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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외세에 맞서는 독립투사가 되다.

이제 정말 '국민'들은 두 다리 뻗고 편안하게 잠자도 되겠다. 외세로부터 '조국'을 지키는 일은 국군들만 하는 줄 알았더니, 더 믿을만한 이들이 숨어 있었다. 이제 외세의 침략은 재벌들이 막는다. 하지만 <지구를 지켜라>만큼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내 탓은 아니다. 재벌들이 유머까지 갖추기를 기대하는 건 아직 무리니까. 지금 그들은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맞서느라고 여념이 없다.

 

공정위는 한국 경제를 위한 공정위지 공정위를 위한 공정위가 아니기 때문이오. 반면 나의 초조는 외자에 의한 국내 기업 초토화에 있소이다. 그러니까 한국 경제의 초미의 현안이-이를 테면 주적이-바뀌었다는 생각이고, 80년대의 풋내 나는 도식을 빌리면 반자본의 피디(PD)에서 반외세의 엔엘(NL)로 '변절한' 것이지요. 재벌의 버릇은 고쳐야 하지만 한층 더 절박한 숙제가 우리 기업을 지키는 일이란 말이지요. 그런데도 K형은 여전히 재벌을 탓하고 나는 외자를 걱정하다면, 당신이 보수가 되고 내가 개혁이 되는 셈이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를 빌려 우리 조금씩 생각을 바꿔보기로 합시다. 나의 변절이야 주석의 안주감이지만, 나라 경제를 위한 K위원장의 변절은(?) 얼마나 근사한(!) 일이겠소. 정운영 논설위원

 

굳이 전체를 읽어보시겠다면 여기로 이 애절한 이야기를 못믿는 의심 많은 이들을 위해서는, 이정환닷컴의 투기자본 핑계로 재벌 싸고도는 조선일보의 억지가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

2004/12/08 11:15 2004/12/08 11:15
3 댓글
  1. Profintern 2004/12/12 03:59

    고종석이 일전에 정운영의 90년대 초반 글들에 대해서도 싸늘한 평가를 내렸을때 뭐 그럴꺼까지야 있담 하고 생각했었더랬습니다. 제 자신이 정운영의 세례를(내용인지 그 풍모인지 모르겠지만)받았던 탓도 크겠죠. 중앙일보에서 글 쓰면서 가끔은 날카롭게 쓰길래 썩어도 준치라니까 하고 평가했는데 정말 갈 때까지 가나 봅니다. 홍석현이 정운영을 그렇게 잘 모신다는데 하는 말들을 듣고 있는데요. 한신에서 버텼던지 아니면 김수행 선생이 아니라 정운영이 관악에 임용됐더라면 두 사람의 행보가 또 달라졌을 수도 있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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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rofintern 2004/12/12 04:00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밥 못먹고 사는 것도 아닐테고 그 정도 나이에 한 자리의 미련을 갖고 있는것도 아닐텐데 무엇이 그 사람을 저렇게 만들었을까요? '동지'들이 좀 압박들을 계속 하고 긴장감을 줬어야 하는건 아닌가 하는 헛된 생각까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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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arishin 2004/12/12 19:36

    스스로 밝힌 가시적 계기는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였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맑시스트에서 민족경제학자로 바뀌었다나... 그런데 민족경제=재벌까지 가면, 일말의 미련도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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