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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이가 바지 고무줄을 끼워달라고 했다.
옷핀에 고무줄을 묶고
바지에 구멍을 낸 후에
한 치 한 치 밀어가며
한 바퀴를 다 돌았는데...
고무줄의 시작점과 닿지 않는다.
들어간 구멍하고 나오는 구멍이
서로 레이어가 달라...
오래 전에 <전설의 고향>을 봤다.
신인배우들이 어설픈 연기를 했던
이상한 줄거리의 재미없는 에피소드였는데
마지막 장면만 기억난다.
먼저 죽은 아내를 만나기 위해
남편은 자결을 한다.
죽은 남편의 시신에서
영혼인 남편이 쓱~ 일어나서
옆에 있는 아내를 부르는데
아내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영혼의 세계가 단일한 층위로 이뤄지지 않은 거다.
재미없는 줄거리의 끄트머리 그 장면에서
나는 영원히 외로울 두 사람의 영혼을 생각하며
잠시 슬펐다.
레이어가 달라 만나지 못한 한별의 바지 고무줄은
칼로 한 막을 잘라서
서로 만나게 했다.
끝.
노력해야한다.
행복해지기 위해 힘껏 노력해야한다.
오랜만에 <연애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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