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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은 아펙입니다.

아펙과 관련한 글을 편하게 써달라기에 편하게 정리해봤다.

그냥 보내고 말까 하다가 여기 저기 퍼다 나르고 있다.

이유는 내가 인식하는 수준이 이정도 다, 혹여 더 살을 붙일 수 있다면 붙여 달라 개념이나 의식이나 판단을 좀더 확대할 의향이 있으니 의견을 달라는 것도 있고,,혹여 잘못알고 있거나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 은 어떻겠냐는 제안도 좋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쓰고 한번 날리기에는 그냥 아까워서다.

 

음.. 근데 쓰다보니 노동자들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딱 집어내기에는 정말 필력이 부족하구나 싶다..지리산 가서 공부를 하고 와야 하나? 어찌 이리 후달리는게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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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APEC 용어부터 정리하죠.. 에이펙과 아펙이 혼용되던 시절 운동 진영에서는 논의를 통해 아펙이라고 부르기로 했죠. 근데 이후에 언론들이 일제히 에이펙이라고 하더라구요. 어쨋은 이 동네에서는 아펙이라고 부르기로 한 약속을 계속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APEC의 한국 이름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입니다. 이름 그대로죠. 2020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는 지역, 회원국가들간의 경제협력을 통해 자유무역을 실현하자..

 



사실 아펙은 미국 중심의 세계 패권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일본과 호주가 적극 나서서 만들어진 협력체이죠. 당시를 보면 미국과 캐나다간에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미주 대륙의 연대가 공고해졌고, 유럽연합(EU)도 출범하면서 그들만의 소속을 강화해 가고 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초기에는 미국이 빠져 있었는데 결국 일본이 끼워 넣자고 제안해서 미국도 불야불야 끼워 넣었고, 93년 클린턴 대통령의 제안으로 첫 회의가 시작됐고, 매년 정상회의를 개최되고 있습니다.

 

현재 회원국들을 보면 아시아.대양주지역(16개국)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대만, 홍콩, 파푸아뉴기니, 아세안 7개국(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과 미주지역(5개국)[미국,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등 21개국이 회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선은 아펙만 딱 떼어 놓고 보기 보다는 자본과 국가가 결탁한 무역기구들이 어떤역할을 하는지 포괄적으로 보는 것이 더 접근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 정리를 하면 세계적으로 아세안+3이나 유럽연합처럼 지리적 지역에 근거한 협력체가 있구요, IMF,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같은 국제 금융기구가 있구요, WTO와 같은 강제 무역보복도 가능한 전체를 포괄하는 세계적인 무역기구가 있습니다. 그 외 소소한 동네 잔치격인 WEF(세계경제포럼) 등도 있구요..이런 측면에서 보면 아펙은 지리적 위치에 근거한 협력체이지만 다른 협력체와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우리도 IMF때 겪어 봤지만 아시아개발은행이나 IMF, WB와 같은 신자유주의의 질서를 이식하거나 그 시장에 적극 편입시키거나, 한 국가의 시장을 먹기 좋게 손보는 질서 재편에 나서는 행동대장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세계자본과 국가가 뒷그림자의 보스라면 IMF, WB, ADB가 나서서 정리하는 거죠. 우리도 IMF로 돈 빌려오면서 조건으로 4대 부문 구조조정하고, 시장개방하고 그랬잖아요.

 

그리고 아세안+3, 유럽연합처럼 지역 공동체를 통해 지역 내에서의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을 추진하는 기구들도 있죠. 유럽연합처럼 국경을 없애고 노동자들이 이동하고, 회원국의 상품 무역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유로화 같이 단일 통화(물론 영국 같은 나라는 아니지만..)를 사용하며 한 국가처럼 경제 블록을 형성하죠. 근데 이런 지역에 기반한 기구들은 배타적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원국들간에는 회원국의 기업에게은 자유로울 지라도 회원국이 아닌 국가들은 그 혜택을 누릴 수 없는 겁니다.

 

자유무역은 우선 이런 상품 무역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고, 장벽이 되는 관세 지원과 같은 장애물은 없애자는 방향입니다. 이 상품의 범주도 자동차, 디카, 컵 과 같은 유형 상품뿐만 아니라 GATS의 서비스 협정, TRIPs의 지적 재산권 등 무형의 상품들도 포함됩니다. 물, 에너지, 의료기술, 법도 다 들어갑니다. 심지어 공무원 분야도 아웃소싱 하니까요. 이 모든 걸 WTO가 포괄하고 있죠. 덩치로 보면 WTO가 제일 큰 거죠. 그리고 WTO는 자체 위원회의 판단을 통해 무역보복을 단행하게 할 수 있을 정도의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아펙을 보면 아펙은 이런 기구들과 공통점도 있고, 독특한 차별점도 있습니다. 공통점이라는 것은 자유무역을 지향하고 있고,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의 지리적 블록을 형성하려 하는 경제협력 기구라는 거죠. 차이점은 아펙은 '아주' 시기 적절하게 미국이 주도의  WTO 다자무역체제를 강화해 주는 역할이나 전쟁을 지지 해 왔다는 것이고,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아펙이 말하는 개방적 지역주의를 보면, 회원국들간의 시장 개방과 자유무역을 지향하지만, 다른 지역협의체처럼 그 외 국가들에게 배타적인 게 아니라, 그 외 국가들에게도 혜택을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그림은 WTO를 달성하기 위한 미국의 경제 패권 전략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유럽연합, 아세안(동암아시아국가연합)+ 3(한중일)처럼 미국이 배제된 배타적 경제블록이 형성되면 속된 말로 미국은 아시아 내에서의 주도권의 실세를 잃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주지역자유무역지대(FTAA)는 남북미 전역을 포괄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전 세계 무역질서가 FTAA, ASEAN+3, 유럽연합의 3극으로 분화 되 3극간의 무역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아펙이 개방적 지역주의를 지향하게 함으로 아시아 지역 내에서의 영향권을 계속 유지하고, 블록 외 경쟁에서도 우위권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WTO의 협상을 원활히 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아펙은 실제로 95년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고, 지난 제주도에서 개최된 아펙통상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제주 선언을 봐도 'WTO에서 논의된 DDA(도하개발의제)의 조속한 타결'을 위한 내용의 협상을 진행하며 12월 홍콩 각료회의에 힘을 모아주고 있습니다. WTO 체제 타결을 위한 최대의 헌신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97,98년에는 자유무역의 필요성을 마구 주장하면서 동아시아에서의 IMF 프로그램 수용과 금융 노동부문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9.11 테러이후에는 반테러와 관련한 공동입장을 내고, 인간안보 개념을 도입하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하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펙은 아시아에서 전쟁과 빈곤을 부르는 기구다, 전쟁을 합리화하고, 차별을 부추기는 기구다, 자유무역을 찬동하며 초국적 자본의 이윤확대의 기구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도구다 라고 말합니다.

 

음.. 왜이리 길어지지.. 암튼,

 

원리는 간단하죠. 그들이 그렇게 지역 블록을 형성하고, 자유무역을 주창하며 무역기구를 만들어 내는 배경에는 과잉해소를 위한 시장 확보를 위한 경쟁 때문이고 오직 이윤 추구라는 이유만 남는 거죠. 자국내 농산물 시장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농업 산업 정책을 펼쳤던 미국처럼. 이런 너무나 당연한 취지 아래 아펙은 WTO의 자유무역질서를 지지하는 주춧돌 같은 역할을 하고 있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 기반을 두고 판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펙이 끼치는 유해성은 너무 많고 일반 복지에서부터 노동자들에게도 고용, 노동조건, 노동현장 들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는 아펙 독자적인 역할 뿐만 아니라, 아펙이 지키려 하는 WTO와 기타 무역관계 속에서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모두가 겪었던 IMF를 예로 들죠. 돈을 빌려 오는 조건으로 4대 부문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가장 성공한 노동부문 구조조정을 통해 800만에 육박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양산됐고, 임금과 사회 빈부의 양극화가 고착되고, 시장개방을 통해 들어온 투기자본들의 폐해가 곳곳에서 현상적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IMF가 노동자들에게 어떻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느냐 라면 IMF 이후 발생한 현상들에서 역으로 그 문제점을 끄집어내 볼 수밖에 없습니다. IMF가 요구했던 조건으로 인해 이렇게 됐고, 이렇게 악영향을 끼쳤다고.

 

아펙도 아펙의 존재와 아펙 기구를 통한 협상의 결과나 성명들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사회 현상 속에서 악영향을 끼친다로 해석해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한 예로 이번 아펙회의 때 논의 될 '인간안보'를 보면 그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한국의 테러방지법 재정에 힘을 보태주며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을 테러 우려 대상자로 몰거나, 노동조합의 정치 활동 등에 족쇄를 채우는, 국가보안법의 대체 법안으로의 국제적 근거를 마련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다자무역체제를 강화를 주장하고, 자유무역을 찬동하는 자본과 국가 권력은 국가의 기능을 축소하며 초국적 자본의 이윤을 확대 실현 시켜주는 시장 강화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런 기구가 열어준 판로를 통해 시장은 개방되고, 봇물처럼 들어와 사회 곳곳에서 이익 실현을 방해하는 존재를 제거하거나, 가장 손쉽게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거나, 그리고 국내법의 개정이나, 다양한 제도 도입을 통해 기업활동을 용이하게 해주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자유무역은 경쟁력 강화 방안이 아닌 대체 시장의 형성, 시장의 흡수, 도태되게 만들고 그에 고용된 노동자들의 고용은 불안정해 질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듭니다. 그리고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지금과 같은 양극화의 고착화, 비정규직의 양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일 FTA에 대해 자동차 노조들이 강력 반대를 하고 나서는 이유도 이런 연계입니다. 대책 없는 개방은 업종 노동자뿐만 아니라 부품, 장신구 등 관련 업종 모든 노동자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산업 구조조정으로 전 세계적인 산업, 자본 재편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WTO에는 자발적 자유화 조치라는 것 규정이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자유화 조치를 취하면 협상에 메리트를 준다는 것인데 확인된바 없지만 한국정부는 굉장히 열심히 자발적 자유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예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병원의 '민간 자본참여방안'이라는 영리법인 허용에 관한 부분을 들 수 있습니다. 병원시장을 개방하기에 앞서 사전 정비작업으로 비영리 법인을 영리법인이 가능하게 법을 바꾸고, 민간 보험 적용도 확대시켜 놓으며 자발적인 자유화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돈 벌이에 치중하는 영리병원은 몇 천 원짜리 눈병 환자를 치료하기 보다 한 건에 몇 백 만원 하는 라식 수술을 선호하고, 정규직 노동자들보다는 비정규 의료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프리랜서 의사도 적극활용하며 이윤실현에 나서겠죠. 이런 불안정한 의료 고용 시스템과 병원의 과잉 진료, 민간의료보험 확대 등의 흐름은 당연히 의료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겠죠. 아펙은 이런 기본적인 삶의 질과 사회 공공재에 대한 기본권을 박탈당하는 자유무역 찬동의 구조를 만드는 일에 일조하며, 자본의 시장구조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업의 경영이나 지배구조도 이런 자본들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최근에도 대주주들이 고율 배당을 요구하니 단기에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구조조정이 만연화 되는 현상이 일반화 될 수밖에 없습니다.

 

포괄적으로 보면 현 체제의 모든 무역체제가 너무나 당연히 노동에 대한 기본권리,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공공의 기본 권리를 박탈하고 시장의 논리와 비용의 논리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반자본, 반세계화의 이름으로 거부하는 투쟁을 해야 한다는 깔데기로 통합니다. 아펙도 그 대상 중 하나인 셈입니다. 그리고 특히 올해의 아펙은 12월 홍콩 각료회의를 앞둔 WTO의 수호대로써의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저지, 반대하는 투쟁을 불같이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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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불이 되야 할까.. 빨간 불.. 파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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