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주의는 적어도 한국이나 대만의 맥락에서는 공산주의에 대한 반대가 아니었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는 정확히 중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반대가 실제로 민주주의를 반대한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대만에서는 공산주의에 대한 인식을 금지하면서 가상의 공산주의에 반대를 만들어 냄을 통해 공산주의의 형성 자체가 폐쇄 당했고, 중국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을 금지하면서 가상의 민주주의에 대한 반대로 인해 민주적 사회주의가 억압 봉쇄 당했다. 흥미롭게도 현실의 담론은 타자화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의 구도를 축으로 전개되었다. 반공주의와 반민주주의의 역사적 축적과 문화화는 이를 지탱했던 구조가 해체될 때 새로운 출구를 찾지 못하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 중국의 국가주의 문제와 대만의 동일성의 정치를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민족민중론'의 내재성의 모순론에 따라, 대만과 중국의 모종의 쌍형도식화/상호주체성을 따르는 외부화 전략을 드러낼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서 '분단'의 문제설정은 이러한 외부화된 내부를 다시 내부화하는 지평을 열어줄 수 있다.
대만에서 중국 또는 공산주의를 내부가 아닌 외부로 타자화하는 주체성의 전략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시도되었고 성공하였으며, 이에 대한 대안은 어떻게 불가능했고 소멸했는지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 이 맥락에서 진영진 및 하조 잡지 등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
중국에도 동일하 관점을 적용할 수 있다. 분단이라는 문제설정에서 혁명 이후 중국을 접근해 보면, 자유주의 및 부르주아 민주주의라는 내부를 외부화하면서, 이데올로기적/문화적 혁명이 중단/폐기되고, 물리적으로 당/국가 체제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궁극적으로 사회주의의 경직화로 귀결되었다.(cf.전리군, 조희연) 따라서 민주적 사회주의라는 억압된 것의 복원이 중요하다. 대만을 미국 제국의 식민지로 규정하는 것 역시 본래 중국 내부의 대만을 대만=미국으로 타자화하면서, 내부의 대만과 미국을 망각하고 그 출현을 억압하고 있다. 문혁의 모순은 이를 매우 극적으로 드러내 준다.
프레시안에 반론이 나왔군요. 반론을 잘 해주어서 또 고맙기도 하네요. 아쉽게도 김세균 교수의 글은 프레시안에 실리지 않아서 인지 반론에 고려되지 않고 있구요. 어차피 동시에 진행되는 논쟁인데, 프레시안에서 참세상 글을 가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뽀삼님:
글쎄요. 저랑 짐작이 비슷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ㅋ 야당을 포함하여 여기에 결합한 정치세력들이 꽤 있는 듯 한데, 그 안에서도 다들 논쟁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 뽀삼님의 짐작이 궁금합니다.
앙겔부처님:
김기원 교수님 같은 분들이 제법 계신 것 같아요. '좌파' 너희들 내가 다 아는데... 식의 말투. 김세균 교수의 반론에서 잘 지적하듯이 전혀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역사를 보는 시야와 역사를 살아가는 자세가 딱 거기에 갇혀있는 분들인데, 젊은 사람들이 절대 배워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여기에 사실 창비 측에서 늘 이야기하는 '근대 적응과 근대 극복'이라는 이중과제의 허구성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인식과 실천을 보면 '극복'에는 늘 실질적 내용이 없습니다. 이런 것들이 다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한편, 김기원 교수라는 분을 원래 잘 알지는 못하는데, 아쉽게도 자신 뭔가 대단한 문제제기를 하는 듯 한 거드름 때문에 글이 읽기가 좀 불편한 것 같네요. 그렇지만 반론이 나름대로 다시 한번 그 입장을 잘 요약해주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김기원 교수님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병행하는 것처럼 가장하지만 '자본주의와 양립' 가능하지 않은 것은 현실성 없는(즉, '사회주의'적인) 의미없는 주장으로 거부하면서 사실상 '시장경제' 우위 하의 부수적 '민주주의'라는 입장을 개진하는 셈입니다. 이러한 입장이 전혀 새롭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이 논쟁의 계기를 통해서 어쩌면 제대로 97년 이후 김대중/노무현 정권이라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가짜 병행의 역사에 대해 성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김기원 교수님은 기본적으로 그 10년이 옳았다는 입장인 것이구요.
저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와 관련해서 (둘이 겹치면서도 별개의 문제이지만) 적어도 논쟁이 된다는 사실이 반갑기는 합니다. 좀더 깊은 정보와 담론들이 나와서도 그렇고요. 제가 한 다리 건너서 궁급했던 건, 한진사태에서 해외공장 이전 문제가 왜 거의 막판에 이슈화가 됐는지와 비정규직 문제가 논의 지형에서 밑으로 꺼져있었는지가 궁금하긴 합니다. 대략 짐작은 하지만, 짐작뿐이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