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찬후씨

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黑田泰郞

응답 RSS

태그
글쓴이
여찬후
등록일
2006/08/21 12:19
수정일
2006/08/21 12:19
분류
Humanism
트랙백
0개
댓글
0개

이 글의 트랙백 주소

https://blog.jinbo.net/chanhoo/trackback/24

박윤정

응답 RSS

태그
글쓴이
여찬후
등록일
2006/08/21 12:19
수정일
2006/08/21 12:19
분류
Humanism
트랙백
0개
댓글
0개

이 글의 트랙백 주소

https://blog.jinbo.net/chanhoo/trackback/23

우유배달부(Der Milchmann)-페터벡셀

응답 RSS

우유배달부 (Der Milchmann)

우유배달부가 쪽지에 이렇게 써놓고 갔다. '오늘 버터 없음. 유감' 믈룸 부인은 쪽지를 읽고 나서 우유값을 계산해 보고 고개를 젓더니 다시 한 번 계산을 해 보았다. 그런다음 그녀는 '2L, 버터100g. 어제는 버터가 없어서 넣지 않았었는데 버터값을 계산하셨어요.' 라고 썼다.

다음날 우유 배달부는 '죄송합니다' 라고 써 놓았다. 우유 배달부는 새벽 4시면 온다. 블룸 부인은 그와 안면이 없다. 그와 알고 지내야 할 텐데, 어느 날이든 네시에 일어나 그와 인사를 나누어야 할텐데, 하고 그녀는 가끔생각한다.

블룸 부인은 우유 배달부가 그녀에게 화를 낼까,

그녀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녀의 남비는 쭈그러졌다.

우유 배달부는 그 쭈그러진 남비를 알고있다.

그것은 블룸부인의 남비이다.

그녀는 거의 언제나 우유2리터와 버터100그램을 받는다.

우유 배달부는 블룸 부인을 알고 있다. 그에게 그녀를 아느냐고 묻는다면 그는 '블룸 부인은 우유 2리터와 버터100그램을 받는 사람입니다. 그녀의 남비는 쭈그러졌고, 글씨체가 분명해서 읽기 쉽니요' 하고 말할것이다. 우유배달부는 그녀에 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녀는 외상을 지지 않으니까. 그리고 혹 10라펜이 모자라는 일이 있을 때는 -그야 으례 있을 수 있는 일인데- 그는 쪽지에다 10라펜부족'이라고 쓴다. 다음날 아침 두말할 것 없이 부족했던 10라펜이 놓여있고 ㅉ고지에는 '미안합니다.' 라고 쓰여있다. '그런걸 가지고 뭘' 또는 '천만에' 라고 우유 배달부는 생각한다. 그가 쪽지에 그 말을 쓴다면 그건 이미 편지를 주고 받는 것과 다름 없을 것이다. 그는 그것을 쓰지 않는다.

우유 배달부는 블룸 부인이 어느 층에 사는지에 관심이 없다. 남비는 아래층 계단에 놓여 있기 마련이다. 남비가 그자리에 없어도 우유 배달부는 아무렇게도 생각지 않는다. 제일 축구팀에 언젠가 블룸이란 선수가 있었다. 우유 배달부는 그 선수를 안다. 그는 두 귀가 앞으로 쫑깃 일어서 있었다. 아마 블룸 부인도 쫑깃한 귀를 가졌을지 모른다.

우유 배달부들의 손은 밥맛이 ㄸ러어질 만큼 지나치게 깨끗하다.

분홍빛 나는 두툼하고 미련한 손이 너무 씻어서 불어있다.

그의 쪽지를 볼때면 블룸 부인은 그런 손을 생각한다.

그가 10라펜을 찾아갔기를 그녀는 바란다.

그녀는 우유 배달부가 자기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가 그녀의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 구역 안에서는 아무도 우유 배달부와 안면이 없다.

아무도.

우리 동네에는 그가 새벽 4시에 온다. 우류 배달부는 자기의 의무를 이행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다. 새벽 네 시에 우유를 가져오는 사람은 자기의 의무를 이행하는자이다. 일요일에도 평일에도 매일 한결같이. 아마도 우유 배달부는 급료가 좋지 못하고 돈계산을 할 때 자주 돈이 모자랄 것이다. 우유값이 오르는 것은 배달부의 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