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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온 후 다시 여행을 떠나야하는 일정이었다.
나는 내용물이 많지 않은 캐리어를 끌고 배낭을 맨 상태였다.
두번째 여행을 위해 첫번째 여행에서 쓰였던 물품들을 캐리어에 다 넣고
그걸 어딘가에 맡긴 후
두번째 여행의 동반자들을 만나기 위해 약속시간까지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짐을 맡기는 곳은 늘 봉천동이다.
산비탈이었던 곳이 깎여있었고 수건을 쓴 중년여성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었다.
내가 가야할 곳은 거기서부터 좀더 내려가야했다.
약속시간까지 닿을 수 있겠지
하며 저 아래에 있는 현대시장 같은 곳을 내려다보면서
나는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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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전문가가 내게 기분을 물었다.
기분이요?
기분이 나빴는지, 좋았는지.
특별히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아 그런데 결혼전이라서 오빠한테 혼날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꿈 속 나는.
캐리어는 거추장스럽기는 했지만
부담스러울만큼 무겁지는 않았고
여차하면 그냥 들고 다음 여행으로 갈 수도 있을 정도.
꿈 전문가는 그게 지금의 내 심리상태라고 생각된다고 말해줌.
나의 질문:꿈속에서 짐을 맡기는 곳은 늘 봉천동이에요.
그리고 꿈 속에서 나는 늘
와, 여기 정말 많이 변했네!
해요.
꿈전문가는 봉천동이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내 첫번째 두번째 영화의 배경지였고
남편을 만난 곳이었고
세 아이를 낳고 키운 곳이었고....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되어있던 시기의 장소.
질문2:차를 타러 가는 곳도 늘 같아요.
어딘가에서 버스를 타고 그 곳에 도착해서 기차를 탑니다.
그 기차는 청량리에서 강릉가는 기차처럼
어딘가에서 거꾸로 갔다가 다시 가던 방향으로 가거든요.
먼 여행이지만
그리고 기차가 가다가 거꾸로 잠시 갔다가 다시 가던 방향으로 가는
이상한 여정이긴 합니다만
어쨌거나 그 기차만 타면 마음이 놓이는
그런 기차를 타기 위해서
나는 늘 어수선한,
터미널도 아닌,
그런데 다양한 번호들의 버스들이 멈추는
그 곳에서 버스를 기다리기도 하고
버스가 안오면 근처 가게를 기웃거립니다.
같은 장소는 왜 반복적으로 나오는 겁니까...
꿈 전문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어제밤 꿈은
현재의 심리상태가 개운하지는 못하지만
짐같은 심리적 부담은 있지만
견딜만 한 상태인 것같다고
그 정도만 말할 수 있겠다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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