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일과 건강 통권20호를 읽으며

  오랜만에 문득 김실장 생각을 했는데 우편함에 <꿈틀>이 와 있다. 김실장은 잘 있을까?  이제는 일과 건강으로 제호가 바뀐 잡지는 읽기 쉽게 잘 만들었다. 곳곳에서 김실장의 푸근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내 생각은 노동안전보건이라면 현장에서 안락한 작업환경과 노동자들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예방적 차원에서 스트레칭이나 하는 협소한 것이었는데 노동안전보건내용이 구조조정과 맞서 싸울 수 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칠 때, 이건 아마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고 거짓된 역사라는 걸 알게 되었던 그 시절과 마찬가지 충격에 휩싸였다.

 

 노동조합내에서 일상적 현장조직사업과 조합원을 대상으로 대중사업을 상시적으로 진행하면서 노동조합의 힘을 더욱 큰 덩어리로 만들어 갈 수 있으며, 노동조합 간부들과 조합원들의 신뢰 폭은 더 커지면서 현장을, 정말 살아 숨쉬는 현장으로 만들수 있는 대/단/한 무기중의 하나다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

 

  나도 그 글을 읽으면서 세월이 흘러도 내 오래된 질문에 진도가 별로 나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o  이 작은 책에는 "조합원 건강과 안전위한 산안활동, 무기로 이용되어서는 안 돼"라는 기사와 "살아숨쉬는 현장을 만들 수 있는 무기 '노동안전보건'"이라는 기사가 나란히 실려 있다. 노동보건은 대단한 투쟁의 무기인가? 아니면 건강 그 자체가 목표가 되는 것이 옳은가?

 

 o  노동보건을 무기로 싸우면 현장에 신뢰가 넘치고 살아 숨쉴 것인가? 낙인과 분열의 위험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내 보기엔 참 어려운 문제인데. 예를 들면 이렇다.

 

       -  환자가 발생하면 그 자리에 인원충원이 늦어지거나 안되는 경우 동료들의 노동강도가 심해지기 때문에 말이 날 수 있다. 산재환자에 대한 평소 동료들의 평가에 따라 그 산재요양승인 건에 대한 태도도 달라진다. 그런데 산재가 나기까지 아픈 것을 참고 일하다보면 평소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겠는가? 불행히도  근골격계 환자들은 동료들 사이에 별로 평판이 좋지 못한 것을 고민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 작업환경 개선은 어떨까? 옆 공정에서 날아오는 용접작업흄 때문에 여름에 선풍기를 틀어도 되네 안되네 수년째 다툼이 있어도 그 작업개선을 위한 투쟁은 없는 현장을 보면서 안타까왔던 적도 있다.  

 

   - 작업환경 개선은 종종 노동자들을 불편하게 한다. 예를 들면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 어떤 장비를 격리시키면 작업자들의 노동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 귀를 보호할 것인가 근골격계를 보호할 것인가 이런 종류의 선택에 대한 해당 작업자들의 의견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제3자의 눈으로 볼 때 노동보건이 조합활동의 영역을 확대하고 조합원의 이익을 도모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노동보건을 무기로 싸울 땐 낙인과 분열의 위험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