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갈무리 2015/02/16 18:35

매번 번역서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원래 글에 가장 가깝게 번역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역자가 제대로 읽고 이해해서 우리 글로 잘 풀어 번역하는 게 좋을까, 어떤 게 더 좋은가 하는 것이다. 문제는 학술서적의 경우 비전공자가 번역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고 이런 경우 역자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관련 서적을 읽고 논쟁적인 개념의 경우 역주를 통해 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건 좀 괜찮은 경우다.

역자는 자신이 번역하고 있는 책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번역하고 있는 책의 저자를 연구하여 학위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전공과 아주 관련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수동형을 능동형으로 바꾸어 번역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아주 좋다. 그런데 모든 문장을 이렇게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과도한 자신감으로 중요한 개념을 엉뚱하게 번역하기도 한다. 이건 너무나 위험하고 잘못된 자세다.

최악의 경우는 이런 경우다. 역자는 자신이 번역하고 있는 책에 대해서, 그리고 책의 저자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어떻게 번역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불문학이나 영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불어나 영어를 꽤 잘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내용 파악이 안 되니 개념이고 문장이고 뭐 제대로 번역 수가 없다. 간혹 부사나 형용사를 생략하고 번역하는 경우는 그래도 봐줄만 하다. 문장을 통째로 생략하면 문제가 심각해 진다. 아니 심각한 것보다 더 하다.

중요한 책인데 번역이 안 된 것보다 그나마 번역이라도 되었으니 낫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학술서 번역이 왜 이꼴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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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6 18:35 2015/02/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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