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한마디, 정곡을 찌른 한마디
2009년 6월9일 189명의 작가가 시국선언을 하면서 각자 한마디씩 덧붙였다. 이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한마디는 이것이다.
촌스러워서 살 수가 없다. (곽은영)
곽은영은 젊은 시인으로 추정되는데, 그의 이 한마디는 이 땅 젊은이들의 정서를 정확하게 포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촌스러움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촌스러울 수밖에 없는 말’을 걸 것인가? 하지만 시대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낸 말은 이것이 아니다.
청계천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살아 있는 물이 아니다. 이대로 모두가 유령이 될 순 없다. (정주아)
청계천뿐 아니다. 이 땅의 모든 게 그럴 듯해 보이지만 살아 있는 게 아니고, 이 땅의 사람들이 모두 멀쩡해 보이지만 멀쩡하지 않다. 모두가 유령이 될 운명인지 모른다는 것, 온나라가 제 정신이 아니라는 것, 우리 모두가 뭔가 분명히 잘못되고 있다는 것, 이것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촌철살인이네요. 공감 120% 입니다.
직관적으론 꽤나 공감하게되지만, 역시나 이어서 써주신 "촌스러움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촌스러울 수밖에 없는 말’을 걸 것인가?" 이게 문제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경쟁적이고, 과시적인 욕망의 세련된 표상들의 기만을 어떻게 촌스럽지 않은 세련된 방식으로 해체하고, 다시 성찰할 수 있게 할는지가 참 어려운 문제 같아요..
당대 감성의 촉수이신 우리 작가님들 어쩜 이리 잽싸기도. 노무현 시절 빈말이라도 시국선언해야하지 않나 그렇게 궁시렁거렸는데.....
Guju님, 공감하신다니 반갑습니다.
민노씨, 바로 그게 어려운 문제죠.
회사원님 말씀도 맞는 말씀입니다. 세상이 너무 얍삽하죠? (이 글을 쓸까 말까 한동안 망설인 것도 그래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