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20대 끝무렵에 산 모양이다. <그렇소 나는 사회주의자요>, 이 책은 인민노련 시절 파업 노동자들이 법정에서 진술한 최후 변론을 묶은 책이다. 아직도 집 책꽂이 한쪽에 꽂혀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인민노련을 싫어하기 때문에 읽지 않는다고 하는 말을 들은 기억도 난다.

이 책은 여전히 눈물을 흘리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런 말이 있다. "재판장님, 버스 타고 출근하는 노동자가 양보해야 합니까, 그랜저 타고 출근하는 사장이 양보해야 합니까? 퇴근 후 공장 앞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시는 노동자가 양보해야 합니까, 룸살롱에서 양주 마시는 사장이 양보해야 합니까?" 물론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내용이었는데, 그때는 계속 글을 읽기가 힘들었다.

 

“책 안 읽는 게 문제? 읽을 수 있는 책 못 만들어 문제

한겨레신문/

출판인회의 새 회장 된 윤철호 사회평론 대표 인터뷰

이런 게 운명일까. 법정(1989년 인민노련 사건)에서 “그렇소 나는 사회주의자요”라고 외쳤던 청년은 노동운동의 연장선으로 출판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십수억원의 빚을 지게 됐다. 빚을 갚으려 ‘팔리는 책’(<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등)을 만들기 시작하더니, 출판 사업가로 성공했다. 그가 한국 출판계를 대표하는 2대 단체의 하나를 이끌게 됐다.

 

지난달 한국출판인회의(출판인회의) 새 회장이 된 윤철호(54·사진) 사회평론 대표는 “부회장을 3년 반이나 했으니 의무복무를 마쳤다고 생각하고 도망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임 박은주 회장(전 김영사 대표)의 갑작스런 유고 사태로 회장 권한 대행을 맡게 됐고 9대 회장이라는 중책을 ‘끝내’ 피하지 못했다. 80학번인 그가 회장이 됨으로써 1998년 김언호(70) 한길사 대표를 초대회장으로 출범한 출판인회의는 명실상부한 2세대 시대를 맞게 됐다. 430여 단행본 출판사들을 대표하는 출판인회의는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진흥원)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며 1인 시위까지 벌인 적이 있다. 출판산업을 지원할 정부기관은 없고 검열기관(간행물윤리위원회)만 있는 기형적인 현실을 바꿔보려고 진흥원을 만들자고 했던 건데, 초대 원장에 출판산업을 잘 모르는 인사가 ‘투척’되자 기대가 분노로 바뀌었던 것이다.

 

“진흥원 싸움을 하면서 정부 예산을 들여다 봤거든요. 전체 문화 예산은 한 해 몇십퍼센트씩 늘어나는데 출판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요. 출판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정부도 업계도 아무 생각이 없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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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8 15:28 2015/03/1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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