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2014-1>

그린비출판사의 경영 의혹에 대해 이제 유재건 주주가 답해야 합니다!

 

 

지난 10월에 시작된 임금협상이 4차례의 교섭 만에 중단됐습니다. 교섭 중단의 사유에는 노사 간 임금인상안의 차이도 있었지만, 가장 주된 이유로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그린비출판사의 경영 의혹이 있었습니다. 현재 그린비출판사 노사갈등의 쟁점은 전 대표이사이자 현재 그린비출판사의 모든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유재건 엑스플렉스 대표의 행보를 둘러싸고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퇴사한 직원들이 설립한 회사에 그린비출판사의 사업 결과물을 매도하고 사무실 임대료를 빌려 주기도 했던 유재건 주주는 올해 초 같은 출판업계에 엑스플렉스와 그 자회사인 엑스북스를 창업했습니다. 또한 2013년도 그린비출판사의 배당 가능한 당기순이익과 대표이사 급여를 모두 가져갔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경영상의 의혹과 노사갈등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한 명의 소유주 아래 두 개의 출판업체

한 명의 소유주 아래 두 개의 출판업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현재 그린비출판사 노사갈등의 주요 쟁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회사의 경영에 의혹을 가지고 문제 제기를 한 것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입니다. 2012년 회사에서 촉발된 노사 갈등 이후 퇴사한 직원들을 주축으로 하여 동종 업계 내에 새로운 회사들이 설립되었습니다. 노조도 일찍부터 이를 알고 있었으나 이 사실을 회사나 외부에 알리는 데에는 조심스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대표이사(유재건 주주)가 직원들이 모르게 그중 한 업체의 사업을 상당 수준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동영상 파일 매도 증서 및 사무실 보증금 입출금 내역 확보).

2013년 10월, 노조로부터 사업 매각 및 겸업 의혹 제기를 받고 있던 유재건 전 대표이사가 갑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했고, 당시 부장 직에 있던 두 명의 직원이 각자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노조의 문제 제기로 경영 의혹의 대상으로 부각되었던 업체의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었으며, 유재건 주주는 2013년도 당기순이익의 대부분(법적으로 배당 가능한 거의 모든 부분)을 현금배당해 갔음이 확인되었습니다. 그후 유재건 주주가 대표로 등록된 엑스플렉스가 공식 설립되었습니다.

작년 이후 그린비출판사에는 경영 부재 상태가 지속되어 왔습니다. 두 명의 대표이사는 사내에서 어떠한 회의나 업무상 소통도 추진하지 않은 채 이유를 알 수 없는 외근을 계속하며 자리를 비우고, 직원들이 회사의 경영에 대해 불안과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정황을 만들어 왔습니다. 새로운 경영진이 지속해서 ‘매출 위기’와 ‘현금성 자산의 부족’을 논하고 2~3년 후에 부도성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역설하는 시점에, 유재건 주주가 어떠한 경영적 투자나 비전도 없이 2013년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해 간 것입니다. 유재건 주주의 배당과 새로운 출판사 설립은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그린비출판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경영 의혹과 고용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경영쇄신’이라는 이름의 부당노동행위성 노동조건 후퇴와 주주의 개입 의혹

임금협상 중단 이후 회사는 오히려 매출하락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묻겠다는 듯 “경영쇄신”의 명목으로 업무 통제를 강화하는 지시들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업무기강을 바로 세우겠다며 갑작스럽게 새로운 팀장 발령을 내려 편집부 팀 체제를 개편하고, “임금체계 변경 시 반드시 조합과 합의”해야 한다는 단체협약의 내용이 있음에도 ‘직급수당은 노사 간에 합의가 필요한 성격의 수당이 아니’라는 이해할 수 없는 근거를 들며, 직급수당을 신설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밀어붙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기존 관행을 무시한 채 연차 사용 요건을 제한해 요건을 충족하지 않을 경우 무단결근 처리하여 주휴수당을 포함해 2일치의 임금을 깎겠다는 등의 근태관리지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질의서 참조). 명목상으로는 업무지시와 근태관리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노사 ‘합의’의 대상으로 규정된 단체협약의 내용을 위반한 부당노동행위성 지침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무관리 변동에 이어 회사에는 12월 1일자로 ‘경영쇄신’을 명분으로 하여 새로운 대표이사가 외부에서 영입되었습니다. 지난 주 수요일 회사의 공지로 알게 된 사실이고, 이로써 그린비출판사는 13명의 직원과 3명의 이사로 구성된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미 작년 10월에 갑작스러운 대표이사직 변동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여 만에 두 번의 대표이사직 변동이 있는 것으로, 이는 경영상의 혼란을 초래하며 주주의 경영 개입 의도를 짐작하게 하는 사실들입니다.

직원들은 업무량을 감당할 수 없어 외주 작업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쇄신을 목표로 외부 인사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영입하는 것이 회사의 경영 위기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지 지금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임금협상 중단 이후 회사가 단체협약을 위반하면서까지 통보했던 팀장 직급수당과 더불어 새로운 대표이사 영입으로 증가할 인건비 부담은 그동안 경영진이 주장해 온 매출 위기 및 낮은 임금안과도 명백히 상충되는 것입니다.

회사는 임금협상 시작부터 줄곧 ‘매출하락’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업무를 ‘타이트’하게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도 이익잉여분을 어떻게 처분했는지 노조가 오해 없이 알 수 있도록 자료로 제공해 달라는 공문에는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임금 교섭에서 노조는 회사가 책임 있는 경영에 대해 노조와 합의할 수 있다면 임금인상 자체는 어느 정도 물러설 수 있음을 강조했음에도, 회사는 경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전면 거부로 일관했습니다. 이와 같은 그린비출판사 노사 갈등의 진정한 해결은 노동자를 억압하고 통제함으로써 복종시키는 것이 아니라 경영진 및 주주가 노조의 문제 제기에 책임 있게 답하고, 경영을 정상화함으로써만 가능할 것입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위에 서술한 노사갈등의 쟁점은 유재건 주주의 강력한 경영 개입과 엑스플렉스의 설립으로 나타나는 경영 의혹에 있습니다. 따라서 분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그린비출판사는 경영투명성을 확립하고 성실하게 임금 교섭에 응해야 합니다!

하나, 한 명의 소유주 아래 두 개의 출판사가 존재해 경영 의혹과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영진의 경영적 책임과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할 노사합의문을 작성해야 합니다!

하나, 단체협약 위반을 감행한 일방적 근로조건 후퇴는 즉각 철회되어야 합니다!

하나, 부당한 경영 개입 의혹에 대해 유재건 주주가 답해야 합니다!

 

이 요구안의 배경과 세부 내용을 보충하기 위해 유재건 주주에게 보내는 질의서 역시 공개합니다(http://blog.jinbo.net/gblu/19). 그린비출판사 주주와 경영진의 책임 있는 태도를 기대하며 인문사회과학 출판사로서의 올바른 출판정신과 노사문화가 확립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4년 12월 1일

언론노조 그린비출판사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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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1 17:27 2014/12/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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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들레홀씨 2014/12/03 18:4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지지합니다.

    • 그린비 분회 2014/12/04 09:55 고유주소 고치기

      안녕하세요, 민들레홀씨 님^^ 지지한다는 말씀에 힘이 납니다. 저희 문제에 관심 가져 주시고 지지 표명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으로의 진행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 야생초 2014/12/05 10:48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화이팅 그린비 분회

  3. 순진한양 2014/12/17 14:0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안탑깝습니다. 한 때 인생의 즐거움이었던 그린비였는데...
    힘들 내시기바랍니다.

    • 그린비 분회 2015/01/02 10:11 고유주소 고치기

      안녕하세요, '순진한양'님. 회사 블로그 등 통해 관심 가져 주신 것에 더해 노사 간 문제에도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노사 간에 갈등과 쟁점이 첨예하기는 하지만, 최근 해결의 실마리가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연대해 주시는 분들이 보내 주신 힘을 받아 잘 풀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 이석운 2014/12/22 19:2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불편한진실
    그것은 감추어지지않습니다.
    힘내세요^^

    • 그린비 분회 2015/01/02 10:14 고유주소 고치기

      안녕하세요, 이석운 님. 연대 메시지 감사합니다.^^ 네 말씀 주신 대로, 감출수록 문제는 많이 곪고 더 아파지더라고요. 최근 저희 사업장뿐 아니라 많은 사업장에서 여러 문제들이 많이 떠오르고 있는데요. 건강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잘 싸워 가겠습니다.

  5. 김헌주 2014/12/27 15:0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앞줄에 앉은 그린비출판사 동지드을 보고 검색해서 블로그에 들어와봤심다 힘내십시요!
    -쌍차연대의 현장에서

    • 그린비 분회 2015/01/02 10:17 고유주소 고치기

      안녕하세요, 김헌주 님. 쌍코피 연대에서 저희 뒷자리에 계셨군요. 덕분에 뒤가 따뜻했던 것도 같습니다.^^ㅋ 노조를 만들고 투쟁하면서 연대의 의미를 알아 가고 있습니다. 연대 간 덕분에, 이렇게 저희 문제도 간접적으로나마 알리게 되고, 헌주 님과 인연 맺게 되어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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