심이 나온다. 된장찌게 직접만든 손두부 짜장면 호박잎찜 막장 열무김치가 상위에 가득하다. 1년만에 최고의 식탁을 마주한다. 같이 앉은 사람들에게 여행 얘기를 했다. 두마디의 인상적인 반응이 기억난다. 가난한 나라들만 여행했네, 미혼이니까 이렇게 여행하지... .

 

3.

먹고 다시 한국뉴스와 신화 김동완이 출연하는 70년배경 최루성 드라마, 그리고 미안하다 사랑한다 드라마를 보고 방에 들어왔다. 아주머니 망고주스를 하나 주시더니 공항부근으로 아저씨와 상추따러 가신단다. 다시 응접실로 나왔다. 다시 티비를 보다 마당으로 나왔다. 여기서는 4계절내내 꽃을 볼 수 있단다. 똥개 새마리도 일일이 등을 긁어주었다. 손을 씻고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4.

저녁 식사시간이 되었다. 김치찌게 부침개 상추쌈이 나온다. 한 젊은 목사 우간다 온지 11년되었단다. 그의 부인이 오늘 말라리아 증세가 있단다. 주사를 맞고 왔단다. 사는 사람들도 말라리아에 걸린다. 어쩌다 부산 남자 셋이 모였다. 부산 얘기를 했다. 티비를 보다 책꽃이를 뒤져보니 신앙책틈 사이로 텔런트 김혜자의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책이 보인다. 책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누웠는데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확인해 보니 아주 작은 쥐가 봉지에 든 초코렛을 띁어 먹었다. 초코렛을 버리고 휴지통을 문밖으로 내놓고 약간 문을 열어놓았다.

 

5.

김혜자는 10년전 비전월드라는 곳에서 이디오피아의 아이들을 만나지 않겠냐고 제안을 받는다. 딸과의 유럽여행을 접고 그곳에가서 아이들을 만나고 눈물을 흘리고 나도 기억이 어렴풋이 나지만 한국언론에도 보도가 크게 되었는데 이 책은 그 이후 10년동안의 계속된 체험의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혜자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냥 한두번 봉사하다 그만 둘수도 있는데 그녀는 이를 계속 이어나가고 자기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만들어냈다. 쉽지 않은 일이다. 책에서 김혜자는 그냥 눈물만 흘리지 않는다. 왜 아프리카에 인도에 이러한 절망의 상황이 발생했는가를 생각하고 자신의 입장을 표현한다. 그 표현에 공감이 되었다.

 

6.

책을 다 읽으니 12시가 넘어간다. 이제 자야겠다. 그 작은 쥐는 아직도 침대밑에 있는지 어디가 통로인지 모르겠다. 자다가 모기에 물렸다. 스프레이를 뿌리고 다시 잠을 청했다.

 

 

051126 (토)

 

잠)한국게스트하우스 36000우간다실링

이동) 오토바이택시 2500실링

식사) 점심저녁 14000실링

아침 요구르트 토스트 2500실링

기타)시내전화 900실링

 

................................. 총 33,540원 (55900우간다실링)

 

한국인 숙소. 잘 다듬어 놓은 나무

1년 내내 꽃을 볼 수 있단다

심어놓은 상추



내가 묵은 방

쥐만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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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0 20:30 2005/12/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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