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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의리

새벽에 깨면 다시 잠들지 못한다.

냉큼 일어나서 책을 보든지 글을 쓰든지 하면 되겠지만

또 그러기에는 의욕이 바닥.

그러다보면 어둠 속에서 어두운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내 안의 끝없는 검은 실타래를 푸는 거보다는

차라리 외부의 뭔가에 몰두하는 게 나을 것같아서

거실로 나오긴 했는데....

다시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지를 않는다.

 

그래서 우주가 뭐하나 봤다.

우주는 한달 전쯤에 우리 집에 온 유기견이다.

하돌이랑 자고 있던 우주가 일어났고

매트에 변을 봤길래 그걸 치워주고

문을 열어두었다.

거실 소파에 누워있으면 우주가 나한테 오지 않을까 했다.

우주가 사뿐사뿐 걷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런데 다시 돌아갔다.

 

바닥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더니 우주가 왔다.

우주를 잠시 안았는데 우주는 다시 하돌에게 갔다.

하돌 방에 가서 하돌 옆에 누웠더니 그제사 내게 왔다.

그러니까..우주한테 1순위는 하돌인 거다.

옆구리에 와닿는 우주의 체온이 좋아서 잠시 누워있다가

 

나의 1순위인 막내 옆에 가서 누웠다.

내 자리에.

 

의리맨.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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