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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7호> 미봉책에 그친 6월 화물연대 파업, 제2의 투쟁을 준비하자

미봉책에 그친 6월 화물연대 파업
제2의 투쟁을 준비하자

 

분명한 투쟁목표


지난 2~3년간 화물노동자들은 세 가지 악조건 속에 놓여 있었다. 폭등하기 시작한 기름값, 기차운송물량 확대에 따른 화물물량감소, 그리고 알선소의 난립으로 인한 운송료 인하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전체 38만 화물노동자들에게 투쟁을 요구했다. 여기에 2008년 6월 파업을 통해 노정합의를 이뤄낸 ‘표준운임제 법제화’ 문제가 있었다.
치솟는 기름값과 운송료로 인해 생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물노동자들에게 정부가 약속한 ‘표준운임제’는 근본적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따라서 2012년 화물연대 파업의 목표는 그 어느 때보다 분명했다. 기름값 폭등, 운송료 인하 등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 대책으로써 이미 정부가 약속한 표준운임제 법제화를 추진하라는 것이었다.

 

 

목표에 이르지 못한 투쟁


분명한 투쟁목표에도 불구하고 2012년 화물파업은 중도에 하차했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 그리고 화물연대 지도부 역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2012년에 들어서자 삼중(기름값, 물량, 운송료)의 고통에 시달리던 조합원들 사이에서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3월 17일 서울역집회를 시작으로, 4월 21일 500여명이 참석한 확대간부 수련회, 노조간부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부산역을 가득 메운 6천 명에 달하는 화물노동자들의 집회 등 노동자들은 투쟁을 선포한 지도부에게 현장의 분노와 투쟁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지도부 역시 현장의 투쟁의지를 바탕으로 파업을 선포하게 이르렀다.
하지만 화물연대본부는 현장 노동자들의 분노를 조직하는데 힘을 다하지 못했다. 투쟁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현장간부들을 대상으로 투쟁목표에 대한 교육과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현장조합원들에게 충분히 알려내지 못했다.
즉, 현장의 분노를 분명한 투쟁목표로 모아내지 못함으로 인해, 투쟁에 대한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분출됐지만, 투쟁목표를 전체 화물노동자들이 제대로 움켜쥐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여기에 투쟁상황과 교섭 내용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면서 조합원들은 투쟁의 주체로 분명히 서지 못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 투쟁을 준비하자


9.9% 운송료 인상으로 투쟁은 끝났다. 표준운임제 법제화 추진은 야당들이 당론으로 채택한다는 것말고는 정권에게는 그 어떤 것도 확답을 받아내지 못했다.
현장에서부터 올라온 투쟁 열기를 전체 화물노동자의 투쟁으로, 근본적 대책을 쟁취하는 투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채 미봉책에 그친 이번 파업은 화물노동자들에게 제2의 투쟁을 과제로 남기고 있다.
지난 7월 6일 이명박정권은 부산지부와 울산지부를 비롯한 2개지회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파업투쟁에서 화물연대의 힘을 목격한 이명박정권은 다시 탄압의 칼날을 꺼내들고 있다. 이러한 탄압을 뚫어내고 화물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하반기 ‘표준운임제 법제화’ 투쟁을 결의하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
이제 현장에서부터 ‘표준 운임제 법제화’를 건 제2의 화물투쟁을 조직해나가자. 이를 통해 반드시 2012년을 ‘표준운임제 법제화’의 원년으로 이뤄내자.

 

김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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