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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으로 알아듣기

요즘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자꾸 들으면 알아 듣게 된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주변에 온갖 영어를 하는 사람들과 뒤섞여 살다보니 각자 쓰는 영어를 알아듣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가장 쉬운 영어는 미국 백인 서부 사람이 하는 영어 혹은 영어를 아주 잘하는 북유럽사람의 영어. 그리고 이탈리아 사람들의 딱딱 끊어서 하는 영어.

그 외에는 전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먹기 도통 힘들었는데...이제 조금씩 들린다. 모든게 연음화되는 그리스 사람의 영어나, 독특한 억양과 발음의 남부 중국사람들의 영어, 비음이 많은 프랑스어 영향권 사람의 영어들이. 그것과 마찬가지로 나의 된장발음을 상대편도 이제 훨씬 쉽게 알아듣는 듯 하다.

그렇다 자꾸 들으면 익숙해져서 알아 듣게 된다. 자꾸 말하면 상대방도 알아듣게 된다. 원래 그게 언어니까.(사족으로 인도사람들은 언제나 -th-를 [t]로 발음한다. 그래도 모두 알아듣는다. 아!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다음 중 발음이 틀린 것은?'이란 문제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

그런데 아직 미국에 사는 흑인이 하는 영어는 못알아 듣겠다. 마치 다른 언어 같다. 하지만, 여기서 만난 한 선배의 이야기...'한 교포가 nail shop을 하는데 거의 전부 흑인이 단골이야. 그 사람이 하는 말이 흑인 말은 너무 잘 알아 듣겠다는거야. 미국 백인들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데...'  역시, 내가 흑인 말을 못알아 듣는 건, 흑인들이 말하는 걸 일주일에 한번씩 마켓에서만 집중해서 듣기 때문일꺼다.

역시, 자꾸 듣고 보면 언어는 알게 된다. 점점 생각하면 생각할 수 록 내가 공립학교에서 배웠던 영어교육이 가장 최악이란 걸 점점 더 느끼게 된다. 별로 먼 과거도 아닌데, 그 수많은 교육자들은 내가 지금 이 나이에 생각했던 것을 그 때 못했을까...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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