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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마존이 한국에 옵니다. 이로써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과 원조 아마존이 만나게 되었죠. 쿠팡이 현재 하고 있는 많은 서비스들은 롤모델인 아마존에서 가져온 것들입니다. 대표적으로 빠른 배송이 있죠. 이 빠른 배송은 두 기업에게 성공을 안겨줬지만, 거기에는 불안정한 고용환경과 열악한 노동환경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환경개선을 위한 어떤 행동도 용납하고 있지 않죠. 사람들은 아마존의 한국진출로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하고 있는데요. 근데 아마존이 한국 진출을 발표한 한 달 전 아마존이 유럽의 노동/사회/환경 조직과 운동을 조직적으로 감시한 비밀 보고서들이 폭로되었습니다. 아마존의 한국 진출 축하하면서 비밀 보고서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유출된 보고서가 작성된 곳은 아마존의 Global Security Operations Center인데요. 세계 보안 운영 센터 정도로 직역하면 될까요? 좀 간지나네요. 근데 너무 기니까 보안센터라고 할게요. 이 아마존 보안센터가 작년 9월 "노동조합 조직화위협"을 추적할 수 있는 정보 분석가 채용 공고를 올립니다. 이 공고에는 제2외국어 우대 조건도 있었는데 힌디어, 스페인어, 아랍어, 프랑스어 그리고 한국어도 있었습니다. 아마존이 전 세계의 노동 조직 활동을 감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지자 실수였다며 공고를 삭제했죠.아마존 보안센터는 전직 군사 정보 분석가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의 노조 활동을 추적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안센터가 무슨 짓을 얼마나 했는지 영문기사로 13페이지가 나왔어요. 다 읽어본다고 너무 힘들었습니다….사라져주세요. 아마존… 일단 노동자 개인에 대한 광범위한 감시 사례가 매우.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노조 회의 참석여부. 노사 협상 과정. 절도사례 등을 각 지역 정보관들이 보안센터에 보고하면 보안센터가 이를 기반으로 각 물류창고의 위험수준(무시/낮음/중간/높음/심각)을 매겼고, 노동자들의 노조활동들도 굉장히 자세하게 보고 받았습니다.
사례1
사례2
이런 식으로 보고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성수기에는 더욱 광범위한 감시가 이루어졌습니다. 아마존의 성수기는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사이인데요. 성수기인 만큼 물량이 많아지고 노동자들이 많이 다치기 때문에 유럽의 아마존 노동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많이 진행되는 시기입니다. 아마존은 이 시기에 발생하는 아마존과 관련 있는 유럽의 모든 시위의 정보들, 날짜, 시간, 참가자 수 등등의 정리해서 “성수기 위험도 평가”라는 보고서를 만들어 시위나 파업을 감시했습니다.
유출된 보고서 중에 흥미로웠던 것은 아마존이 핑커톤이라는 탐정사무소와 계약을 진행했었다는 건데요. 핑커톤은 1850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탐정 사무소입니다. 전성기에는 미군보다 핑커톤의 스파이가 더 많았다는 유명 기업이죠. 현재 공식적으로는 경호업체 겸 사설 군사 업체이지만 파업 진압. 노조파괴 등등의 업무도 진행하는 다국적 용역업체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아마존은 이 핑커톤을 한 창고시설에 고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고가의 택배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을 뿐 물류창고 노동자들을 감시하려고 고용한 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의 아마존 플렉스 드라이버 모니터링에 이용했던 사이트가 발견되죠. 빼박 노동 감시였습니다. 저는 뭐가 이렇게 많이 유출 된 건지 이해가 안 가요. 계속 나와요. 뭐가… 아마존은 아마존 플렉스 드라이버들의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수십여곳을 모니터링하며 별도의 사이트를 통해 만들어 관리했는데요. 이 홈페이지에는 함부로 내용을 유출하지 말라는 경고문도 있었습니다. 유출되면 드라이버들과의 관계가 악화될 거라면서요. 현재 사이트는 폐쇄되었습니다.
근데 또!! 레코드라는 언론사가 아마존이 노조를 추적하는 기술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견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아마존이 투자한 지도 기반 위치 데이터 분석 툴은 40여 개의 사용 포인트가 있는데 그중 절반이 노조나 직원 문제에 관련된 거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노동조합의 자금 흐름. 지역 노조와 노동 그룹의 존재. 조직화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하네요.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해서 그만하고 싶지만 이번엔 시민단체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뭔가 자기들한테 위협이 될 거 같은 시민단체를 감시한 보고서도 많이 유출되었습니다. 도대체 왜 필요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시위의 경우에는 시위행진 경로를 구글 지도로 다운받아서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보고서 내용 중에는 프랑스의 노란 조끼 운동도 있었는데요. 보고서 유출을 제일 먼저 보도한 마더보드는 보안센터가 노란 조끼 시위의 정보를 얻기 위해 분석가들을 직접 프랑스로 보내서 감시했다는 내부 관계자 인터뷰를 합니다. 그리고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하네요. 좀 자세하긴 하죠
12월7일 파리 시위는 아마존 파업 노조와 노란조끼에 의해 계획되어 있다. 노란조끼 활동가들은 11시30분 Bercy에서 porte de Versailles via Austerlitz로 행진한다. 정확하진 않지만 노란조끼가 주최한 행진에 아마존 노조는 Montparnasse 부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다양한 환경운동 단체들을 아마존의 잠재적 위협으로 설정하고 감시했는데 (그린피스. 멸종 저항. 미래를 위한 금요일) 보고서에 따르면 그레타 툰베리의 청소년 주도 환경단체 Friday for Future는 젊은 세대에게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많은 사람을 빠르게 끌어들이고 있으며. 특히 2019년 툰베리의 세계 기후 파업 요청이 아마존 직원들이 아마존의 기후정책에 항의하는 파업을 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죠. 분석을 가장한 칭찬 타임이네요. 이에 대해 Fridays For Future는 "아마존이 (감시 같은) 의심스러운 행동을 정당화할 만큼 우리를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어 기쁘다. 라고 받아쳤다고 합니다.
이 모든 사례에 대해 보안센터에 외부 위협을 대비하기 위한 분석팀은 있지만, 감시의 목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의 아마존의 노동자들은 안전과 근무조건 개선을 보장하라고 싸우고 있습니다. 이에 아마존은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개선에 투자하는 대신 노조 설립을 막고 감시하는데 투자한거죠. 심지어 노조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운동까지 사찰했습니다. 노동자들을 개별화하고 파편화시키는 것은 아마존의 성공비결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조직적으로 감시를 했다는 사실이 처음 드러난거죠, 한 기업이 국가를 가리지 않고 자사 노동자, 노조, 사회시민운동을 광범위하게 감시한 유례없는 사건인 겁니다. 근데 과연 이게 유럽에 국한된 이야기일까요? 아마존의 목표는 전지구적인 감시망 구축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위협 통제를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죠. 그리고 당연히 진출에 간을 보고 있는 우리나라도 대상이겠죠. 지금은 11번가와 손을 잡고 우회적으로 진출했지만 이익과 위협을 비교한 뒤 감당할만하면 직접적으로 한국에 들어올 수도 있겠죠. 근데 별로 기대는 안 되네요. 지금까지 따오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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