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으로 돌아가서 잘 지내고 있나 모르겠다. 밤새 마시고 가서 그 날 고생 좀 많이 했겠다란 생각이 든다. 홈그라운드라고 그 와중에 먼저 도망을 간 죄, 댓글로 대신 갚을게. ㅎㅎ 충분히 검토는 못했는데 고민을 하다가 오늘 결국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말았다. 책의 가치보다는 현실적 처지가 번역을 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 같아 못내 씁쓸하기도 하고 그렇네. 책은 조금씩 읽어가고 있어. 내 수준에서는 내용도 어려운 판에 조판마저 열악해서 읽기에는 쉽지 않겠더라. 상권은 받았으니, 하권 나오면 직접 사서 구색을 좀 맞춰야겠다. 참. 어제 프레시안 북코너에 이욱연선생이 쓴 서평이 올라왔더라. 봤나 모르겠네. 서로 자주 연락하기 힘들 때지만, 여튼 건강하게 잘 지내자고... 유학생한테 공부하는 데 필요한 건강이 최고더라구.... 홧팅!
그런데 님은 대체 헤겔은 읽은겁니까. 전리군 선생이 아무리 대단해도 우리 H선생보다 더 대단할 수는 없습니다. <정신현상학>의 정신 장을 보면 이른바 이론과 실천의 관계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결국 판단하는 의식이 순수한 선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는 오직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인데.."
지식인의 위선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악의 의식이 "나는 악하다"고 토로하더라도 이에 대한 응답으로 동일한 고백이 되돌아오지는 않는다. 판단하는 의식에게는 그럴 용의가 전혀 없다. 그의 본심은 오히려 상대방과 함께 어울리기를 거부하고 그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림으로써 자기만의 독자성을 지켜나가려는데 있다."
지식인의 오만과 구체적 현실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동하는 의식 역시 위선적이긴 매한가지인데 판단하는 의식은 외화된 자기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바뀌면 자신도 똑같이 그렇게 된다는거죠.
"하지만 이러한 자기의 외화를 통하여 두 개의 존재로 분열된 지는 마침내 자아`자기로서의 통일성을 되찾아온다."
"두 개의 자아가 대립적인 상태를 벗어나 화해하는 태도를 말로 나타날 때 둘로 나뉘었던 자아의 모습은 서로가 그 속에서 자기동일성을 보존하고 또는 완전한 자기외화의 대립 속에서 자기확신을 누리게 된다. 두 개의 자아가 이러한 순수지의 경지에 이르게 될 때, 그 한가운데에 신이 나타난다."
여기서 신이란 인간들 사이의 적나라한 동일성을 체험하게 되는 진리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