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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1호>[인터뷰]“편견을 갖지 않고 함께 사는 세상을 그리고 싶었다” 420공동투쟁단 모경훈 동지의 삶과 투쟁

3월 27일부터 종각역 천막농성에 돌입한 420 장애인 차별 철폐 공동투쟁단. 매년 장애인들은 4월 20일을 앞두고 한달에 가까운 투쟁을 전개한다.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타 모경훈 동지도 그 중 한명이다. 그의 삶과 투쟁의 이야기를 들었다.

장애인 차별 철폐투쟁을 하게 된 계기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옛말처럼 친구 따라 활동을 하게 되었다. 원래는 장애인운동이 아니라 만화를 그리고 싶었다. 만화는 아이들에게 편견을 갖지 않고 함께 살아갈 세상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장애가 심해져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지만, 우리의 활동으로 세상을 바꾸는데 한 몫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다. 

2012년 420 장애인 차별 철폐투쟁의 핵심 요구는 무엇인가?
올해 420 투쟁의 핵심 요구는 장애인 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발달장애인지원법 제정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장애의 정도는 다를 수 있으며, 한 사람이 체감하는 생활의 경험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현행 장애등급제는 신체적 기능손상 정도에 따라 등급을 매겨 그것이 오히려 장애인 차별을 낳고 있다. 등급에 상관없이 각자 개인에게 맞는 생활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부양의무제 또한 폐지되어야 한다. 나는 얼마 전에 집에서 독립해서 자립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혼자 생활하고 혼자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것들이 매우 힘들다. 하지만 부모님 또한 자신의 일과 삶이 있다. 그런데 자립생활을 하기 전까지 나의 부모에게는 개인의 삶과 여가라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부양의무제는 두 가지의 차별을 하는 것이다.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가족들에게 너무 가혹한 짐을 떠 넘겨주는 것.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게 돌려서는 안된다. 올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권유린 사례들이 보도되었다. 지금은 도가니 영화 때문에 장애인들의 현실이 그나마 알려졌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인식이 부족하다.

2012년 4대강 예산때문에 빠져 죽은 장애인 이동권을 제기하며 다시금 이동권 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동권 투쟁에 대한 이후 계획은?
해마다 이동권 투쟁을 해왔다. 우리는 이동권 보장 요구가 제대로 실현되길 원한다. 이동을 위한 수단이 늘었다고 하더라도 훨씬 더 많은 장애인들이 집에서 사회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수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다. 이는 가장 취약한 장애인들이 생활하기 편하면 그 보다 나온 조건에 있는 사람들 또한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이 될 수 있다. 즉, 교통약자 모두를 위한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동권을 위한 투쟁은 장애인들만의 투쟁을 넘어 확대되어야 한다.
 
2012년 총대선이 있다. 2012년 장애인 차별 철폐투쟁의 방향에 대한 바램은? 
선거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각 당의 장애인 관련 정책은 보편적 복지나 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당신들 요구를 알았으니 일단 표만 찍으라는 태도를 보였다. 우리는 선거라는 정치일정보다는 지역에서부터 장애인 스스로 현실을 알리고 투쟁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직접적 투쟁에 기반해 우리들의 요구와 이해를 알려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내기 위한 투쟁을 배치하려고 한다.

모경훈 동지는 420때 비가 온다며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차별받지 않은 세상을 향해 투쟁하고 있었다.

정리 : 유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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