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13호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3호>진보대통합 정치놀음 속에 노동자는 그 어디에도 없다

 

진보대통합 정치놀음 속에 노동자는 그 어디에도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살아있는 노동자보다 죽은 노무현의 제사상이 중요한 이들

 
5월 23일, 노무현이 바위에서 뛰어내린 날이다. 2011년 5월 23일 이정희, 권영길, 강기갑, 조승수를 비롯한 진보정치인들은 모두 봉하마을로 달려갔다. 배달호, 김주익, 이해남, 이용석, 곽재규 열사를 비롯해 노동열사들의 목숨을 수도 없이 앗아간 노무현에게 이들이 엎드리고 있을 때, 살인테러를 당한 유성기업 동지들은 공권력 침탈의 위기 속에 공장을 사수하고 있었다. 언론에서는 온통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한다며 진압을 주문하고 있었다. 양복쟁이 진보정치인들은 그 누구도 없었다. 이들에게는 자본과 싸우는 노동자들보다 ‘이미 공동행보를 시작했고 앞으로도 많은 것을 함께할’ 민주당의 눈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중 왼쪽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회당조차 <“나를 넘어서 나아가라”고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라는 성명으로 노무현을 추켜세웠다. 노동자를 자본가에게 팔아넘기는 추악한 상거래를, 이들은 ‘진보정치’라 부른다.
 

막장 정치극,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는 진보대통합!

 
이뿐이랴. 6월 9일, 이정희와 유시민이 <미래의 진보>라는 책을 공동저자로 출판하고, 출판기념회를 연다는 것이 공개되었다. 국민참여당은 진작부터 진보정당들의 통합조율기구인 <새로운진보정당건설을 위한 진보진영대표자연석회의>에 참여의사를 밝힌 차였고, 이미 6월 7일 이정희는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차였다. 노무현의 적자를 자임하는 유시민 또한, 4월 27 일 노무현의 고향 김해에서의 참패 이후 난관에 부딪힌 국참당의 진로를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밝힌 상황이었다.
 
과거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대한 한국군참전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고, 한-미 FTA를 찬성했으며, 의료법 개악을 밀어붙인 유시민과의 공동행보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파병과 한미FTA, 의료법 개악을 밀어붙인 유시민과의 공동행보가 ‘진보’인가? 이들은 결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국회의석을 위하여!
 

핵심은 북한문제가 아니라 자본가에게 영혼을 파는 의회주의다

 
진보신당은 난리가 났다. 그렇지 않아도 6월 1일 <진보진영대표자 연석회의>의 최종합의문 중 3-2조항인 북한권력세습 문제를 두고 내부격론이 벌어지던 상황이었다. 이정희와 유시민의 공동출간 자체도 이슈였지만 다음날인 6월 10일, 이정희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한 조승수에게 ‘합의문의 북한문제조항을 왜곡하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진보신당은 곤혹스럽다. 4.27 재보선 패배로 독자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은 ‘올테면 오고 말려면 마라. 우리는 국참당이랑 하면 된다’는 배짱이다. 3년 전 분당의 이유가 북한문제였음에도, 진보신당은 최종합의에서 북한문제를 양보했다. 그러나 이런 굴욕에도 진보신당은 이 판을 쉽게 걷어차지 못한다. 의회주의 정당에서 의석 없이는 개점휴업이라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문제에 대해 전혀 바뀐 것이 없는 민주노동당으로 다시 ‘복당’한다는 것은, 애초 이들의 분열의 이유가 본질적으로는 노선문제가 아니었음을 뜻한다. 이들은 북한에 대한 입장차이를 덮을 근원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의회주의라는 공통점 말이다. 저 의석만 가질 수 있다면 영혼인들 팔지 못하랴! 노동자 때려잡은 노무현에게 절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랴!
 

노동계급의 배신자들은 이미 대량으로 양산되고 있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부는 수많은 ‘노동계출신’들을 흡수했고, 이들은 자신을 있게 한 노동자들을 향해 무참히 배신의 칼을 휘둘렀다. 이태복, 방용석, 김대환, 이목희 등이 저지른 노동탄압을 생각해보라! 진보대통합-민주대연합이 본격화되면서 더 끔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석행은 인천시장 송영길의 현 노동특보이고,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김영대는 유시민의 현 비서실장이다. 민주대연합-진보대통합은, 김대중/노무현 시절보다 백배천배는 많은 배신자들이 활개칠 수 있는 온상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총력투쟁을 외치던 자들의 타락을 보라! 이들은 노동운동 내에 있는 자신의 연줄을 이용해 노동계급을 허수아비로 만드는데 앞장설 것이다. 이것이 민주대연합-진보대통합의 결과다.
 
벌써 진보대통합으로 만들어질 당에 대한 원내교섭단체 수준의 의석을 확보시켜주면, 대선은 민주당에 몰아준다는 논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은 <독자적 대선완주를 “기본원칙으로 한다”>고 되어 있지만, 이 말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시도때도 없이 내뱉는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전개한다’는 호언장담보다도 못하다.
 

동지가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의 주체!

 
민주노동당은 강령에서 ‘사회주의’라는 단어를 삭제키로 했다. 물론 민노당은 애초 사회주의정당이 아니었지만, 문제는 이런 삭제의 맥락이다. 그 목적은 자본가정당과의 공조를 위한 것이다. 사회주의 강령삭제로써 민주노동당은 “우리는 자본가정당과 함께할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의회주의 정치세력화는 타락의 과정이었다. 생각해보자! 민주노동당 10년 동안 민주노총의 사업은 현장의 투쟁이 아닌, 진보정당이 의제화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채워졌다. 진보정당은 사안마다 민주당의 바짓가랑이를 잡아끌어왔다. 종이호랑이 산별노조는 표밭이었을 뿐이다. 정치는 의원님들이 하는 것이 되었고, 노동자정치는 후원금내고 표 찍어주는 것이 전부였다. 이미 진보정당에게 현장은 안중에도 없다. 그렇기에 그들은 야5당의 공조라는 이름으로 KEC 노동자들이 점거하고 있는 공장을 자본가에게 헌납했고, 현대차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점거해제를 종용했다. 그러나 그들의 당은 반계급적행위에 대해 징계는커녕 논쟁도 못한다. 지도부는 물론 당원들의 반계급적 행위도 마찬가지다. 민주노동당원인 이경훈 지부장에게 ‘아름다운 연대’라는 말을 하사한 민주노동당 아닌가?
 
더 이상 노동자정치의 타락을 방조하지 말자. 동지들은 스스로 ‘생산의 주인’이라고 한다. 그것은 결국 진짜 주인이 되자는 말, 사회주의 하자는 말아닌가? 저 높은 의회가 아닌, 현장에서부터 당을 건설하자! 사회주의노동자 정당의 주체가 되자!
 
백종성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