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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권리 찾기에 대해

 오역 문제를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자는 취지로 글을 썼는데, 알고 보니 최근 출판노동자협의회에서 외주출판 노동자(편집자, 디자이너, 번역가, 대필가, 글작가, 그림작가) 권리찾기 운동을 본격화했다. 반가운 일이다.

 

이 운동과 관련해 어떤 번역가가  대리 번역에서 번역료 착취까지라는 글을 썼다. (링크는 진보넷에 있는 블로그 글이지만, 실제로는 레디앙에 연재되는 글의 하나다.) 이 글을 보면 번역자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서 힘겹게 일하는지 잘 알 수 있다. 기자라는 이유 때문에 처음부터 이름 걸고 번역서를 낸 나같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고통과 착취가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다만 저 글의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번역과 번역가를 제대로 대접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앞의 글에서도 썼듯이 ‘구조적인 문제’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왜 번역가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지 구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거다.

 

번역가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는데, 영세한 출판사들이 지불 능력이 없다는 점도 분명 그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이 문제는 “제대로 대접하라”고 외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 측면이다. 물론 번역가의 권리찾기 운동이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그리고 이 운동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도 동의한다. 다만 왜 번역가가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지, 구조적인 측면에도 관심을 더 기울이면 좋겠다는 뜻이다. (내가 보는 구조적인 문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는 나중에 기회있을 때 쓰겠다.)

 

 

2010/08/15 11:55 2010/08/1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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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진보 진영의 글을 번역해 공개하는 걸 주 목적으로 하지만 요즘은 잡글이 더 많습니다. mari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