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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의 폭력에 맞서는 이들

케빈 마이클즈(Kevin Michaels)

<뉴스와 편지> 1999년 7월

원 제목 = 경찰의 잔학행위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거세진다

 

미국에서 경찰의 폭력적 진압에 맞서서 정당한 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움직임이 조직화하면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 등 인권 문제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와 개선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의회가 정치와 종교의 분리라는 대 원칙을 깨는 법률안을 통과시켜 문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은 주목할만한 부분입니다. 이 법률안은 공공장소 등에 십계명을 게시하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의 판단권을 각 주정부에 부여하는 것입니다.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에 계시는 양대헌님이 자발적으로 번역해주셨습니다.


 

 

시카고에서 유월의 첫주는 이상하리만치 더웠고 그동안 발생한 두가지 끔찍한 사건은 앞으로 올 길고 무더운 여름을 예고했다. 두 명의 젊은 흑인 시카고인이 경찰에 의해 치명적인 총상을 입었는데, 당시 상황이 너무 의심스러워서 고압적인 단속에 이미 질리도록 익숙해진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단계의 반응을 유발했다.

 

이런 살인과, 경찰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 사건과, 젊은이와 소수민에게 가해지는 매일 매일 수도 없이 발생하는 모욕적인 사건들에 저항하기 위한 조직화된 표현에 대해, 살인이 주는 충격은 시카고를 전국적인 운동을 고찰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으로 만들었다. 또 그 잠재력을 넓고도 깊게 했다. 코소보의 전투 경찰에 의해 저질러진 인종 국수주의적(쇼비니스트) 폭력 사건의 여파에 대한 극적인 기사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지금, 이런 조사는 더욱 큰 중요성을 띠게 된다.

 

6월 4일, 시카고 경찰은 차 한대를 길가에 대게 했고, 거기에는 라타냐 해거티(LaTanya Haggerty, 26살)가 타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든 채 차에서 나오려고 했고, 핸드폰을 떨어뜨린 직후 총격을 받았다. 경찰은 추격을 멈추라는 경찰 운행계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그 차가 이중 주차(위반이 됨: 역자주)한 것을 보았기 때문에 추격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Riverside)의 티샤 밀러(Tyisha Miller)와 로스앤젤레스의 노숙 여성 마가레트 미첼(Margaret Mitchell)의 총격에 의한 죽음에 이은 해거티의 죽음은 흑인 남성뿐 아니라 흑인 여성들도 경찰 살인의 희생이 될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해거티 살인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6월 5일 새벽에 로버트 러스(Robert Russ, 22살)가 짧은 추격 끝에 사살되었다. 러스는 경찰이 단속을 위해 차를 세우는 작업을 목격할 증인들이 있을 만한 한 쪽 길로 운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흑인 사회, 그리고 경찰의 직권 남용에 적대적인 사람들로부터 즉각 쏟아져 나온 놀라움과 분노의 감정은, 역사적으로도 인종차별주의자이며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기관인 시카고 경찰청의 돌처럼 차가운 침묵만이 맞을 뿐이었다.

 

매 사건마다 흑인 경찰관이 관여하였다는 점은, 흑인 경찰들이 지닌 흑인 사회 환경에 대한 통찰이나 감수성이 경찰청의 권위주의에 의해 제한된다는 것을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해 시카고 경찰서장 테리 힐러드(Terry Hillard)가 제시한 유일한 해결책은 교통 단속 녹화를 위해 순찰차에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이다. 매우 야만스러워서 몇년 동안 고문이 자백을 강요하는 당연한 방법이었던 경찰 내 인종차별주의와 만연한 부패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는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전 시카고 경찰 지휘자인 존 버지(Jon Burge)한테 고문을 당한 사람 열 명이 일리노이의 사형수 감방에 수감되어 있다.

 

이 두 사람의 죽음은 범죄 사법 체계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경찰의 직권 남용과 왜곡에 대항하는, 그렇지 않아도 이미 매우 활성화 되어있는, 지역 기반 운동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경찰과 인종차별적인 법원에 의해 고통받은 사람의 가족들로 구성된, 적어도 세개의 조직이 시카고에 있다. 그들은 시청의 시장 집무실 앞에서 정기적으로 항의를 할 뿐 아니라 자주 회의를 연다.

 

이 기관들의 회원은 6월 17일 시카고 경찰 중역회의에 대한 불만을 알리기 위해 경찰 본부로 행진한 500명의 사람들 틈에 끼어 있었다. 이 중요한 행진을 위해 운집했을 때, 많은 UPS(미국의 배달 수송 업체: 역자 주) 트럭들이 경적을 울려 시위에 대한 지지 표시를 보이며 지나갔다. 한 흑인 여성은 경찰에 살해된 젊은이 사진을 가져왔다. 그녀는 <뉴스 앤드 레터스>(NEWS & LETTERS)한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사진에 있는 사람과 관계 없어요, 하지만 내 이웃에 가해진 잔학 행위를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에 여기 있는 겁니다. 너무도 많이요. 이젠 멈춰야 합니다."

 

이런 지역 운동은 시카고의 이질적인 사람들을 한 데 모았다. 흑인, 라틴 계열, 백인 어머니들, 성직자, 공공주택 거주자들, 젊은이들 모두 이 운동에 적극적이다.

 

전국적인 움직임 (NATIONWIDE MOVEMENT)

경찰의 잔학 행위에 반대하며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점차 늘고 있으며, 이제는 전국적인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의 티샤 밀러와 뉴욕시의 애머두 디앨로(Amadou Diallo) 살인 사건은 다양한, 대규모 운동을 촉발했다. 뉴욕에서는 이 활동이 흑인 사회 주도로 시작되었는데, 루돌프 길리아니(Rudolph Guiliani)의 권위주의 행정에 반대하는 많은 계층을 끌어들였다.

 

게이와 레즈비언, 백인 고등학생들, 중국계 이주민들, 예술가 그리고 노점 상인들이 매일 시위와 시민불복종을 위해 경찰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많은 항의자들이 뉴욕 사건과 정부가 지원한 코소보의 알바니아계에 대한 국수주의적 폭력의 상관 관계를 표시한 팻말을 가져왔다.

 

4월 15일 적어도 만명 이상이 참가한, 뉴욕 연방정부 건물을 향한 대규모 행진은 이런 조직적 반대 운동 확산의 정점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 행진 직후 애브너 루이머(Abner Louima)에 대한 잔학행위 재판의 주 가해자인 저스틴 볼프(Justin Volpe) 경관이 죄의식 어린 변명을 했다. 또 경찰기구의 취약 부분에 대한 이런 상징적인 피하기는, 기존 사회, 정치적인 경계 안에서 뉴욕의 잔학행위에 대한 대책을 찾으려는 사람들을 해체하는 데 성공했다 (그 해결책이 연방정부의 중재든 또는 문제의 경관을 해고하는 것이든 간에). 애머두 디앨로 살인범들에 대한 재판이 아직 우리 앞에 있는 이 때, 뉴욕의 조직적 운동이, 로스앤젤레스의 자발적인 저항이 90년대 초에 이뤄냈던 것을 90년대 말에 다시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만이 남아있다.

 

테네시주 멤피스의 이스트 해이븐(East Haven) 지역에서 벌어진 졸업 파티를 중단시키려는 경관에 의해 젊은 흑인이 구타당한 사건처럼, 이보다 덜 알려진 사건들도 사람들을 모아냈다. 경찰이 사건 목격자들을 입다물게 하려고 위협하며 가한 괴롭힘에 주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여성 수감자들을 지원하고, 무미아 아부자말(Mumia Abu-Jamal) 같은 정치범과 연대하며, 인종차별적 사형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함께, 경찰의 잔학 행위에 반대하는 세력은 상당한 진전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가적인 퇴보의 배경 (NATIONAL BACKDROP OF RETROGRESSION)

경찰이 무시무시한 힘을 변덕스럽게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반대 움직임에 직면하고 있는 퇴보의 배경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입소자들이 법률 도서관, 레크리에이션 시설, 의료 시설의 혜택을 그전보다 점점 덜 받게 하는 감옥 체계의 변화가 또 다른 배경이다. 가난한 사람들과 노동 계급 사람들이 관선 변호 체계의 물리적인 제한 때문에 심각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사법 시스템도 또 다른 요소이다.

 

다른 요소로는 중형이 선고된 이들에게 선거권을 빼앗으려는 전체주의적인 발상의 정책이 있다. 이런 시도의 결과로, 흑인 140만명이 임시 또는 영구적으로 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앨라바마와 플로리다는, 흑인 남성 거주자 세명 중 거의 한 명이 영구히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상태다(<이코노미스트> 1999년 4월3일).

 

콜럼바인 (Columbine)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놀랍도록 폭력적인 사건(한국에도 잘 알려진 미국 고등학교 총격사건: 역자 주)은 지배 계층에게 1994년 중간 선거 이후로 계속 상승세였던 복고적인 의제를 한층 심화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 학살의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경향에 대해서도 약간도 인정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애쓰면서, 하원은 6월 17일 유죄 판결을 받은 청소년에게 벌칙을 강화하고 청소년을 어른처럼 기소할 권리를 검사에게 부여하는 청소년 정의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의 다른 개정안도 통과되었는데, 그것은 많은 탄핵 전문가들이 소송 절차 때 호소했던 바로 그 헌법의 정교 분리 규정을 뻔뻔스럽게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개정안은 각각의 주가 학교를 포함한 공공 시설에 십계명을 전시하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한다.

 

이 개정안은 앨라바마의 공화당원 로버트 애더홀트(Robert Aderholt)가 후원했는데, `성서 지대'(Bible Belt) 사람들과 얽히고설킨 고소 사건으로 유명한 북부 교외 보수주의자들 사이의 연대를 보여주는 예이다. 헨리 하이드(Henry Hyde)와 하원의 새로운 대변인 데니스 해스터트(Dennis Hastert) 모두 북부 일리노이 교외 출신이다.

 

하이드와 해스터트는 일리노이 상원의원 피터 피츠제럴드(Peter Fitzgerald)와 함께, 경찰과 검찰의 유명한 직권남용 사건 때문에 사법 시스템 전반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이 주 출신의 우파 대표격이다. 잘못된 유죄 판결을 받아 사형이 선고 되었다가 가까스로 구출된 앤서니 포터(Anthony Porter)나 롤런도 크루즈(Rolondo Cruz) 같은 이름들은 이런 인물들을 만들고 유지하는 체제에 대한 고발장으로 여전히 유효하다.

 

경찰의 잔학행위 끝내기 (ENDING POLICE BRUTALITY)

6월 17일 시카고 경찰 본부 앞 행진은 서로 협력하는 많은 세력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지나치게 심한 경찰의 잔학상과 사법적 잘못에 대한 참된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테이트 거리까지 함께 행진했던 여성, 젊은이, 흑인, 라틴계 사람들은 최근 몇 년간 자본주의 미국의 경찰과 법정에 대한 항의를 더욱 강화하는, 더 많은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다.

 

만약 이 나라를 관통하는 운동이, 뉴욕에서 직면한 도전 곧 기득권 세력이 한발짝 물러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어떻게 더 진전해 나갈 것인가 하는 도전, 또는 이와는 전혀 다르게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가 직면한 도전 곧 체제가 살인 경관의 기소를 거부하는 것과 같은 도전에까지 이른다면, 정말로 지속적인 반대 운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우기, 만약 시카고 행진을 지지해준 UPS 운전사들처럼 인종 차별주의와 경찰의 잔학 행위에 반대하는 노동 운동의 소집단들이 이런 성장하는 운동과 융화할 수 있다면, 지배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하겠다.

 

그런 발전을 고대하는 모든 이는 직면한 걸림돌을 통찰해야 할 뿐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운동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런 움직임은 경찰의 잔학행위를 내 집에서 그리고 내집 밖에서 없애버리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판명될 것이다.

 

 

원문: www.newsandletters.org/7.99_lead.htm

번역: 양대헌

2004/07/15 18:09 2004/07/1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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