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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평화수감자의 날 이모저모 03

아랫집님의 [08 평화수감자의 날 이모저모 02] 에 관련된 글.

 

마지막입니다.

아침이 가져간 두대의 카메라 중 한대는 추위로 인해 손이 굳어버린 여옥과 아침이 떨구어서

조리개가 닫히지 않는 부상을 입었고,

나머지는 추위의 고문으로 인해 밧데리가 없다는 진술을 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좋은 카메라를 가진 토리가 이뿌게 찍어주었지요.

 

 

북인사마당에 진입한 자전거 행지단의 환한 모습입니다.

사실은 손이 곱고, 다리는 얼었고, 뱃속은 무쟈게 꼬르륵 거립니다.

 

지난 포스트에도 썼지만, 배가 고파 자전거를 버리고 밥을 먹으러 갔다가 왔지요.

 

 

든든히 배를 채운 후 다시 돌아왔습니다.

자전거를 트럭에 태워 보내기 전에 전문사진작가 토리의 사진기에 담기기 위해 포즈를 취합니다.

그래서 자전거 행진에서 나비를 타고 선두를 지켰던 아침과

자전거 행진에 참여하지 않은 평화수감자였다가 출소한 김영진이

마치 6인용 자전거로 행진한 척합니다.

 

 


기념사진을 위해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참, 저 뒤에 역시 평화수감자였던 승규씨 역시 자전거 행진에 결합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 앞에는 있었으나 도보로 행진하였습니다.

대단한 체력과 고집입니다.

 

 

여기에 10명도 안되는 인원을 추가하면 딱 자전거 행진을 한 사람들이 됩니다.

표정이 맘에 안드신다며 전문사진작가(토리)님이 표정연출을 지시합니다.

 

 

비싸보이는 카메라에 대한 깊은 신뢰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하지만 결국 손만 올린 셈입니다.

 

 

전문사진작가님의 연출에 갑자기 예술의 혼에 불탄 이들이

창살에 갇힌 평화수감자의 절박한 심정을 연기합니다.

참으로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장면입니다.

내년에도 평화수감자의 날에 참여해야겠습니다.

(그런데 날이 추우면 페달은 다르게 밟아야겠습니다.)

 

 

자전거를 트럭에 태워보내는 중에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평화수감자의 날 오프닝은 길바닥 평화행동에서 맡아주었습니다.

돕은 지난번 진보넷 후원주점에서 부르지만 말고 찾아오기도 하라고 당부하였습니다.

그런데 목요일은 늘 바쁩니다.

늘 행사 때 와서 노래불러주고 분위기 띄워주는 것에 늘~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같이 하기로 한 돕이 바빠서 회의에 못오더라도 말이죠....

 

 

쏭님이 기타와 자전거라는 노래를 부르며 직접 자전거 앰프를 돌립니다.

막강체력이십니다.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군요.

 

 

오른쪽 사진 밑에 나오신 분은 드럼서클의 나모리(이전 이름 꽁지머리)님이십니다.

제작년 평화수감자의 날에도 저렇게 잼베를 빌려주시었는데,

분위기 짱입니다.

사람들이 점점 모여듭니다.

길바닥밴드도 멋지고, 잼베도 재밌어보이니 사람들이 흥겨워합니다.

 

그런데 아뿔싸....

사람들은 이게 무슨 행사인지는 알고나 있을까요???

 

 

암튼 자전거 발전기가 돌아가고, 노래는 이어지고,

 분위기는 무르익어갑니다.

 

 

 

큰 플랭카드는 없어도 자전거행진단의 등짝에는 저런 글귀가 있습니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보았을 겁니다.

 

 

보컬하시는 분 신났습니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루드의 상상력 말고, 루드 뺀 상상력이 온다고 회의 때 얘기했었는데,

다른 상상력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자 마자 사람들이 빠집니다.

사회자는 작년 이맘때는 평화수감자였던 경수입니다.

올여름에 이길준 농성 때부터 아랫집의 대세의 자리를 유지하고 계십니다.

그 많은 촛불들 어르고 달래며 농성을 조용히 마무리하게 해준 경비대장이십니다.

아침은 남몰래 기린언어 수제자로 임명하려했다가 제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가 아무도 몰래 제명했다나 뭐래나....

 

 

역대 한국에서의 평화수감자의 날 행사 중 적은 인원이 참가했지만

뉴페이스는 있습니다.

자전거행진에 참여하신 분이 오늘의 소감을 말씀해주십니다.

 

 

아랫집의 실세 여옥이 평화수감자들의 면회투어 다녀온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많이 하고 싶었으나 다하지 못했습니다.

*&^##^&*들이 #$%^$#보다 끝발이 좋은가 봅니다.

그래도 손도 만져보고 쫌만 친했으면 머리도 쓰다듬을 수 있는 특별면회를 해보았었더랬지요...

 

 

저 뒤로 썰물처럼 빠져나간 사람들 ㅠㅠ

전문사진작가님의 연출에 의해 또다시 자전거 발전기를 돌리며 연기혼을 불사르는 아침입니다.

'제발 석방해주세요~ 네?'

라는 표정을 주문하신듯한데,

못알아듣고

('아직 길준씨하고 술도 못먹어봐서 편지쓰기 뻘쭘해요. 일단 불구속으로 재판하라구욧!')

라는 표정이 나와버렸습니다.

 

 

평화캠프 이후 아랫집의 대세가 될 뻔하다 자주 등장하지 못한 이유로 대세 후보에 머물고 있는 상우의 평화시 낭독입니다.

받들어 꽃!

이라는 곽재구님의 시를 낭송하고 있습니다.

 

받들어 꽃 -곽재구

국군의 날 행사가 끝나고
아이들이 아파트 입구에 모여
전쟁놀이를 한다
장난감 비행기 전차 항공모함
아이들은 저희들 나이보다 많은 수의
장난감 무기들은 횡대로 늘어놓고
에잇 기관총 받아라 끝내는 좋다 원자폭탄 받아라
무서운 줄 모르고
서로가 침략자가 되어 전쟁놀이를 한다
한참 그렇게 바라보고 서 있으니
아뿔사 힘이 센 304호실 아이가
303호실 아이의 탱크를 짓누르고
짓눌린 303호실 아이가 기관총을 들고
부동자세로 받들어 총을 한다
아이들 전쟁의 클라이막스가
받들어 총에 있음을 우리가 알지 못했듯이
아버지의 슬픔의 클라이막스가
받들어 총에 있음을 아이들은 알지 못한다
떠들면서 따라오는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과 학용품 한 아름을 골라주며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 앞에서
나는 얘기했다
아름답고 힘있는 것은 총이 아니란다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과 별과
나무와 바람과 새 그리고
우리들 사이에서 늘 피어나는
한 송이 화단에 피어난 과꽃
한 송이를 꺾어들며 나는 조용히 얘기했다
그리고는 그 꽃을 향하여
낮고 튼튼한 목소리로
받들어 꽃
하고 경례를 했다
받들어 꽃 받들어 꽃 받들어 꽃

시키지도 않은 아이들의 경례소리가
과꽃이 지는 아파트 단지를 쩌렁쩌렁 흔들었다

 

다음은 사회자가 팬이란 이유로 지목당해서 노래를 부르게 된 고동의 노래공연이 이어집니다.

국방부 앞까지 피켓 등을 옮기면서 물어보았습니다.

'혹시 오늘 노래부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들어봤어?'

'응? 아니! 회의록엔 올라있는데 말을 안해서...'

'사회자가 시킬 것 같아, 각오해 두는게 좋을거야...'

'....(음...그렇군)'

 

 

 

 

고동이 돕의 '아무 것도 아닌 일'을 부릅니다.

나모리 선생의 잼베를 빌리는 날이면 비가 왔습니다.

2006년 평화수감자의 날에도, 2007년 병역거부자의 날에도 비가 왔습니다.

이번에도 와주시면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했습니다.

그래도 걱정하지 말고, 와주면 분위기 와방 살겠다고 그것만 신경썼습니다.

그런데....

비는 이날 새벽에 내릴 뻔하다가 안온 모양이고,

날이 맑더니만....

고동이 노래하는데

눈이 잠깐 내렸습니다.

설마 눈일까 했는데.... 정말로 눈이었습니다.

눈.

아무 것도 아닌 일입니다.

 

 

기분 좋아진 전문사진작가(토리)님의 작품입니다.

(이건 아닌가???)

 

 

조은이 친구 길준에게 쓴 편지를 낭독합니다.

우리는 모두 보았습니다.

조은이 지난 번 포스팅에서 행사 직전에 6인용 자전거에 올라 무언가를 적는 모습을....

어쩌면 조은은 이미 쓴 것에 대해 끊어읽기라던가, 강세를 적어두었을런지도 모릅니다.

조은은 정말로 감옥에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4차원인데 감옥에서 다른 차원으로 이동해버리면 큰일입니다.

 

 

 

 

그 다음으로 용석이 대체복무제도 촉구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뭐라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남은 순서에 대한 기대감으로 벅차 있었드랬습니다.

 

 

남은 순서는

바로바로바로

 

평화의 박터트리기입니다.

 

 

과연 만들 수 있을까,

어디에 매다나,

뭐라고 써야하나,

 

등을 놓고 고민하게 한 그 박입니다.

평화수감자였던 용석이 저 박을 만들 풀을 직접 만들겠다고 했다가

고생만 하고 결국 500원인가 1000원인가 주고 지물포에서 풀을 사왔습니다.

 

아무튼.

평화수감자를 구출한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청군백군 가리지 않고 오재미를 던집니다.

 

 

그런데...

중간에 터져버릴까봐...

열심히 풀칠한 박은 전혀 열릴 생각이 없습니다.

이를 어쩝니까...

그렇다고 포기할 우리가 아닙니다.

박을 꼭 오재미로만 터트려야 하는건 아닙니다.

 

다른 조치를 취하고, 또 하고, 또 하고....

결국

 

 

 

박이 열리고 종이조각들과

경축

 

이란 글씨가 보입니다.

 

참으로 감격스럽습니다.

평화수감자가 석방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함께할 예정입니다. 당신도?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이 사는 모 활동가가 6가지 이상의 글씨체를 뽑은 후에 고른 글씨체를

그대로 흉내내어 그렸습니다.

(소문에는 궁서체로 '프리즌 브레이크'라고 쓰려고 했었다던데....)

석방이란 글씨에는 반짝이 풀까지 발랐지요.

 

박에 담겨있던 신문지 조각들 줍느라 고생했지만,

나름 보람있었겠지요?

 

그런데!

이게 마지막이 아닙니다.

 

 

 

원래는 작은 문화제를 하면서 동시진행하려다가

추위에 기억력을 얼려버려 못한

아나바다 장터!

그걸 잠시 했습니다.

질 좋은 가방과 옷이 단돈 만원.

편리한 컵과 필독서 책과 재미난 dvd까지 있었지만

가방과 옷과 컵만 팔렸네요.

몇몇은 준비하다말고 미리 가방을 사버렸다는....

 

아무튼 이렇게 2008년 평화수감자의 날은 마무리됩니다.

내년에는 평화수감자가 없어서 겨울에 놀러갈 궁리만 하거나 다른 행사를 구경가거나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이번 포스팅의 모든 사진은 전문사진작가 토리(박김형준)가 수고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마구 올리라고 보내준줄로 믿고 걍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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