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국인 연주자가 독일의 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Bb 장조, KV595>를 연습하면서 현악기를 향해 이렇게 외친 적이 있습니다. "신사 여러분, '돌체'로 연주하세요! 돌체는 감미롭다는 말이죠."(40년 전만 해도 오케스트라에는 남성 단원들 밖에 없었답니다.) 또 어떤 유명한 연주자는 베토벤의 '돌체'를 마주하고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해 하기도 했지요. "대체 이게 무슨 뜻이지?" 이런 질문을 던진 사람이 그 하나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감미롭게(süß)'라는 표현으로는 무언가 한참 부족한 점이 있지요. 이탈리아어의 의미를 살려 '섬세하게(zart)라는 단어를 선택한다면, 본질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베토벤의 음악을 연주할 때에도 따스함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을 살려야 합니다. 에스프레시보(espressivo)가 외부를 향한 것이라면 돌체는 내면을 향한 것입니다. '마음에서 우러나는(innig)'이란 표현이 돌체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것처럼 보이는군. '내면적 섬세함을 살려(zartinnig)'가 그나마 가장 적확한 표현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느껴지는 떨떠름한 맛을 떨쳐낼 수는 없지만요. 따스함, 섬세함, 내면성은 베포벤 음악의 서정적인 면모를 구성하는 주요한 특성들입니다. 이를 자세히 눈여겨보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인 듯합니다."(알프레드 브렌델, <피아노를 듣는 시간>, 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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