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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20
    2년 만에, 동해.(4)
    나은

2년 만에, 동해.

  • 등록일
    2009/03/20 02:19
  • 수정일
    2009/03/20 02:19

 

바다로 뻗어 나간 다리를 건너, 속초 영금정에서 바라 본 동해 바다.

서해와 남해와는 또 다른 느낌. 무엇보다도 끝없이 펼쳐진 듯한 그 느낌.

저 수평선 너머 무엇이 있을 지 알 수 없는 기분에 두렵기도 한 그 바다.

시원한 바닷 바람에 마음이 한없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2년 전, 답답한 마음에 시간에 쫓기며 경포대를 찾았다.

도착했을 땐 이미 해가 진 지 오래여서 앞은 캄캄하고 두려운 파도소리만이 가득했던 그 밤.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 닿을 수 없음에 대한 애통,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만났던 그 바다에

다시 가 보니 이제는 속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도 살짝 들었다.

 

한반도의 등줄기를 타고 북으로 북으로 달릴까,

내륙의 산줄기를 타 넘으며 동으로 달릴까,

수없이 계획만 하다가 끝내 떠나고 만 여행.

중간에 세 밤을 자고 크고 작은 고개를 넘어 무거운 허벅지와 무릎을 이끌고 당도한 바다는,

가 볼 만한 곳이었다.

 

중간에 만나는 사람들은, 종종 혼자 여행하면 심심하지 않냐고 묻는다.

 

하지만,

빠른 길 대신 둘러 가더라도 조용한 옛 길을 따라

묵묵히 땀 흘린 만큼만 앞으로 나가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내 몸의 정직한 반응을 느끼며 오히려 정신은 또렷해지고,

내가 원하는 것, 내가 가고자 하는 길, 조금은 선명해지는 기분에

바로 그 맛에, 나는 홀로 자전거로 여행한다.

 

 

 

굽이굽이 미시령 옛 길. 저 아래로 미시령터널이 생겨 차들은 그 길로 씽씽 달리고,

옛 길엔 종종 녹지 않은 눈과 바람 소리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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