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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이그나시오 라모네(Ignacio Ramonet)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999년 10월호

원 제목 = Chavez

 

군인으로 쿠데타를 시도하기도 했으며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우고 차베스가 `대리 민주주의' 대신 `참여 민주주의'를 통한 반신자유주의 혁명을 벌이고 있답니다. 극소수의 가진자들을 위한 부패한 정치를 뿌리채 뽑아내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건설하려는 베네수엘라는 요즘 1968년 프랑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열기에 차 있다고 필자는 전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 상황은 차베스에 대한 평가가 흔들리게 만듭니다. 극적인 실권과 복권 이후에도 정국은 안정이 안되고, 2004년 그는 다시 한번 탄핵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고 차베스(Hugo Chavez)라는 이름이 요즘 라틴아메리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45살의 이 군 사령관은 1992년에 쿠데타를 기도했으며 1998년 12월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뽑혔다. 대통령 직에 오른 이후 그는 좌파와 가진 것이 없는 이들의 지지를 받으며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혁명"에 착수했다. 이는 세계화를 설교하는 이들을 걱정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요즘 라틴아메리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이름이 있다. 우고 차베스다. 45살의 이 군 사령관은 1992년에 쿠데타를 기도했으며 1998년 12월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뽑혔다. 대통령 직에 오른 이후 그는 좌파와 가진 것이 없는 이들의 지지를 받으며 자신이 하겠다고 밝힌 대로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혁명"에 착수했다. 이는 세계화를 설교하는 이들을 걱정스럽게 만든다.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이 욕구는 지난 40년동안 지배했던 혼란과 부패에 대한 베네수엘라인 대부분의 분노를 반영한다. 이 혼란과 부패의 책임은 그동안 권력을 나누던 두 정당 곧 사민주의당인 민주행동당(AD, Accion Democratica)과 기민주의당인 코페이(Copei)에 있다. 두 당은(누구도 그들의 민주적인 성격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부패하고 불공평한 사회가 만들어지도록 했다. 작가 아르투로 우슬라르 피에트리(Arturo Uslar Pietri)는 "부자나라 가운데 이 나라처럼 단지 수백 가문이 조직적으로 자산을 소진한 나라는 드물 것이다. 이들은 수십년동안 어떤 정치적 격동에도 변함없이 엄청난 부를 자신들끼리만 나눠가졌다."고 말한다. (1)

 

잘 사는 소수와 나머지 국민 사이에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이 더 충격적인 것은, 세계 2위의 석유 수출국인 베네수엘라가 지난 25년동안 석유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3천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돈은 마샬플랜을 20번 이상 할 수 있는 것에 해당한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사람 절반 이상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으며, 전체 일할 수 있는 이의 4분의 1은 실업자이고, 직업이 있는 사람의 3분의 1은 밤에 부업을 해서 먹고 산다. 또 20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구걸로 생을 잇고 있다.

 

그래서 놀랄 것도 아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행동당과 코페이당이 (이들은 9%도 득표를 못했다) 57%의 표를 휩쓴 차베스의 프로그램에 의해 일축당한 것이 말이다. 또 다시 놀랄 일이 아닌 것은, 새로운 헌법을 만들기 위해 제헌의회를 소집해 전통적인 정당들의 부패한 정권의 역사를 끝내자는 그의 제안이 지난 4월에 88%의 표를 얻은 것이다.

 

대통령궁 자신의 집무실에서 해방자 볼리바르(libertadors Bolivar)와 미란다(Miranda), 수크레(Sucre)의 초상화 옆에서 차베스는 그람시의 말을 반복한다. "우리는 동시에 죽음과 탄생을 겪으며 살고 있다. 낡고 고갈되고 혐오스러운 체제의 죽음과 새롭고 다른 정치질서의 탄생을 말이다. 이 탄생은 전체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것이다. 낡은 것은 죽어가고 있지만 새 것은 아직 태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위기는 혁명을 낳고 있다."

 

그것은 어떤 혁명인가? 차베스는 "경제위기를 빼고도 베네수엘라는 무엇보다 지배층의 사회인식 부족 때문에 도덕적, 윤리적 위기를 겪고 있다. 민주주의는 정치적 평등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것은 특히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평등의 문제이다. 볼리바르식의 혁명 목표가 있다. 나는 가난한 이들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다른 혁명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이런 혁명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주장하기는 했지만 스스로 목표를 배반했거나, 아니면 추구하기는 하되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말살시켰다."

 

국제적인 언론 일부는 (2) 재빨리 차베스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를 "급진 좌파 권위주의자" (radical-left authoritarian)라고 하거나 "독재정치로 향하고 있다" (drifting towards autocracy)거나 "쿠데타의 새로운 형태가 등장하는 길을 닦고 있다" (paving the way for a modern form of coup d'etat)거나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열정적인 분위기, 1968년 5월의 프랑스를 기억하게 하는 토론과 정치적 논쟁이 넘치는 분위기에 휩싸여 있지만, 지금까지는 심각한 폭력도, 희생도, 정치적 반대 또는 신문과 방송에 대한 검열도 없다. 이런 반대세력은 새 대통령에 대해 종종 사악한 비판을 하는 등 위축되지 않고 있다.

 

차베스는 말한다. "비난은 상처를 입힙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려는 것은 대리 민주주의를 벗어나서 참여 민주주의로 향하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리제가 필연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요. 우리가 목표하는 참여 민주주의는 국민들이 권력구조의 어떤 수준(단계)에도 충분히 개입함으로써 더 효과적으로 인권침해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헌법 초안은 각 지자체에 힘과 독립성을 훨씬 많이 부여하며, 국민들이 국민투표를 청원해 실시하도록 허용하며, 대중이 원하면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선출직에게 임기의 절반이 지나면 재선거를 실시하도록 허용한다. 새 헌법은 오는 11월 초안이 완성되어 국민투표에 부쳐지는데, 양심에 입각한 불복종의 권리를 허용하며 경찰이 "실종"(disappearances)을 공작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중재인으로서 "공공 변호인" 제도를 만들며, 남녀 평등을 인정한다. 또 모든 종류의 부패와 학대에 맞서 싸우는 "도덕적 권력"(moral power)을 형성하는 것도 허용한다.

 

경제 측면에서, 차베스는 신자유주의 방식에서 벗어나고 세계화에 저항하려고 한다. 그는 "우리는 시장과 국가와 사회의 균형을 찾아야만 합니다. 우리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과 국가의 보이지 않는 손을 동시에 경제체제에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경제체제는 가능한 한 시장을 확대하면서도 꼭 그 만큼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사유재산, 사유화, 외국인 투자는 여전히 보장된다. 물론 최우선적인 국가의 이해가 허용하는 범위안에서 이지만. 국가는 전략적인 분야를 직접 통제한다. 이 분야의 매각은 주권을 일부 넘겨주는 의미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계획을 들이면서 지구화를 이끄는 세력들은 반 자유주의 혁명을 시도하는 차베스를 사람의 모습을 하고 내려온 악마로 볼 수밖에 없을까?

 

주석

(1) Arturo Uslar Pietri, "Le Venezuela au seuil d'un grand changement", Le Monde diplomatique, December 1998. (아르투로 우슬라르 피에트리, "거대한 변화의 문턱에 선 베네수엘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998년 12월.)

(2) See, for example, The New York Times, 21 August 1999, and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1 September 1999. (한 예로 다음을 보라. 뉴욕타임스, 1999년 8월21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1999년 9월1일.)

 

 

영어로 번역 : 데리 쿡래드모어(Derry Cook-Radmore)

원문: mondediplo.com/1999/10/01leader

번역: 신기섭

2004/07/15 17:38 2004/07/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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