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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새로운 파시스트들

유리 프라사드(Yuri Prasad)

<소셜리스트 리뷰> 2001년 5월호

원 제목 = (EUROPE'S NEW FASCISTS)

 

2001년 5월 당시 이탈리아 선거에서 극우 파시스트들이 승리할 조짐을 보이던 때,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에서 활동하는 파시스트 정당들의 전략을 분석했습니다. 진보세력은 유럽의 극우파의 파시스트적 본질을 폭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류석원님께서 번역해주신 것입니다.


 

 

이탈리아 선거에서 극우파가 승리할 조짐이 어렴풋이 보이고 있다. 유리 프라사드(Yuri Prasad)는 유럽에서의 파시즘의 위험성과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는 그들의 문제점들에 주목하고 있다.

 

'민중의 경제 - 예!, 세계화 - 아니오!' 이것은 시애틀이나 프라하의 시위에서나 나왔을법한 슬로건이건만 그렇지 않다. 그것들은 독일의 민족민주당(National Democratic Party, NPD)의 강령에 있는 몇 가지 슬로건들이다. 민족민주당은 고양되고 있는 정치적 양극화와 반자본가적 정서에 호응하려는 파시스트 정당이다. 앞의 것에는 이민자들을 기생충들로 공격하고, 뒤의 것에는 기업주들을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존재로 각각 공격하고 있다. 민족민주당의 변호사이자 '이론가'인 호르스트 말러(Horst Mahler)는 인도 출신의 정보기술 전문가들을 고용하려는 정부에 대한 자기 당의 반대를 언급하면서, "사적 이윤의 카르텔은 국가를 통제하면서 인민들을 배반해왔다"고 말한다. 사장들은 독일인들을 자르고 ‘외국인들을’ 쓰면서 부를 불리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민족민주당과 더불어, 독일민족당(German People's Union, DVU)과 공화당 (Republikaner Party)과 같은 다른 극우정당들도 '4백만의 이민자들을 돌려보내고, 4백만명에게 실업수당을 박탈하라'라는 단순한 이민자 반대 주장을 펴고 있다. 이는 히틀러 나치당의 주장과 오싹할 정도로 유사한 슬로건이다.

 

현재 파시스트들의 성장 계획은 두가지 방향의 접근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파시스트들은 밑 바닥에 있는 절망적인 사람들의 대부분과 연계해야 한다. 미래의 기회가 보이지 않는 십대들과 장기 실업자들이다. 이들에게 파시스트들은 그들의 거친 얼굴을 내민다. 이민자들, 소수자들, 그리고 집 없는 이들에 대한 공격을 조직하는 이 거리의 깡패들은 자신들이 '민족해방구'라고 부르는 것을 창출하려 시도하며, 힘 없는 자들에게 권력의식을 제공한다. 독일에서 지난해동안 '극우파의 공격'은 1만5951건으로 59%나 상승했으며, 이는 2차대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하는 것이었다. 최악의 공격들 중에는 동부 도시 데사우(Dessau)의 한 공원에서 스킨헤드족들이 한 모잠비크인 계약직 노동자를 구타하여 살해한 사건과, 네 명의 자칭 파시스트들이 집 없는 사람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둘째, 이 나치들은 민주적 과정에서 그 '체통'을 지키려고 한다. 선거를 통해 그들은 대중운동을 이룰 수 있는 대중적 지지의 기반을 세우고자 한다. 그들은 경제 위기로 도출된 불안과 두려움을 이용하고, 중소 기업가와 환멸을 느낀 '전문가'들을 목표로 삼아 그들의 냉소주의와 사소한 편견들을 동원하려고 한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극우파의 성장에 중요한 걸림돌 하나는, 그들이 1930년대 나치의 재판임이 쉽게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번영을 누리는 뒤셀도르프(Dusseldorf)에서 있었던 유대교회 폭발사고는 민족민주당을 금지시키라는 대중적 요구로 발전한 분노의 물결을 불러일으켰다. 수백명의 나치들을 수천명의 반나치들이 압도하면서 신문에는 나치 반대 행진과 집회가 정기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인종주의 공격에 대해 광범한 격분은 곧 '나치들'이 '체통'이라는 탈을 잃어버리고 최근의 선거에서 나쁜 결과를 얻는 것으로 귀결되게 했다. 올해 3월에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urttemberg)에서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은 지방의회에 의석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5% 득표에 실패했다.

 

구 동독 지역에서의 '나치' 지지 투표는 훨씬 늘었으며 폭력은 더 일상화하고 있다. 브란덴부르크에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젊은 남성의 76%는 그들이 '유태인 친구를 사귀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답했다. 불행한 사실은, '나치들'이 더 고립될수록 그들은 혼란스러워진 자신들의 지지자들한테 '체통'보다는 '직접 행동'에 나서도록 충동질한다는 점이다. 반면에, 주류 우파인 기독민주당(CDU)은 '독일인의 자부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캠페인을 벌임으로써, 인종주의자들의 표를 끌어오려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

 

손 더럽히기 (Gettings their hands dirty)

오스트리아에서는 '나치들'이 체통을 얻을 통로를 찾은 것으로 보여졌다. 1999년 총선에서 외르크 하이더(Joerg Haider)의 자유당(Freedom Party, FPO)은 연정에 참여하기 충분한 27%의 득표율을 획득 하였다. 하이더는 스스로를 철저히 근대적인 정치인으로 표현했으나, 자신을 파시스트 우파와 연결짓는 발언을 수없이 했다. 그의 당은 최근 비엔나 지방선거에서 이민 반대를 정강으로 채택하고 선거에 임했다.

 

자유당은 2차대전 종전 이후 오스트리아를 통치했던 두 당이 오스트리아 국민들의 이익에 반하여 행동하는 것을 비난하고 공격함으로써 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자유당은 늘 스스로 깨끗한 두 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제 그 당의 정책들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자유당내 지방경찰청장과 자유당 반대자들의 주소 목록과 관련된 정치적 부패 스캔들은, 점잖은 척하는 그들의 허울을 없애는 데 일조했다. 반 유태인 발언과 이민자들에 대한 언어적 공격들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면서, 아무도 자유당의 인종주의를 의심하지 않게 됐다. 지난달 하이더는 오스트리아의 유태인 공동체 지도자를 '불결하다'고 비난했다. 이것은 왕성한 반파시스트 운동을 불러왔다. 그리고 경제 위기에 대처하는 연립정부의 방법은 세금을 올리면서도 복지제도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매우 나쁜 평판을 가져왔고, 자유당이 '보통의 오스트리아 사람'을 옹호한다는 주장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비엔나 선거에서 자유당 지지도는 20%를 약간 웃돌 정도로 크게 떨어졌고, 하이더의 인종주의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한 녹색당의 지지도는 12%가 넘을 만큼 상승했다.

 

1995년에 장 마리 르 펜(Jean-Marie Le Pen)이 이끄는 프랑스 국민전선(Front National, FN)은 유럽 극우파 최고의 희망이었다. 지난번, 프랑스 유권자들이 3만명 이상 거주 지역의 시장들을 선출했을 때, 국민전선은 보결선거에서 차지한 한 곳을 포함해 지중해 인근 심장부의 세 시청을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약진했다. (당선된 세 도시는 인구 20만명의 남부 군항 툴롱과 인구 10만의 오랑쥬, 마리냥 등 세 곳이었다. 당시까지 국민전선은 단 한번도 4천명 이상 거주하는 지역에서 승리한 적이 없었다. - 한국일보 1995년 6월 20일치 10면 : 옮긴이). 많은 해설가들은 주류 우파 정당들과 지역내 연합을 이룬 국민전선의 능력은, 이제 그들이 영구적인 정치체가 되었음을 뜻한다고 지적하면서 낙담하였다. 그러나 그 해 12월에 폭발한 거대한 물결의 노동자 투쟁과 그 이후에 재현된 반인종주의 운동은 국민전선의 희망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르 펜이 공개적으로 파업 물결을 공격했던 반면에, 여론조사는 국민전선에 투표했던 이들 다수가 파업을 지지하였음을 보여주었다. 점차, 국민전선의 집회들은 대규모 반대에 직면하게 됐고, 국민들은 명확히 좌파 쪽으로 기울어졌다. 전진해 나가던 것이 멈춰지게 되자, 국민전선은 둘로 쪼개어지게 되었다. 르 펜의 야심만만한 오른팔이었던 브뤼노 메그레(Bruno Megret)는 공화국국민운동(National Republican Mo vement, MNR)이라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었는데, 이 당 역시 국민전선처럼 공개적으로는 파시즘과 거리를 두려 애쓰고 있다. 1999년 선거에서 두 당 중 어느 당도 6% 이상 득표하지 못했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파시스트 우파는 1990년대에 승리했던 도시들을 계속 휘하에 둘 수 있었지 만, 그 존재는 엄청나게 줄었다. 1995년에 국민전선은 3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지역 중 185개에서 2위 이내에 들었다. 지난달 현재, 국민전선과 공화국국민운동은 205개가 넘는 같은 규모의 지역구에서 모두 합쳐 고작 41개 지역에서만 2위 이내에 들어 있다. 오랑쥬(Orange)에서는, 국민전선의 시장이 선거에 나서면서 '오랑쥬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국민전선과는 관계없는 일이다. 프랑스 어디에서나 사람들은 정치에 대해 깊은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이것이 내가 정당의 공천후보자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출마한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달에는 이탈리아에서 우파의 선거연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 새처(Thatcher)를 충 실히 따르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Silvio Berlusconi)가 이끄는 자유의 집(Pole of Liberty)은 1994년에 이탈리아사회운동(Italian Social Movement, MSI)에서 그 이름을 바꾼 국민동맹(National Alliance, NA)과, 북부리그(Northern League)의 구성원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두 당은 각료 자리를 얻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사회운동과 이를 뒤이은 국민동맹은 무솔리니의 파시스트당(Fascist Party)의 직접적인 계승자들이다 . 당명을 바꾼 것은 전술상의 변화를 의미했다. 국민동맹의 지도자이자 부총리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는 지안프랑코 피니(Gianfranco Fini)는 그의 당을 '후기 파시스트'라고 묘사하고 있고, 이탈리아사회운동이 1993년 지방선거에서 엄청난 약진을 한 이후 '체면 차리기로 방향 선회'를 결정했다.

 

국민동맹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파시스트 과거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데 골몰해 있다. 그러나, 그들은 그 단절 작업이 지역 단위에서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다. 국민동맹의 지역 책임자인 마리오 드 크리스토파로(Mario De Cristofaro)는 파시스트들이 권력을 잡은 1922년의 슬로건들을 적어서 마무리한 베니토 무솔리니(Benito Mussolini) 달력을 올해 만들어서 당원들을 기쁘게 했다.

 

남부 이탈리아인들이 북부의 노동력이 부족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걸 막고자 하는 공개적 인종주의, 지역주의 정당인 '북부 리그'는 정부 내의 파트너가 될 것이다. 그들은 롬바르디아(Lombardy)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내세운 노골적인 인종주의를 그들의 반국가적 수사와 결합해왔다. 베를루스코니의 거대한 개인 재산과 미디어 제국의 통제에도 이 정부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들이 있다.

 

선전포고 (Declaration of war)

우익에 귀기울이는 청중을 형성하는 데 일조한 경제 위기는 관직에 있는 우익 자신들을 약화시 키기도 한다. 베를루스코니는 선거 포스터들에서 그 자신을 '일하는 사람들의 대통령'으로 그렸으나, 그의 정책들은 이탈리아 소규모 경영자의 정책이나 다름없다. 그의 10가지 계율은 실질적인 세금 감소, 고용주의 해고 방지 조처 완화, 사회복지 비용 감소 등을 포함했다. - 간단히 말해서, 만약 이것이 이행된다면, 노동자에 대한 선전포고이며 대규모 산업분쟁을 유발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유럽 어디에서나 파시스트 우파는 주요 딜레마들에 직면하고 있다. 그들이 선거에서 급격한 지지를 받을 때 그들은 체통을 지키고 주류 우파들과 동맹하는 노선을 추구하도록 하는 압력을 느끼고 있다. 이는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 두는 반면에, 그들 자신의 계급질서 내 긴장을 조성시킨다. 심지어 제의 받을 연정체가 없을 때에라도, 체통의 문제는 악당들과 스킨헤드들에 대해 고삐를 죄는 대가를 수반한다. 유럽에서 극우파의 핵심 성공 요소의 하나는 사회로부터 가장 이반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그들의 능력이었다. 계속 그렇게 하려면, 그들은 그들의 도시 깡패들과 인종주의자들의 공격을 지속시켜야 하고, 거리를 장악해 국가권력을 쥐자는 수사들을 유지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정치정당으로 합법화하려는 자신들의 주장을 훼손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파시스트 정당들이 연정에 참여하게 될 때, 그들은 (예산) 감축 및 노동자들과 가난한 이들에 손해를 끼치는 과정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런 공세는 자신들에게 종종 환멸을 느끼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다.

 

파시스트들이 시도한 모든 돌파구는 새롭게 제기되는 저항과 만나왔다. 새로운 운동들은, '체 통을 지키는' 극우가 파시스트임을 폭로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위협은, 파시스트 정당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과거를 버리거나, 자신들의 반대자들을 물리적으로 공격하든가, 아니면 이 두가지를 모두 시도하는 방향으로 그들을 계속 압박한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약점들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반파시스트 운동은 '후기 파시스트' 정당들의 주장들을 꿰뚫어보아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1980년대 동안, 크고 힘찬 반인종주의 운동이 존재해왔다. 그 운동은 국민전선의 인종주의를 반대했지만, 그것을 파시스트 정당으로 규정하는 데는 실패했다. 사실상, 이것은 국민전선이 집회를 열고 행진할 수 있게 했으며, 이는 그 당이 열망하는 체통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 그것은 또한 후퇴를 하긴 했지만 국민전선이 여전히 존재하면서, 성장을 위한 더 적당한 상황을 기다릴 수 있게 만든다.

 

우리가 이 전쟁을 몇 번이고 치러야한다는 사실은, 유럽에서 경제적, 사회적 위기의 깊이와 파시스트 조직의 회복력 및 그들의 재창출 능력 모두에 대한 유언임을 의미한다.

 

 

원문: www.socrev1text.abelgratis.co.uk/pubs/sr252/prasad.htm

번역: 류석원

2004/07/15 16:05 2004/07/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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