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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0호>저축은행 사태, 완벽한 불신을 보여주다

 

저축은행 사태, 완벽한 불신을 보여주다

“너는 저축은행에 돈 없냐?”
“5000만원은 보장해주니까 괜찮아”

 

7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발표를 전후로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을 법한 이야기이다. 시중은행의 금리보다 보통 2.5프로 이상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은행에 정기예금/적금을 붓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리 없다.

 

부산저축은행이 워낙 많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자극한 덕분에 5000만원까지는 예금보험기금에서 보장해준다는 것이 많이 알려졌다. 이번에 영업 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5000만 원 이상 예금한 사람들은 전체 64만 명 중에 4% 이하라고 한다. 저축은행은 물론이고 정부도 저축은행 예금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언급이나 조치도 한 바 없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알아서 5000만 원 이하로 다 쪼개 놓은 것이다. 아무도 못 믿겠다는 것이다. 영업정지 직전에 부산저축은행에서 돈을 인출해간 인간들이 바로 정부의 정책을 결정하는 그들 아니었단 말인가.

 

5000만원, 하늘에서 떨어지는게 아니라 또 우리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
 

그나마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은 예금보험기금인데 이것이야말로 조삼모사와 같은 것이다. 예금보험공사는 평소에 금융기관으로부터 예금보험료를 받아서 예금보험기금을 운영하고, 금융기관이 예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이를 대신해서 지급하게 된다. 그런데 예금보험기금의 저축은행계정은 이미 2조7000억 원이 펑크가 났고, 최근 새로 만든 저축은행특별계정은 5조2000억 원 마이너스 상태이다. 다른 일반은행의 예금보험료를 끌어와도 막을 수 없고, 공적자금이라는 명목으로 인민들의 호주머니를 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PF 대출 25조 원 중에 12조 원이 저축은행 대출 잔액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저축은행의 곪아터진 상처 역시 내년 선거까지 흘러나오는 고름만을 닦아내며 진행될 것이다.

 

각하는 징글징글하게 꼼꼼하고 섬세하다
 

이명박은 정치인 중에서도 가장 저급한 정치인임이 드러났고, 경제에 대해서는 절대적 빈곤만 가속화시켰다. 지금 한국 사회의 정치와 경제는 총체적으로 불신상태에 빠져있고, 오직 내년 선거만을 향해 서로에게 등 떠밀려 가고 있다. 이럼에도 정권을 향한 직접적인 투쟁은 잠잠하다. 이와 중에 이명박은 자신을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호언한다. 인터넷 방송의 유행어처럼 “각하는 꼼꼼하고, 섬세하다”. 철면피를 쓰고 자신을 방어하고 이익을 취하는 것에 한에서 말이다.

 

이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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