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 나설 권리...

하월곡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참사에 대한 인권운동사랑방의 논평에 대한 메모...

 

논평의 초점을 '인권경찰'에 맞춘 이유는 무엇일까.

단속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하고

경찰이 인권의식을 갖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이 그뿐일까.



"강요된 '죽음의 권리'를 넘어 떳떳한 시민으로 '광장에 나설 권리'가

성매매 피해여성들에게도 있다."

하지만 현재 인권'경찰'의 단속이 근거하고 있는 사법체계 안에서

성매매여성들이 '시민'이 될 수 있을까. 

경찰이 스스로 단속하든, 고소, 고발, 진정으로 조사를 시작하든

그녀들은 잠정적으로 '범죄'에 가담한 사람이 된다.

바뀐 법에 따라,

-위계, 위력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방법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자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보호 또는 감독하는 자에 의하여 마약 등에 중독되어 성매매를 한 자

-청소년, 사물을 분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자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중대한 장애가 있는 자로서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 유인된 자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당한 자

임이 인정되면 "성매매피해여성"이 되어 무고함을 인정받고

그렇지 못하면 "성매매여성"이 되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혹은 보호처분을 받아 교육이나 사회봉사명령, 시설입소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이것이 그나마 경찰의 조사라도 받게 되는 여성들의 상황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혹은 원하지 않는 여성들은?

 

그녀들에게 '광장'은 경찰서밖에 없다.

 

'광장에 나설 권리'는 뒤이어지는 문장의 '인권경찰'에 묻혀 별 의미를 얻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인권경찰'의 '인권'도 누구나-여성부에서부터 경찰까지- 이야기하는 인권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쉬운 논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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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4 15:46 2005/04/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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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anjang_gongjang 2005/04/04 17:5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인권은 그들에게 죽은 권리입니다. 그들에게 정의의 여신의 칼날은 땅을 향해 있고, 저울은 중심 추를 잃어 하늘 높이 치켜 들고 있고, 눈은 가려져 있습니다. 메탈리카 And Justice For All 앨범 표지의 정의의 여신상입니다,
    땅에 떨어진 정의 그리고 정의로 표현 될 수 없는 무수한 억압과 착취 폭력에 죽음을 통한 해방을 맞이하였다는 표현... 군산 사고가 일어난지 불과 몇개월이 지나지 않았지만 인간이 자유와 권리가 박탈당하는 현실을 무어라 개념 규정할 수 있을까요. 억압과 착취와 폭력 앞에서 말입니다. 죽음 앞에서....

  2. jseayoung 2005/04/06 01:3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우리 사람이, 이렇게 무력하군요.

  3. 미류 2005/04/06 09:4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그러게요. 안타깝기만 합니다. 안타깝다는 말조차 호사로운...하지만 늘상 내일이 오늘같지는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