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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4호> [대선특집] 대통령 후보가 반월공단에 와서 유세하는 것은 처음

 

[경기] 대통령 후보가 반월공단에 와서 유세하는 것은 처음
 

 

경기지역의 김소연 후보 선거운동은 젊은 자원봉사자들의 격렬한 춤사위도, 30∼40대 여성들의 친절한 목소리나 배꼽인사도 없었다. 피켓과 연설만으로 이루어진 유세팀이 가동되었다. 화려한 유세차 대신 쌍용차와 현대차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는 철탑조형물을 만들어 유세차에 올렸다. 시민들은 그 조형물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잘 모르고, 단지 신기하게 바라볼 뿐이다. ‘저들은 무엇 때문에 선거에 나온 걸까?’
선거운동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들은 안산공단 노동자들과 삼성전자 노동자들이다. 반월·시화공단 출근버스가 몰리는 안산역 앞에서 김소연 후보가 유세를 할 때였다. 공단 노동자 한 분은 “대통령 후보가 이런 곳까지 와서 유세를 하냐?”며 “대통령 후보가 반월공단에 와서 유세하는 것은 처음”이라 했다.
점심시간에 시화공단에서 유세를 하며 만난 노동자는 “이런 곳까지 와서 유세하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노동자대통령 후보에 관심을 보였다. 공단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점심시간에 어느 골목 어떤 식당 앞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지 친절하게 알려 준다. 공단 노동자들에게 노동자 후보는 다른 정치인과 달리 가깝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온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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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들 중 김소연 후보에게 투표를 한 사람들은 극히 소수였다. 20만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반월·시화공단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정치로부터 소외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그러면서도 자신과 다른 힘있는 정치인들을 지지했다.
삼성전자에 다니던 박종태 대리는 ‘삼성에도 노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되었다. 박종태 대리가 해고 2년 동안 삼성전자 정문 앞까지 가본 것은 겨우 한 번, 선거 운동기간에 두 번째로 정문에 가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했다. 일주일 동안 점심유세를 진행하면서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태도는 점점 달라졌다. 처음에는 경계의 눈빛, 그 다음에는 무관심, 나중에는 호기심과 관심으로 변해갔다.

하지만 그들은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노동자들의 요구와 자신들의 이해가 다르다고 느끼는 듯 했다. 다른 노동자들과 다른 특별한 지위에 있는 노동자. 자본은 노동자들 사이에 아주 작은 차이를 만들어 놓고, 아주 큰 인식과 정서상의 차이를 만들어 놓았다. 그들도 힘있는 정치인들을 지지했다.
18대 대선에서 김소연 후보는 적은 지지를 획득했다. “좀더 힘있는 정치세력에게 기대어라”는 부르주아정치인들의 주장, 그리고 노동운동과 진보운동진영의 민주당에 대한 노골적 지지가 대중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러나 18대 대선에서 김소연 선본은 노동자정치의 작은 씨앗을 남겼다. 자본가정치에 기대어서 절대 실현할 수 없는 노동자들의 근본 요구를 얘기했다. 노동자계급의 이해에 기반해 노동자들이 스스로 나서는 노동자정치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이제 그 씨앗을 노동자계급정당 건설로 수렴해야 할 때다.

 

경기지역선투본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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