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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나는 다섯가지 중독에 빠져 있다. 사랑,술,담배,커피,일,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은 걸 참을 수가 없다.

술을 일주일 동안 먹지 않으면 꼭 먹으려고 정말정말 애써서 결국은 먹게 된다.

담배를 어쩌다 필 수 없게 되면 어떻게 하든지 담배 필 기회를 노린다.

커피를 피하려고 피하려고 노력해도 결국은 먹게 된다.

일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술,담배,커피를 하다가도 일이 생각난다.

 

근데, 한가지가 더 생겼다. 세탁물 건조기.

내가 사는 곳은 빨래를 빨아서 슬쩍 오후 시간에 걸어 놓기만 하면 금방 마를 정도로 햇살이 강하고 습기도 없다.

그런데, 빨래하러가면 세탁기 옆에 언제나 놓여있는 건조기.

그 건조기를 한 번 쓰고 나니 이제 더 이상 빨래를 널어놓지 않게 된다.

세탁한번하는데 1.75불, 건조는 1.5불.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에 오전에 빨래해서 옥상에

빨래 널어 놓고 네시간 정도 지나서 빨래를 걷었을때, 들고 있던 그 빨래에서 오는

까칠함과 향긋한 헹굼제 냄새가 무척이나 좋았는데....

이젠 기계에 넣고 삶아진 듯한 부드러운 빨래를 들고 냄새 맡으며 들고 온다.

빨래 건조하기에는 더 이상 좋은 기후가 없을 듯 한데(왜냐하면 비가 없으니 갑자기 빨래가

비에 젖을리가 없으니) 그래서 '이런 곳에서도 건조기를 써요?'라고 하면서 모든 곳에

건조기가 있는 것에 씁쓸해하다가 이제는 빨래하고 나서 건조기에 동전넣고는 정해진 시간 후에 들고와서 뽀송뽀송하고 건조제 전용세제를 넣은 후 나오는 향긋한 냄새에 기분 좋아하는 나.

 

이것은 중독이다.

 

빨래를 널고 말리고 보고 날리는 빨래를 즐거워해도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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